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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r 07. 2017

최초의 드론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드론, 그 기원을 찾아서


네이버(NAVER) 검색창에 '드론'이라고 검색하면 다른 것을 검색할 때도 그렇듯 드론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앞서 당장 드론을 구입할 수 있는 링크부터 한참 화면을 도배한 후에 가장 나중에 나오는 백과에 정의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다음(DAUM) 검색창도 일단 드론을 사라고 권한 후에 드론이 뭔지 설명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포털 사이트의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는 '드론' 그 자체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구글 검색창에 '드론'이라고 검색하면 사전이 먼저 나오고 다음에 '드론스타팅'의 기사가 검색되는군요


'드론'은 최근 우리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드론이 무엇인지 누구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흔한 기계가 되었고요. 드론에 대해 나름 식견이 있으신 분은 드론의 역사까지 이야기해 주십니다.


그런데 묘하게 정의와 그 기원이 조금씩 다릅니다.
아마도 드론이 어떤 것인지 정의에 대한 견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인 듯합니다.


오늘은 누구나 알지만 다 알기 어려운 '드론의 기원과 정의'에 대해 담론을 나눠볼까 합니다.




드론? 위잉 소리를 내면서 날아다니는 장난감 아녀?


드론이란 단어가 매스컴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던 것은 아마도 걸프전 이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의 드론은 지금처럼 여러 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형태가 아니라 날개를 가진 비행기 형태였습니다.


걸프전에서 완성된 드론 기술은 이후 본격적으로 군사작전에 투입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군용 드론 Predator. 사진=https://upload.wikimedia.org/

* 美 공군의 대표적인 군사용 드론 MQ-1 Predator와 MQ-9 Reaper에 대해 알아볼까요?

- 가장 대표적이었던 Predator는 내년에 퇴역하고, 미 공군의 대표 드론은 MQ-9 리퍼로 세대교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드론은 UAV (unmanned aerial vehicle) 사람이 안타는 날아다니는 것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국립국어원도 이에 질세라 드론을 '무인기'라는 우리말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무인기'는 어딘지 삭막한데다가 꼭 하늘을 나는 것만 드론으로 보기엔 아쉽기도 합니다.


드론을 UAV만 보지 않고 UGV(Unmanned Ground Vehicle) 혼자 다니는 자동차, USV (Unmanned Surface Vehicle) 혼자 떠다니는 배, UUV (Unmanned Underwater Vehicle) 혼자 가는 잠수함도 드론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UUV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죠 - 수중드론 Best 3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나 ET (Extra Terrestrial) 같은 약어로 UAV를 사용하지 않고 드론(Drone)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나 봅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의 기원은 그 뜻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벌 (Male Bee)을 의미하는 Drone은 벌이 윙윙거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UAV 같은 군사용어 같은 느낌의 단어 보다는 '드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옥스퍼드 사전에 드론은 수벌 (Male Bee) 입니다. 사진=https://c1.staticflickr.com/


그런데 말입니다. 드론은 프로펠러가 아닌 비행기 같은 고정익 형태도 있었으니 드론이란 단어가 그때부터 사용되었다면 날아다닐 때마다 벌의 윙윙 소리가 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어쩌면 드론은 소리 때문에 붙은 이름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1935년에 미 해군 제독 윌리엄 스탠들리(William Standley)가 영국해군이 사격 연습용으로 사용하던 무인 비행기 '여왕벌 (Queen Bee)'을 보고 감동을 받아 유사한 무인 비행기를 만들었는데 여왕벌과 대칭이 되도록 수벌(Drone) 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여왕의 나라 영국에서 '여왕벌'을 사격 연습용을 부르기가 껄끄러워 수벌(Drone)이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죠. 확실한 것은 영국엔 여왕벌이란 드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사격용 비행기에 '여왕벌' 이라는 이름을 여왕의 나라 해군이 붙인 듯합니다. 어느 영국 해군 관계자 였는지 여왕이 맘에 안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영국해군의 사격 연습용 드론 ,DH-82B Queen Bee. 날아다니는 과녁인데 사람이 탈 수 없었으니 드론으로 딱 적당한 임무였을 겁니다. 사진=위키피디아



드론과 테슬라와 마를린 먼로


이름을 찾다보니 1935년까지 거슬러 올라갔지만 무인기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1849년 오스트리아에서 베니스를 공격하는데 폭탄을 설치한 열기구로 사람 대신 폭탄이 탔으니 UAV 기준을 만족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안타는 것으로 따지면 600년대에 김유신이 불 붙여 날린 연도 있었으니까 원조에는 연연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폭탄 열기구, 최근 테러집단이 드론에 폭탄을 달았습니다. 드론이 아픈 곳에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www.ctie.monash.edu,www.engadget.com


무선 통신을 이용해서 조종하는 기술이 나온 시기를
드론의 기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선 통신은 1887년에 헤르츠가 맥스웰의 이론을 검증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선으로 조종하는 개념은 우리가 사용하는 교류 전기를 개발한 니콜라 테슬라가 1898년 모형 보트를 무선으로 조종한 기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교류냐 직류냐로 에디슨과 사이가 나빴던 것으로 유명한 테슬라는 무선으로 조종하는 무인 비행기의 기본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테슬라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광범위한 연구를 했는데 그가 만든 'AC 인덕션 모터'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세워진 자동차 회사가 그 유명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입니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가 자동주행을 시작한 것을 보면 니콜라 테슬라가 테슬라 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긴 큰가 봅니다.


