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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y 01. 2018

미리 만나는 샤오이의 새 드론, 픽시(Pixie)

FCC에서 발견한 샤오미의 새 드론 픽시를 살펴봅니다.

회사와 관련된 일은 재미가 없습니다. 어찌 먹고 사는 일에 재미를 찾겠나 싶어도 꼭 한 가지를 꼽아야 한다면 휴가 정도가 되겠지만


휴가는 응당 받아야 하는 권리 아니던가요. 근데 작년엔 갔었던가… 사진=pxhere.com

   

휴가를 뺀다면 ‘창립기념일’이죠. 보통은 회사의 창립을 축하하며 하루를 쉬게 합니다.


남들이 열심히 일하는 평일이라 창립기념일은 더욱 빛이 납니다.


그런데 창립기념일을 직원의 축제가 아닌 고객의 축제로 만든 회사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외장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기억되는 대륙 가전 잡화의 명가, 샤오미(Xiaiomi)입니다. 사진=techpp.com

  

4월 8일은 좁쌀죽을 먹다가 창립한 샤오미의 창립기념일입니다. 이날은 대대적인 세일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날에는 샤오미 팬을 이르는 ‘미펀(米粉)’들이 다시 한 번 남은 자금력을 불태우곤 하는데, 스케일의 대륙답게 그 규모가 만만치 않아 마치 명절처럼 ‘미펀제(米粉节)’라고 부릅니다.


비록 어디서 본 듯한 제품을 파는 샤오미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 같은 가격과 ‘메이드 인 차이나’ 같지 않은 품질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샤오미는 밑도 끝도 없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해서

  

이제는 어떤 신제품이 출시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인데, 최근에는 최첨단 전기스토브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제 여름인데요… 사진=www.mi.com

   

샤오미는 먹는 것만 빼고 근본 없이 다양한 제품군을 지치지도 않고 소개하고 있어 이제는 뭐가 나와도 그런가 보다 하던 어느 날, 샤오미의 이름 아래 묘한 사진 하나가 공개 되었습니다.


샤오미, 정확하게는 샤오미의 계열 회사 샤오이(Xiaoyi)의 새로운 드론 픽시(Pixie)입니다. 사진=fccid.io

  

  


              

FCC 승인에서 발견한 드론, 픽시


샤오이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액션카메라로 유명합니다.


고프로(Gopro)가 액션카메라라는 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고, 중국의 무심한 복사 정신이 수많은 짝퉁을 양산하던 전국시대에 등장한 이(Yi) 액션카메라는 깔끔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드론에 실려 험한 꼴을 많이 당하기도 했습니다. 사진=grouchofpv.com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샤오이의 ‘이(Yi)’ 액션카메라에 이어 명가 고프로에 필적하는 스펙을 자랑하는 ‘이(Yi) 4K+’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96g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드론계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4K+’ 카메라는 그 고급진 사양을 하늘에서도 눈부시게 빛나게 해줄, 최고 속도를 갖춘 카본제 드론 파트너를 준비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2017년 CES에 등장한 후, 더 이상의 소식을 들을 수 없습니다. 사진=www.yitechnology.com

      

샤오이의 에리다는 원래 아틀라스다이나믹스가 시작한 드론입니다.  

     

그런데 이 샤오이의 이름을 뜻 밖의 곳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Fedral Communications Commission)에서 말이죠. 사진=fccid.io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정보 통신을 규제하는 기관인데, 통신에 관한 일을 다루다보니 전파를 다루는 제품을 승인하는 일도 합니다.


무선이 필수인 드론에게 FCC 인증은 미국 시장 상륙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하죠.

  

FCC에서 발견한 샤오이는 새로운 드론의 전파 실험 사진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fccid.io

  

픽시(Pixie)라는 이름을 지닌 샤오이의 새 드론은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없습니다.


하지만 FCC가 공개한 자료를 탐색하면 미지의 드론 픽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매뉴얼로 만나보는 픽시


앞서 설명한 것처럼 FCC는 전파에 대한 안전성을 검사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서는 드론이 많이 사용하는 2.4GHz와 5.8GHz에 대한 상세한 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재미도 없는데다 이미 출시된 드론도 같은 시험을 통과했을 테니 알 수 있는 거라곤 전파에 대해 ‘안전하군’ 정도입니다.


하지만 픽시를 짐작할 정보는 뜻 밖에도 사용자 설명서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기능이 담긴 사용자 설명서는 그 제품이 가진 기능을 설명합니다. 사진=fccid.io

  

픽시는 배터리를 포함해서 약 300g의 가벼운 드론입니다.


DJI의 스파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촬영용 카메라는 짐벌 대신 촬영된 영상을 잘라서 흔들리지 않게 붙이는 기능 EIS(Electronic Image Stabilization)을 가지고 있습니다.

  

패럿의 드론이 자랑하는 이른바 손떨방(손떨림방지) 기능이죠.  사진=www.parrot.com

      

하지만 13MP 사진과 최대 4K 화질 동영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소니의 IMX214 센서를 사용하는 카메라는 117도 FOV를 가진 14mm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www.sony-semicon.co.jp

   

720p 해상도에서는 120fps 영상을 담을 수 있습니다. 4K 영상이 30fps로 촬영되는 걸 생각하면 4배 느린 슬로우 모션 영상 촬영이 가능합니다.

