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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드론
By 드론스타팅 . Jun 13. 2017

강하고 섬세한 레이싱 드론, TALON

레이싱 프레임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Karearea TALON Frame

뉴질랜드에 드넓은 초원 위를 맹렬히 나는 레이싱 드론이 있습니다.


무서운 속도에도 감속 따위 없이 게이트를 향해 똑바로 질주합니다.


이내 드론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잔디를 뒹굽니다.


파일럿은 부서진 프레임(Frame, 드론의 형상을 구성하고 내부 부품을 보호하는 레이싱 드론의 구성요소)에서 아직 생을 다하지 않은 부품을 꺼내 새 프레임으로 옮깁니다.


미리 준비해둔 여분의 부품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급히 주문을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새 부품으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드론 비행을 위해 여기까지 초원을 진화시킨 뉴질랜드. 사진=pixabay.com


이면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여기 파일럿의 아버지를 등장시킵니다.


부유한 아버지는 금장을 두른 크레디트 카드를 꺼내어 새 부품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 전혀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사하라 사막의 물먹는 하마 같은 상상력을 괴롭혀 조금 더 특별한 캐릭터를 창조해 봅시다.


아버지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취미로 디자인했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면 어떨까요?


쉽게 부서지는 데다 공학적인 고민이라고는 그다지 담겨있지 않은, 그래서 부서져버린 아들의 드론을 본 그는 아들을 위해 직접 레이싱 드론을 디자인하기로 합니다.


레이싱 드론은 어떤 부품으로 만들어질까요?


그런데 이런 물먹는 하마가 비웃을 이 엉성한 이야기가 실제로 있습니다.


오늘 드론스타팅이 만나볼 드론KAREAREA사의 220급 레이싱 드론 프레임 TALON입니다.





공기를 가르는 레이싱 드론


Karearea는 뉴질랜드의 매입니다. 뉴질랜드 20달러에도 그려진 이 새는 키위 새와 함께 뉴질랜드를 상징합니다.


뉴질랜드의 매, Karearea. 사진=wikimedia.org


Karearea라는 이름을 가진 드론이라면 바람을 가르고 무섭게 나는 맹금류 같은 레이싱 드론이어야 합니다.


보통 레이싱 드론의 성능은 양력을 만드는 프로펠러나 모터 그리고 높은 전류를 만들어내는 배터리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부품을 다른 모양의 프레임으로 만들었을 때에도 비행은 다릅니다.


Youtube 채널 Rotor Riot의 프레임 블라인드 테스트. 실험에 참가한 파일럿 모두 프레임에 따라 비행 성능이 달라진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진= youtube.com


TALON은 왜 드론의 모양이 한결같이 바람을 막는 형태로 되어 있는지 의문을 던집니다.


일반적인 드론은 수평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각도를 크게 기울여 빠른 속도를 만드는 레이싱 드론에게 수평 프레임은 맞지 않는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레이싱 드론의 모양은 빠르면 빠를수록 바람에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바람의 저항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프로펠러가 만들어 내는 바람(후류, Wake)은 드론 뒤로 공기를 심하게 어지럽힙니다.


이 엉킨 공기는 드론을 뒤로 끌어 당겨 전진을 막고, 급상승 구간에서 그 바람 속으로 드론의 프로펠러를 빨아들여 심하게 흔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비행과 속도를 위해, 이 바람의 움직임을 어떻게 제어할지에 대해 다른 레이싱 드론들도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Astro X는 이 문제에 집중한 제품이었습니다. 사진=astrox.kr


그래서 TALON은 가로로 되어 있던 암(Arm)을 세로로 세운 전혀 새로운 구조를 가집니다.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후류뿐 아니라 정면에서 불어오는 어떤 바람에도 저항을 받지 않습니다.


TALON 뒤로 바람이 흩어지지 않아 더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합니다. 왼쪽이 TALON 오른쪽이 일반적인 레이싱 드론. 사진=kareareadrone.com, 리뷰어 호수님 제공


암이 세로로 설치되는 구조를 가지다 보니 이 있는 밑판과 상판 정도로만 구성된 다른 드론과 비교해서 복잡한 결합을 가지게 됩니다.