니콜라 테슬라의 무선 조종 보트와 테슬라의 모터로 달리는 테슬라 자동차. 자율주행이 가능한 테슬라 자동차는 사람이 안타면 드론 UGV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이후 1913년 미국 로렌스 스페리가 자동 조종 비행 장치를 발명하고, 1918년 미국에서 80km를 날아간 후에 폭발하는 무인 항공기 케터링 버그(Kettering Bug)가 만들어 지는 등 초기의 드론은 오롯이 전쟁을 목적으로 연구되고 만들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 무인 자폭 드론 케터링 버그는 사용해 보기도 전에 1차 대전이 끝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1918년에 무인 자폭 드론 케터링 버그가 있었고, 1945년 유인 자폭 비행기 가미카제가 있었습니다. 사진=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


드론의 역사에 가슴 아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922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최초의 무선 비행기 스페리 메신저 (Sperry Messenger)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2차 대전이 시작되고 미국에서 하늘을 나는 사격 연습용 과녁으로 라이오플레인(Radioplanes)이 대량으로 생산되었습니다. 1939년에 대량 생산된 라디오플레인은 모두 14,891대가 만들어 졌다고 기록됩니다. 당시 라디오 플레인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노르마 진 베이커' 양은 훗날 한 시대를 풍미하던 여배우 마를린 먼로가 됩니다.


라디오 플레인을 만들던 마를린 먼로의 리즈 시절, 전지현 씨는 드론 같은 거 안 만드시겠죠? 사진=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


이후의 드론의 역사는 1994년 미국 RQ-1 프레데터가 첫 비행을 할 때까지 슬픈 전쟁의 역사와 함께 합니다. 그리고는 2010년 프랑스 패럿(Parrot)사가 스마트폰으로 조종 드론 'AR 드론' 소개하면서 개인이 취미로 조종할 수 있는 드론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 패럿과 함께 한 레저용 드론의 역사에 대해 살펴봅시다

베세베제 드온느(BCBG Drone), 패럿 이야기 2

베세베제 드온느(BCBG Drone), 패럿 이야기 3



다 빈치와 쿼드콥터


역사에서 살펴본 드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드론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아무리 꼼꼼히 흑백사진을 바라봐도 그냥 비행기와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드론이라면 모름지기 헬리콥터가 가진 프로펠러를 2개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프로펠러가 4개인 드론을 4라는 뜻의 쿼드(Quad)를 붙여 쿼드콥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펠러를 가진 드론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요?


많은 분들이 동감하시겠지만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헬리콥터입니다.


이대로 만든다고 정말 날아오를 것 같지는 않지만 날개도 정립되지 않은 시절에 회전익에 대한 생각을 했다니 다 빈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 듯합니다. 사진=wikipedia


지금도 드론에 사용하는 구조인 동축반전 프로펠러 헬기(Co-axial propeller, 프로펠러의 반발력을 억제하기 위해 2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도는 헬기)는 1861년에 만들어 졌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로펠러를 가진 드론 기술의 역사는 퍽 오래되었죠.


최초의 동축 반전 헬기. 심지어 증기 엔진으로 동작합니다. 사진=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


그럼 4개의 프로펠러로 나는 지금의 쿼드콥터의 형태는 언제 처음으로 등장했을까요? 최근에야 등장했을 법한 쿼드콥터는 1921년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최초의 쿼드 콥터. 1.8톤이나 되지만 180hp(말 180마리의 힘)으로 비행에 성공합니다. 사진=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


프로펠러를 가진 지금의 드론의 모습 덕분에 드론의 길었던 전쟁 기록과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드론이 전쟁을 위한 이름을 버리게 된 것은 지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였습니다.


쓰나미로 폐허가 된 지역을 인간을 거부하는 높은 방사능을 이기고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펠러로 호버링 (드론이 공중에 정지한 자세를 유지하는 비행기술) 비행이 가능한 드론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륙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필요 없고 컴퓨터로 제어되는 비행을 하는 동안 조종사는 다른 임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부터 드론은 본격적으로 산업계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군사용으로 사용되는 첨단 기술이 가격이 낮아지면 산업계가 사용하고 그보다 더 낮아지면 장난감이 됩니다. 그래서 AR 드론을 기점으로 취미용 드론의 시대도 열리게 되었습니다. 레져용 촬영 드론을 만드는 DJI(Da-Jian Innovations)는 그 이름처럼 2015년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50대 글로벌 혁신 기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드론계에 독보적인 자리에 오르기도 합니다.


* 드론 1등 기업, DJI의 역사도 살펴봐야겠죠?

'드론계의 애플', DJI 이야기(2)


이제 드론은 더 다양하고 더 많은 기능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셀카를 위해서 주머니에 쏙들어가는 드론이 소개되기도 하고 초기에 드론처럼 프로펠러 대신 날개로 비행하는 드론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페럿의 드론 디스코는 옛날의 드론처럼 고정익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parrot.com/

* 고정익 드론, 패럿의 디스코는 어떤 드론일까요?



아예 사람이 타지 않는 다는 UAV의 개념을 넘어 사람을 태우는 드론이 등장하기도 했구요.


EHANG184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습니다. UAV은 아니지만 자동 조종의 힘으로 드론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사진=http://www.ehang.com/ehang184

* 이항(Ehang) 184는 오는 7월부터 드론택시로 운용됩니다.


드론 전문가와 역사 전문가와 전쟁 전문가 그리고 엔지니어들과 함께 모닥불에 둘러앉아 며칠이고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법한 드론 이야기는 여기까지 살펴봅니다. 사실 알고 있는 것이 여기까지거든요. 그러니 고증에 맞지 않는 것을 발견하시면 아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레저용 드론의 역사는 드론스타팅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드론에 역사도 드론스타팅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WRITER 민연기 / 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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