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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un 07. 2018

동아프리카 대륙, 하늘에서 드론 물류혁명을 선도하다

아프리카에서 들려온 드론 물류 태동

,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MAY 2018

   

   

산업은 물건의 흐름, 즉 물류로부터 시작한다. 물건을 어디에서 만들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야기할 때 비로소 사람의 삶과 경제도 말문을 튼다. 21세기 첨단 기술, 첨단 산업을 이끌어가는 국가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미국을 으뜸으로 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첨단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나라 역시 미국이다. 그러나 현재 지구촌 드론 산업의 중추를 손꼽자면 중국을 떠올리고, 수려한 디자인을 갖춘 드론이라면 아무래도 프랑스로 기울 수밖에 없다.

   

사진=www.videomaker.com

    

1994년 시애틀에서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이래 현재 미국 전체 온라인 소비의 40%를 장악하고 있는 IT기업 아마존(Amazon)도 최근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상용화에 처음 성공한 드론이 배송한 물건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뜻밖에도 인간의 혈액이었다. 어디에서?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의 하늘 길에 등장한 드론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의 도로 사정은 아직은 지극히 열악한 상태이다. 땅 위로 난 길보다 하늘로 열린 길을 향한 상상이 더 강한 욕망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 자리에서 ‘드론 물류혁명’이 전개됐다. 아프리카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을 두고, 이제 더 이상 머나먼 나라에서 전개되고 있는 낯선 이야기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적어도 드론 배송 분야에서 아프리카는 이미 미국을 앞선 선진국이 되었다. 동아프리카 대륙에서 르완다, 탄자니아가 자동화된 드론으로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집라인(Zipline)사는 2016년 10월 르완다에서 최초의 혈액 배달을 시작했다. 앰뷸런스로 4시간 걸리던 거리가 드론을 활용하면 15분에서 45분 사이로 수송시간을 단축했다. 같은 해 르완다에서 무려 1400회의 드론 비행이 이뤄졌다. 실제로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이들 국가만큼 광범위한 드론 배송을 실현한 나라를 찾을 수 없다.

     

사진=www.flyzipline.com

    

아마존 역시 2016년 12월에 영국에서 첫 배송 시험비행을 성사시켰을 뿐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도 드론 배송과 관련한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르완다의 성공은 탄자니아를 자극하고,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르완다에서 상용화된 의료수송용 드론 서비스는 2018년 탄자니아로 확대됐다. 탄자니아는 해마다 6억 달러, 6700억 원이 넘는 의약품을 전국에 보내고 있었다. 그 일의 중심에 있던 트럭이 드론에게 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www.flyzipline.com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2014년까지 드론 사용을 금지했지만, 2015년부터 사용을 허가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드론 입법 추진을 주도해 나가는 국가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탄자니아 정부는 도로 및 하천 개발을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한 자연재해(홍수) 데이터 구축을 위해 라마니 후리아(Ramani Huria, 스와힐리어, Open Mappi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말라위에서는 열 카메라, 비디오 송수신 장치, 야생동물 원격 추적장치, 밀렵꾼 식별 기능을 탑재한 드론을 야생동물 보호 및 밀렵 방지를 위해 활용 중이다.

   

사진=africandrone.org

    

      


  

케냐의 상업용 드론 사용 허가


케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여덟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이다. 2017년 이전까지 이 나라에서는 드론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었다. 보안상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 해 2월부터 상업용 목적을 지닌 드론 사용을 허가하면서, 케냐는 이제 동아프리카에서 르완다에 이어 드론 사용이 가능한 두 번째 국가가 됐다. 이와 함께 2017년 6월 20일부터 이틀 동안 수도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동아프리카 드론 전시회(Drones East Africa Conference>에서 드론 활용 정책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등 케냐 내 상업용 드론 활성화에 나섰다.