암을 지지하기 위해 비행기에 사용되는 7075 T6 알루미늄이 적용됩니다. 사진=kareareadrone.com


막 출시된 이 따끈따끈한 프레임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도 한결같습니다.


항상 어느 순간 느껴지던 속도에 대한 한계점이 해제된 느낌이라고 말이죠.


대표적인 수평 프레임은 어떤게 있을까요?





가능한 모든 방향의 충격을 고려한 프레임


모든 카본 모서리가 매끄럽게 가공되어 있는 TALON의 섬세한 디자인 탓인지 단단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속도를 얻은 만큼 충돌이나 추락에서 겪는 충격은 기존 드론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보다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TALON프레임을 자세히 관찰하면 지금까지 레이싱 드론 프레임보다 두꺼운 카본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암(Arm)은 4mm 두께의 카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4mm 두께를 사용하는 다른 프레임도 있지만 저가의 프레임에서는 흔하지 않습니다. 사진=kareareadrone.com


힘을 받는 물체에 구멍이 있다면 힘은 그곳에 집중됩니다.


아무리 두껍고 단단한 카본이 적용된 레이싱 드론주로 파손되는 부위는 모터를 고정하는 구멍 근처입니다.


모터를 고정하는 이 구멍에서 카본의 바깥쪽 까지는 사실 충분히 두껍게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응력집중이 생길만한 곳이 TALON에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TALON은 이 모터를 고정하는 구멍이 한개 뿐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레이싱 드론은 모터 고정 부위(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가 잘 부서집니다. 하지만 TALON은 파손이 생길만한 곳이 없습니다.


레이싱 드론 프레임은 각종 부품을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TALON의 구조는 모든 방향의 충격에 부품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TALON은 매와 같은 맹금류의 발톱을 의미합니다. 모터 끝에 발톱 모양은 디자인을 떠나 어떤 방향에 충격에도 모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진=kareareadrone.com


출시 전에 레이싱 드론 선수들에게 제공된 TALON을 통해서 파손 부위를 검토해 개선할 계획이었다고 들었지만 불행히도 아직 이렇다 할 파손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가을 철봉을 통과해 보겠다며 야심차게 날아오르다 깡 소리와 함께 내 곁을 떠난 드론 3호기 생각에 잠시 눈물을 지어 봅니다.





작은 디테일이 만드는 깊은 차이


레이싱 드론의 즐거움은 하늘을 가르는 속도에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부품으로 드론을 조립하는 즐거움도 드론 라이프에서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미 완성된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접 색깔까지 입혀야 하는 건프라는 단순한 수집의 즐거움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완성형(RTF, Ready To Fly)이 드문 레이싱 드론은 조립의 즐거움도 간과해서는 아쉽습니다.


TALON은 조립에 있어 한 치에 오차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볼트를 고정할 너트는 모두 인서트 형태(구멍 안쪽으로 들어가 고정되는 구조)로 되어있을 정도 입니다.


건프라 팬이라면 반다이사의 품질과 기술력을 찬양합니다. TALON을 조립하고 있으면 꼭 반다이의 건프라를 만들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TALON은 모든 모서리 부분이 이미 정밀하게 가공이 되어 있습니다. 조립 전에 모서리를 줄로 다듬는 작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카본을 다듬을 때 나오는 가루는 몸에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공기 중에 가루가 흩어지지 않도록 물을 적셔가며 다듬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탁한 공기로 답답했던 지난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피톤치드라도 한 사발 들이킨 기분입니다.


배터리나 카메라를 고정하는 구멍의 모서리까지 모두 가공되어 있습니다. 날카로운 모서리에 고정하는 스트렙이 파손되는 일도 없을 듯합니다.


모터를 고정하는 알루미늄 부품 덕분에 모터 내부에 열이 아래로 빠져 나가도록 되어 있는 구조, 배터리를 바닥에 고정할 때 미끄러지거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폼이 준비되어 있는 등 TALON세심함은 레이싱 드론을 많이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지나칠 디테일입니다.