    

짐벌이 없는 카메라는 손으로 돌려 0도, 25도, 50도, 90도로 조정이 가능합니다. 호버링하며 셀카를 찍다가 다른 장면을 찍기는 어렵겠군요. 사진=fccid.io

  

픽시는 10km/s의 바람에도 비행이 가능하고 섭씨 5도에서 40도 환경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고도 3,000m 이하에서 비행하라고 권장하고 있지만 조종 거리는 100m입니다.


무엇을 위한 고도 3,000m인지는 알 수 없지만, Wif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픽시는 다른 드론처럼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으로 조종이 가능하고,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기울이는 동작으로도 조종이 가능합니다. 사진=fccid.io

  

자이로 센서를 활용한 조종 방식은 완구형 드론도 사용하는 기능이죠.

    

픽시가 촬영한 화면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은 720p 고화질이지만, 비행 거리를 100m로 못 박은 것을 보면 전용 조종기는 아직 계획에 없는 듯합니다.


셀카 드론이라면 100m도 충분하지만 촬영용으로는 아쉽습니다.

  

버튼 하나로 이륙과 착륙이 됩니다. 자동 이륙 버튼을 누르면 1.2m 높이로 호버링을 합니다. 사진=fccid.io

  

다양한 촬영 모드도 지원합니다.


타임랩스(Time lapse), 연속 촬영(Burst mode) 같은 기본적인 카메라 촬영 기능과 드론만이 찍을 수 있는 촬영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기능, 얼굴을 인식해서 따라오는 기능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동 비행을 위한 GPS, 고도 유지를 돕는 초음파 센서, 제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시각 센서도 있습니다. 충돌 방지 적외선 센서는 앞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진=fccid.io

   

픽시는 5,000mAh의 배터리 용량으로 판단하면 약 20분 가량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배터리가 독특합니다.


픽시가 사용하는 배터리는 2,500mAh 용량의 표준 18650 리튬이온배터리입니다.

  

픽시의 하단 커버를 분리하면 배터리 케이스가 나옵니다. 원통형 배터리 2개가 들어갑니다. 사진=fccid.io 

  

표준 18650 리튬이온배터리는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많은 드론이 리튬폴리머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사실 리튬폴리머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포장 방식에서 차이가 날 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쓰는 드론은 왜 없을까 궁금했는데 샤오이가 도전합니다.


역시 경제를 걱정하는 가성비 브랜드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외모도 놓치지 않습니다. DJI의 스파크를 의식한 듯한 외모처럼 색이 다른 2개의 커버가 추가될 예정이랍니다. 사진=fccid.io

  

   


     

DJI에 도전하는가, 최저가에 도전하는가


어떤 가격대, 어떤 성능의 드론도 DJI 드론과 비교 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DJI에 대항을 선언했지만 아쉬움만 남긴 드론들도 있었습니다.

  

DJI 스파크를 닮은 외모와 달리 성능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봅니다.

  

픽시는 스파크보다 약간 크지만 무게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흉봤던 100m의 비행 거리도 전용 조종기 없는 스파크에 비하면 더 멀리까지 비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2,500mAh 용량의 배터리 2개가 모여 만든 20분의 비행시간은 스파크의 16분 보다 좋아 보입니다.


게다가 표준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에 부담이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만 원 이하로 구입이 가능하거든요.


물론 이 배터리로 얼마나 빠르게 비행할 수 있을지는 조금 걱정됩니다.


더 큰 센서와 더 밝은 렌즈가 적용된 픽시의 카메라 성능은 스파크보다 뛰어 납니다.


특히 스파크가 가지지 못한 4K는 픽시의 강점입니다.


촬영한 영상을 저장하는 것도 스파크는 마이크로 SD 카드만 사용하는데 비해, 픽시는 내장 메모리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스파크조차 3축이 아닌 2축 짐벌이 단점으로 꼽혔는데, 아예 짐벌을 가지지 못한 픽시는 스파크를 능가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진=store.dji.com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짐벌을 포기하기엔 짐벌은 좋은 드론과 그렇고 그런 드론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하거든요.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사용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샤오미의 철학에는 맞지만 짐벌의 부재는 아쉽습니다.

    

샤오이가 소개했던 첫 번째 드론은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풀 카본 드론이었는데 말이죠.

  

  


    

픽시,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샤오이의 픽시도 에리다처럼 언제 출시될지 알 길 없는 전설의 드론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픽시는 가까운 시기에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이런 제품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픽시와 믿을 수 없이 비슷한 모양에 비슷한 사양의 드론입니다. 사진=www.banggood.com

    

샤오미는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을 찾아 자신의 브랜드로 포장하는 회사입니다.


샤오이의 에리다 역시 아틀라스(ATLAS)의 에리다였으니 픽시를 생산하는 회사는 이곳이 아닐까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출시를 앞둔 지니어스아이디어(Geniusidea)의 셀카 드론은 400불에 예약 중입니다. 사진=www.banggood.com

   

샤오이는 아직 에리다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최고의 가성비 드론으로 평가 받았던 미(Mi) 드론과 픽시가 합쳐지면 샤오미도 소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드론 라인을 갖추게 됩니다.


독보적인 기술로 시장을 장악한 DJI가 만든 치열한 드론 시장에서 샤오미도 착실하게 드론으로 입지를 굳히려나 봅니다.


이제 다양한 전자제품을 샤오미라는 이름으로 묶어 집안을 장악하려는 샤오미의 야망에 미니 드론까지 가세했습니다.

  

샤오미의 야망은 배터리에서부터… 사진=www.mi.com

  

그러고 보니 표준 18650 리튬이온배터리는 외장 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합니다.


샤오미가 제일 잘 만드는 제품이죠. 무섭네요. 샤오미.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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