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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Sep 05. 2015

전파법과 FPV

혹시 나도 범죄자?


장난감용 드론으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조종이 손에 익으면 두 가지 선택지가 생깁니다. 팬텀3나 인스파이어 같은 촬영용 드론을 구매하거나,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레이싱 드론에 입문하는 거죠. 후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거대한 유혹을 마주하게 됩니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이름, FPV를 말이죠.


FPV에 지나치게 심취한 사람들.          사진=indiegogo.com


(FPV란?)파일럿이 된 시점에서 즐기는 레이싱 드론의 속도감은 정말 짜릿합니다. 육안으로 저 멀리 날아가는 기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레이싱 드론으로 FPV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미지=https://youtu.be/fGlBLBwvFRo캡쳐



그런데 문제는, FPV가 사실상 불법이라는 데 있습니다.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전파법의 존재 때문이죠.




1. 북적북적.. 혼잡한 주파수


FPV의 구성품은 카메라, 영상 송신 장치(Transmitter)(Transmitter란?), 영상 수신 장치(Receiver)(Receiver란?), 영상 출력 장치(모니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로 구성되는데요. 전파법의 제물은 바로 영상 송신 장치입니다.


내... 내가 문제라구?           사진=hobbyking.com


민간에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2.4GHz 혹은 5.8GHz인데요. 영상 송신 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2.4GHz의 경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와이파이(Wi-fi)에서 사용하는 대역이죠. 스마트대부분의 무선 기기가 2.4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합니다. 


2.4GHz는 흔히 쓰이는 만큼 주변 전파 간섭의 위험이 높습니다.

전파 간섭이 벌어질 경우 소위 말하는 ‘노콘’(노콘이란?)이 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아 노콘까지 가지 않더라도, FPV 영상이 심하게 끊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죠.


고속으로 비행하는 레이싱 드론의 경우 FPV 영상이 잠깐만 끊겨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또 많은 무선조종기가 2.4GHz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영상 송신 장치도 2.4GHz 대역일 경우 조종 신호와 FPV 신호가 충돌을 일으켜 노콘이나 영상 끊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노콘으로 추락하는 영상 = https://youtu.be/YNWPyWCmw_U캡쳐


위와 같은 이유로 레이싱 드론에서는 일반적으로 5.8GHz 짜리 영상 송신 장치를 사용합니다.




2. 합법적으로 30m이상 날릴 수 없다?


제품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이 차이는 아주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5.8GHz 대역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영상 송신 장치의 경우,


공중선 전력이 10밀리와트(mW) 이하로 제한됩니다. 


공중선 전력이란 안테나에서 방사되는 전력을 말해요. 이 수치가 높을 경우 다른 무선기기와 전파 간섭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규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10mW의 출력으로는 수신 거리가 30m가 될까 말까 하다는 것이죠. 
속도감을 즐기고 싶은 레이싱 드론 애호가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치입니다.




3. 직구 찾는 분들.. 조심하세요.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은 당연히 전파법을 준수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돌파구를 찾습니다. 200mW~600mW 정도의 출력을 내는 제품들이 가장 인기가 많죠. 이 제품을 사용해서 FPV를 즐기는 것은 당연히 불법입니다. 법정 기준치의 수십 배에 달하는 출력을 내니까요.

하비킹에서 인기있는 영상송신장치(600mw)   사진=hobbyking.com


현재 레이싱 드론으로 이뤄지는 대부분의 FPV는 엄연히 불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해외직구 건을 단속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레이싱 드론 애호가들이 외국 쇼핑몰을 통해 FPV 장비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적발될 경우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요. 몇몇 드론 관련 커뮤니티에서 주파수 관련 언급을 금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더더욱 주의할 점은 직구제품의 중고 거래입니다.


개인이 해외직구를 할 경우 전파 인증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전파 인증을 받지 않은 전자제품을 판매할 경우 적발 가능성이 높고 처벌도 무겁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렸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 또 주의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전파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뤄봤습니다.

기술적인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요점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FPV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영상 송신 장치는 사용할 경우 전파법 위반

② 특히 해외직구한 제품을 중고로 판매하는 것은 매우 위험



최근 미래산업 육성이다 뭐다 해서 정치권에서 항공법과 전파법을 손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법 개정 방향에 따라 합법적 FPV의 길이 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레이싱 드론 마니아들의 꿈이 이뤄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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