모터 고장에 원인중 하나인 열은 안쪽에 코일에서 발생합니다. TALON은 부끄럽게도 아래쪽에서 모터 코일의 속사정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부품 정비를 위해 앞이나 뒤로 열리는 구조도 독특합니다.


경첩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볼트 덕분에 열고 싶은 방향의 볼트를 풀면 자동차의 본네트처럼 열어 보일 수 있습니다.


슈퍼카의 엔진을 보려면 뒤를 열어야 하는 법! 저는 뒤쪽만 열도록 하겠습니다.


내부 부품의 크기에 따라 다른 높이에 사이드 플레이트가 준비되어 있지만, 세심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TALON어떤 종류에 FPV 카메라도 설치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TALON이 가진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과 달리 왜 이렇게 멋을 부린 모양을 하고 있나 했던 자신의 짧은 안목을 탓해 봅니다.


Runcam사와 Foxeer사의 FPV 카메라 모두 설치할 수 있습니다. TALON은 철저하게 기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Runcam사의 Runcma3 한번 살펴볼까요?





프레임 시장에 한 획을 긋다


물론 TALON이 레이싱 드론 디자인의 정점이구나 감탄하기에는 아직 진화에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세로로 고정되는 암을 위해 알루미늄 부품이 사용되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프레임 무게는 99g 정도 입니다.


경량화에 목을 매는 다른 프레임들과 비교하면 조금 무거운 편입니다.


카본을 만들면서 발생한 두께 편차가 정밀하게 가공된 모터 마운트와 조립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격115불로 관세와 배송비를 생각하면 지갑이 받을 충격은 한마디 위로만으론 부족합니다.


레이싱 드론 부품들 중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부품 중 하나가 프레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 고정 방향을 세로 패러다임으로 바꾼 TALON의 디자인은 단점을 더욱 소소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탄생한 Karerea의 TALON에 대해 아직 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개발자 류동연(Dean Ryu)님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TOYOTA에서 자동차 다자인을, 그리고 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그는 한국인입니다.


TALON의 디자인을 설명하는 그의 눈빛은 치밀한 공학적 계산과 열정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수년전 시장 조사를 했을 때 좋은 프레임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의 카본으로 복제한 중국산 프레임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죠. 아무런 노력도 자부심도 담겨있지 않은 저가 복제 프레임은 레이싱 드론을 망치게 될 것입니다. TALON이 비싸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때 지갑을 열었습니다.(미안하다. 월급 통장아. 너도 이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다)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가진 그는 카본을 보는 눈도 다릅니다.


좋은 카본은 무늬가 다르답니다.


카본판은 카본원사를 다발로 만든 실을 옷감처럼 짜서 애폭시 수지에 차곡차곡 담아 눌러 만들어지는데 어떤 모양으로 옷감을 짜는지에 따라 강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능직으로 만들어진 카본은 예쁜 무늬를 가지지만 약합니다. 강한 힘을 견뎌야하는 부품은 평직으로 만들어져야합니다.


전체가 카본으로 된 드론이 있는 것 알고 계신가요?


당연히 카본원사가 촘촘하게 엮인 평직카본이 튼튼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저가의 복제 프레임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평직 카본을 사용하는 레이싱 드론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TALON은 평직 카본을 사용했다고 강조하는 류동연님은 레이싱 비행을, 아니면 프리스타일 비행을 좋아하는지 묻는 질문에 호탕하게 웃으며 답합니다.



"LOS(Line of Sight, 시계비행. FPV 화면이 아니라 기체를 보면서 하는 비행법) 비행은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조종하는 드론을 FPV 고글로 보면 토할 것 같아요."



매스꺼움을 무릅쓰고 탄생한 TALON은 벌써 다음 버전이 기대됩니다.


만 교체하면 더 큰 프로펠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체로 손쉽게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구조 그대로 더 큰 TALON을 조만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저가에 쉽게 복제하는 중국도 TALON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카본도 카본이거니와 부품을 연결하는 알루미늄 부품은 값싸게 만들 수 있는 부품들이 아니거든요.


저가의 복제품이 만연한 레이싱 드론 프레임 시장에도 진화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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