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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y 31. 2018

실종자 수색 드론의 오늘과 내일 : 폴-드론 수색대

공공 치안 분야에서 드론은 어떤 역할을 맡을까?

우리 앞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드론은 군사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금도 무수한 드론이 전쟁에 이용되어 많은 사상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행히 드론이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냉혹한 전쟁 기계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쓰임새와 활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항공 촬영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IoT), 물류배송, 부동산, 뉴스·미디어와 영화산업 등이 대표적이죠.


얼마 전 평창 올림픽에서 보여준 군집드론(엔터테인먼트)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죠. 사진=newsroom.intel.co.kr

   

이처럼 다재다능한 드론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 받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공공 치안 분야입니다.


공공 치안 분야는 재난·안전, 수색·구조, 방역·방제, 산불 진화 등 공익 목적으로드론을 활용하는 영역입니다.


기술 발전에 힘입은 드론이 우리의 일상으로 더 깊이 들어오면서, 공공 치안 분야에 활용하려는 긍정적인 시도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드론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주목 받는 수색 드론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아동, 장애인, 치매노인 실종신고는 모두 38,789건에 달합니다.


달리 말하면 전국에서 하루 평균 100건의 실종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죠.


이 통계에는 일반 성인 실종신고(단순 가출, 자살 의심, 범죄 의심)가 빠져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실종신고가 접수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찰에서도 실종자 수색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담 경찰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인력이 필요한 수색의 특성상 밀려드는 신고에 모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산과 강이 많은 우리나라는 아무리 꼼꼼한 사람이라도 모든 장소를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죠.

   

실종 사건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사진=pixabay.com

   

경찰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드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드론은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고 사람이 다가가기 어려운 곳까지 효율적으로 조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헬기는 한 번 이륙하는 데 수 백만 원이 들지만 드론은 그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저공비행 시 발생하는 소음과 위험성도 적고 사람이 가지 못하는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경찰과 드론 동호회가 업무 협약을 맺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사진=보은경찰서

   

실제로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산속에서 80대 실종 노인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충북지방경찰청(치안감 남택화)에서도 드론을 실종자 수색에 활용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드론 활용 업무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협약식에는 공익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유관기관이 참여했습니다. 사진=충북지방경찰청

   

협약식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 드론 수색대를 발대하고 다양한 드론 수색시연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충북지방경찰청 드론 업무협약식과 드론(폴-드론) 수색대 발대식 및 드론 수색시연 내용을 소개합니다.


또 이번 행사에서 진행한 시연을 통해 공공 치안용 드론의 현 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올해 초 충북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남택화 치안감은 치안 현장 지원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치안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사진=충북지방경찰청

   

    


      

민·관·군·경·학이 함께한 드론 업무 협약식


이번 협약식은 지금껏 접했던 다른 협약식과는 달리 민·관·군·경·학이 함께 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재난·재해 구조, 실종자 수색과 같은 공익에 활용할 드론을 위해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쳤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드론 장비와 인력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각적인 지원을 주고받을 수 있는 협력체계도 구축했습니다.


이번 업무 협약에 참여한 각 기관은 앞으로 드론 수색 관련 업무를 분담하게 됐습니다.


먼저 37사단은 비행금지구역 내 항공촬영에 필요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 했고(유선통보 후 비행)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항공촬영 허가 절차는 재난·재해 구조, 실종자 수색과 같은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서 드론의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충북도청, LX국토정보공사, 드론레스큐(민간단체)는 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성능 드론과 인력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청주대 드론학과와 연계한 드론 교육으로 드론 전문 운용요원을 양성하고 확보할 계획입니다.

  

청주대학교가 곧 드론학과를 개설한다고 합니다. 사진=www.cju.ac.kr

   

   


    

폴-드론 수색대 발족과 드론 수색 시연회


이날 협약식 현장에서는 실종자 수색을 위한 폴-드론 수색대 발대식과 수색 시연회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충북경찰청 폴-드론 수색대는 드론 수색을 위해 조직됐으며, 충북지역 12개 경찰서 실종 담당 경찰관과 민간 드론 동호회원(충청드론)의 재능기부 인원으로 구성됐습니다.

  

폴-드론 민간회원으로 위촉된 충청드론 회원입니다. 사진=충북지방경찰청

   

폴-드론 수색대는 총 60명의 대원과 인스파이어, 팬텀, 매빅 등 65대 드론을 확보해, 앞으로 충북지역의 실질적인 실종자 수색활동에 나서게 됩니다.