   

사진=www.suas-global.com

    

2017년부터 급물살을 타게 된 케냐의 드론 수요는 사실상 2016년에도 이미 크게 늘어나 있는 상황이었다. 같은 해 나이로비 국제공항으로 반입하다가 적발되어 압류된 드론이 100대를 훌쩍 넘어섰던 것이다. 그러나 드론을 활용한 물류 산업의 확대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였다. 이에 따라 케냐민간항공청(KCAA, Kenya Civil Aviation Authority)은 드론의 수입 및 사용 규정을 정비하고, 2017년 2월 마침내 드론의 상업적 사용을 허가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미 연방항공청(FAA)도 드론 활성화를 위한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케냐민간항공청은 드론 활용 분야를 ①스포츠 ②유희 및 오락 ③상업용으로 분류하고, ①과 ②를 목적으로 쓰이는 드론은 케냐민간항공청에 등록돼 있는 단체·조직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드론 조종사는 반드시 제3자 손해배상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상업용 드론의 경우에는 조종사는 소정의 조종교육을 이수하고 케냐 국방부 승인과 케냐민간항공청 사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 두 기관의 승인을 받고 크게 다섯 가지로 정한 금지 규정을 지키면 드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에 따라 ①사람 및 군중 위로 비행 금지 ②타인의 사생활 침해 금지 ③군사 시설 및 발전소 근처 비행 금지 ④공항 및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는 지역에서 비행 금지 ⑤낮 시간에만 비행이 가능하며,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날씨에는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케냐 내에서 승인받은 드론이라 하더라도 상공 400피트 이상 비행은 불가하며, 위반 시 50만 실링(5000달러)의 벌금 또는 최대 3개월의 징역 처분을 받게 된다.

   

국내 드론 산업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까?

    

2014년 케냐에서 설립된 아프리카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킬리몰(Kilimall)은 드론을 통한 배송서비스를 계획하고 케냐민간항공청 및 국방부와 논의했지만, 당시에는 관련 규범이 적어 시행이 무산됐다. 또한 케냐 라이키피아 국립공원 내 올 페제타(Ol Pejeta) 야생동물보호구역과 케냐국립공원관리청(Kenya Wildlife Service)은 2014년 코끼리, 코뿔소 등의 야생동물 밀렵 방지와 감시를 위해 3만 달러 규모의 드론을 도입하려 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승인이 거절됐다.

   

사진=www.animalssavingsanimals.org

    

그 후 2017년 9월에 케냐의 온라인 주차료 지불 서비스 공급업체인 잠보페이(JamboPay)가 케냐민간항공청에 나이로비 주차관리를 위한 상업용 드론 2대의 수입 및 사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케냐민간항공청의 승인이 완료되면, 카메라 및 데이터 수집 모듈을 탑재한 이들 드론을 통해 신분확인 및 불법 주정차 검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매달 18만 달러에 이르는 불법 주정차 관리 비용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급물살을 타는 케냐 드론 사업


케냐의 드론 수입규모는 HS code(국제적으로 상품분류를 위해 부여하는 코드)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드론을 분류하는 3가지 HS code의 2017년 케냐 수입 규모를 보면, 완구류(HS 9503)는 200만 달러, 2000kg 미만 헬기(HS 8802)는 5000만 달러, 영상기기(HS 8525)는 530만 달러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드론 상용화가 먼저 시도됐지만, 현실적으로 물류 및 인프라 수준이 덜 발달되니 아프리카에서 드론 사업을 추진하는 논의가 더 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이로비 수도 내 주차관리 서비스에 드론이 도입돼 효과가 증명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늘 위에 드론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다.

       

케냐는 현재 1000명 이상이 드론의 사용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국가안전자문위원회(National Security Advisory Committee)가 승인할 경우 화물 운송, 영화 제작, 구호 서비스 등에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의 드론 산업에 우리나라 관련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며, 현재 국내 기업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무인기 거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자료제공/ https://africandrone.org/

케냐민간항공국 홈페이지, Drones East Africa Conference 발행물, Global Trade Atlas 통계자료현지 일간지 종합한국무역협회 해외시장뉴스(news.kotra.or.kr)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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