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걱정 없는 bldc 방구석 레이싱 드론의 등장, BWhoop
무한히 커져만 가는 현대의 소비 생활에 환경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경제 고전, '작은 것이 아름답다' 까지 논하지 않더라도 드론은 작아져야 합니다.
물론 작을수록 휴대하기 좋지만 작을수록 민감하게 움직이는 드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터와 모터 사이의 대각선 길이가 280mm였던 레이싱 드론도 250mm를 넘어 180mm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이 그보다 더 작아져야 하는 이유는
춥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종기를 잡은 손가락을 날카롭게 베는 겨울바람에도 드론을 날릴 방법을 고민했지만
겨울이 매서워질수록 이불 안은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이니 웁(Tiny Whoop) 같은 방구석 레이싱 드론은 완구형 미니 드론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브러시 모터를 사용한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구석 레이싱 드론의 최종 진화형은 BLDC 모터를 가진 타이니 웁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그런데 상상만 하던 최종 진화형 방구석 레이싱 드론이 발견되었습니다.
진지한 드론과 완구형 드론을 구분하는 기준은 가격일 테지만, 그 가격의 사연에는 어떤 모터를 가지고 있는지가 항상 함께 합니다.
진지한 비행을 하던 진지한 드론이 갑자기 추락해 버리면, 허탈함을 넘어 안전이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러시로 전류의 방향을 바꿔 회전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브러시 모터는 진지한 비행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 문질러 깎이는 부품이 없는 BLDC 모터는 반영구적인 수명을 가집니다.
브러시가 없다는 것이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이름도 Brushless DC 모터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BLDC 모터는 신뢰할 수 있는 비행 성능을 바라는 드론에게 꼭 필요한 모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평한 법, 드론을 위해 태어난 이 BLDC 모터도 브러시를 버리면서 얻은 덤이 있습니다.
바로 BLDC 모터의 회전 방향과 속도를 제어하는 ESC입니다.
브러시 모터도 속도를 제어하기 위한 ESC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전압의 크기에 따라 속도를 바꿀 수 있는 브러시 모터는 드론을 제어하는 FC에 바로 연결됩니다.
ESC는 FC로부터 전기가 켜지고 꺼지는 비율로 속도를 인식하기도 하는데(PWM, 펄스 폭 변조 방식), 이 제어 방법을 브러시 모터에 바로 연결해서 모터의 속도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어 방식을 듀티비(Duty Ratio) 제어라고 부른다는 것 까지 생각하면서 비행을 한다면 더 품격있는 비행이 완성됩니다.
FC는 브러시 모터용이나 BLDC 모터용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작은 드론의 비밀은 작은 BLDC 모터와 작은 ESC에 있었던 거죠.
ESC가 졸졸 따라 다닌다는 점을 빼면 세상 나쁠 게 없어 보이는 BLDC 모터는 브러시 모터보다 구조도 훨씬 간단합니다.
브러시 모터는 전류의 방향을 바꾸는 브러시와 정류자가 필요하지만 BLDC 모터는 그것이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BLDC 모터는 생각보다 훨씬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모터의 크기를 설명하는 숫자도 계속해서 작아질 수 있습니다.
모터의 스펙을 표현하는 이 숫자는 엄밀히 말하면 내부의 고정자 지름과 두께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정자의 지름과 두께의 차이에 따른 회전 속도(RPM)와 회전력(Torque)에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드론의 목적에 따라 설계가 되어야 하지만, 이 상관관계를 염두해 두면서 비행을 하면 드론의 비행이 더 품격을....
이제 남은 문제는 ESC입니다. 최근의 ESC는 높아진 성능과 반대로 크기도 작아지고 있습니다.
ESC도 다른 전자 제품과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론 다리에 하나씩 붙여도 귀여워 보였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날고 싶은 마음에 다리를 세운 드론이 등장합니다.
이제 4개의 ESC를 한자리에 모아 두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Kareara사의 탈론이 대표적인 세운 다리 드론이었죠.
물론 고장나면 하나씩 교체가 가능했던 개별 ESC에 비해 하나라도 고장 난다면, 몽땅 교체해야 하는 쓰라림은 통장 잔고로 극복해야 합니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의 정신을 배워 봅니다.