   

실종자 수색은 초기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만큼, 신속한 출동을 위해 관할 경찰서 인근 거주 수색대원을 기준으로 지부를 나눠 운영합니다.

    

폴-드론 수색대 발대식은 대표 선서, 폴-드론 수색대 표식스티커 부착식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수색대 전원에게 조끼와 모자가 지급됐습니다.


발대식에 이어 진행한 드론 수색 시연회는 실종자 수색에 드론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를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시연은 실제 자주 일어나는 상황을 연출해 DJI의 M600과 M210 광학줌 열화상 카메라, 팬텀4 Pro+를 띄워 진행했습니다.

  

이날 시연은 드론 자원봉사 단체 드론레스큐 팀의 현일 단장과 모던하비 강문승 대표가 진행했습니다. 현일 단장은 드론으로 미아수색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첫 번째 시연은 산악에서 부상당해 고립된 실종자와 산악으로 올라간 치매노인을 수색·구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등산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적지 않은 산악 실종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치매노인의 경우 이동경로 예측이 어렵고 발견이 늦으면 생명을 잃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시연에는 30배율 광학 줌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과 인체의 열을 감지할 수 있는 열화상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이 함께 비행했습니다.


광학 줌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의 조합은 나뭇가지가 시야를 가리는 산악에서도 원활한 수색을 가능하게 합니다.


아울러 드론에 릴 장치를 달아 조난용품을 내려주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폴-드론 수색대 산악구조 시연 영상

   

두 번째 시연은 공원에서 미아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하고 드론의 비행기능을 수색에 활용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시연에서는 팬텀4에 탑재된 자율비행(POI) 기능과 사물인식 추적기능(액티브트랙)을 이용해, 한정된 공간을 다각도로 수색하고 이동하는 미아를 추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연에 사용한 비행기능은 주로 항공촬영에 활용하지만 실종자 수색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폴-드론 수색대 미아수색 시연 영상

  

마지막으로 준비한 시연은 이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드론 낙하산이었습니다.


하늘을 누비는 드론은 항상 추락이란 부담을 안고 있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특히 공익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뉴얼이 모든 안전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죠.

   

이날 시연에서는 드론에 낙하산을 장착해 30m 상공까지 띄운 후, 추락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시연에 사용한 낙하산은 국내 전문 제작업체가 만들었고, 추후 상품화되면 수색용 드론에 장착할 예정입니다.

  

드론 낙하산은 내부 센서가 추락을 감지해 자동으로 펴집니다. 또 원통 모양의 디자인 덕분에 다양한 기종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ybuy.kr

     

폴-드론 수색대 드론 낙하산 시연 영상

   

   


         

치안용 드론의 현 주소와 미래


해외에서는 이미 치안용 드론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은 드론을 실종자 수색뿐 아니라 감시·정찰에도 운용하고 있고, 영국은 런던 히스로 공항 등에 경비 목적으로 드론을 배치했습니다.


중국 공안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드론을 춘제 등 명절 교통관제에 투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교통단속, 실종자 수색 분야 정도에서만 이따금 등장할 뿐입니다.

    

명절 고속도로를 제외하고는 아직 치안용 드론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진=www.youtube.com

   

그마저도 외부기관 드론을 이용하거나 민간 드론 동호회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경찰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손잡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실종자 수색용 드론 개발에 나섰습니다.


드론은 광학 줌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 실종자 수색 프로그램을 탑재해 밤낮 구분 없이 촬영이 가능하고 실시간 영상 분석으로 실종자를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과 KARI는 이르면 올 하반기 해당 드론을 시범 운영한 뒤, 내년 초 전국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입니다.

   

정부에서도 2021년 까지 재난 치안용 드론 개발에 49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공공 치안 분야에 활용할 드론은 실종자 수색뿐만 아니라 순찰, 대테러, 과학수사 등 여러 방면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처럼 많은 분야에 드론을 도입하기 전,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있습니다.


우선 비행금지구역에서 드론을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 조항을 신설하고, 그 활용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와 한계를 명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드론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도 이뤄져야 합니다.

   

드론 산업 성장에는 안전 확보 문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처럼 예측 가능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드론은 공공 치안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하늘을 날아다니며 범죄를 예방하고 사람을 구조하는 드론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WRITER 최창영/아나드론스타팅 필진

드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공공치안 분야에서의 드론활용 방안과 안티드론에 대해 배워가고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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