4개를 한자리에 모으는 일은 소형화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같은 일을 하는 4개의 부품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해 1개로 합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BLDC 모터와 ESC의 소형화로 전혀 새로운 드론이 탄생합니다.
Eachine 사는 수신기, FC 그리고 ESC를 한 개의 모듈로 만든 미니큐브(Minicube)라는 제품을 개발해 Lizard 95를 출시합니다.
그럼 이 3개의 부품을 하나로 결합할 수 있다면, 더 작은 BLDC 모터를 가진 드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여기엔 기술적인 한계가 따릅니다. 모터의 회전을 지시하는 ESC는 상당히 많은 전기적인 노이즈를 만들어 냅니다.
ESC는 스위치를 잔뜩 모아둔 장치입니다. 스위치는 전기적인 노이즈를 만들죠.
그래서 ESC를 FC와 통합하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FC+ESC 통합 보드는 SPRacing의 F3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레이싱 드론 제어 프로그램으로 인기 있는 베타플라이트(Beta Flight) 최신 버전을 설치하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물론 ESC는 최대 3A의 전류 밖에 소화하지 못하지만, 전체 무게는 고작 4.58g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대통합 보드만으로도 Boldclash 사의 BWhoop는 방구석 레이싱 드론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러시 모터가 5~9시간의 짧은 명줄을 가질 때, BLDC 모터는 무한의 수명을 가집니다.
수명만이 BLDC 모터의 장점이 아닙니다. 브러시 모터에 비해 옆으로 납작한 모터 구조는 모터축과 회전력을 만드는 자석과의 거리를 넓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회전력(Torque)를 만들게 됩니다.
이 회전력을 위해 배터리는 용량의 몇 배나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최고 방전률 160C를 가집니다.
타이니 웁에 많이 사용하는 고출력 배터리의 방전율이 50C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1S 배터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계 성능이 기대됩니다.
FPV 시스템은 인덕트릭스 FPV와 유사합니다. 캐노피와 일체형으로 위에 버튼을 눌러 영상 주파수를 선택합니다.
프로펠러 가드와 어떤 방향으로 낙하 같은 착륙을 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을 구조지만, 고장으로 부품을 교환해야 할 때 납과 인두가 동원되는 전문의의 집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부품은 스크류와 커넥터만으로 연결됩니다.
BLDC 모터를 사용하는 초소형 드론은 베이비호크가 모터와 모터 간격이 85mm 까지 소형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통합보드로 77mm까지 작아진 BWhoop는 초소형을 향하는 드론의 진화 그 끝자락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FPV 카메라는 10도만 위로 올라가도록 고정되어 있어, 더 빠른 속도를 원하면 약간의 성형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 송신 안테나도 수평이라서 송신 거리가 미흡하지만, 조금 위로 올려주는 것으로 개선이 가능하니 크게 흠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초소형으로 한 몸이 되어 버린 ESC는 FC와 33KHz로 통신하는 D-Shot 600 같은 기술은 사용하지 못합니다.
아쉽게도 2.66kHz로 연결되는 Oneshot125 밖에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직 한번 더 진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2~3S 배터리를 사용하는 초소형 BLDC 레이싱 드론에 비해 1S을 사용하는 BWhoop은 빈약한 출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2S 이상의 출력을 가진 드론으로 방구석 레이싱에 도전하신 분들이 대부분 등짝 스매싱과 함께 레이싱을 끝냈다는 증언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고출력의 방구석 드론의 도전에도 타이니 웁이 왕좌를 굳게 지켜낸 이유도 이 적당하지만 미묘하게 부족한 출력이 가진 독특한 비행 감각 때문입니다.
BWhoop는 BLDC 모터를 가지고 있지만 그 힘에 너무 취하지 않은 방구석 레이싱의 깊은 맛을 아는 그런 드론입니다.
수은주의 붉은 막대가 한없이 깊어만 가는 겨울, 방구석 드론 BWhoop과 함께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의자와 책상 사이의 먼지를 탐험하러 떠납시다.
이 탐험에서는 그저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만 조심하면 됩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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