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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un 05. 2018

플러그-엔-플레이로 만난 레이싱 드론, 호넷

PNP로 만나는 레이싱 드론 호넷,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드론이 누비는 5월의 푸른 하늘은 하나뿐이지만 드론의 종류는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이미 충분한 것 같지만 그 다양성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장난감 드론의 무게와 크기이면서도 시속 100km로 돌진할 능력을 가진 드론이 나오는가 하면

      

어떻게 날아오를지 코딩으로 제어하는 완구형 드론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드론은 그 분류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군사용에서 시작한 드론의 역사를 따르면 군수용 드론이냐 민간용 드론이냐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그 목적에 따라서 나누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나드론스타팅은 세상을 바라보는 드론, 시선을 끄는 드론, 물건을 나르는 드론으로 나누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분류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종속과목강문계’로 나누고 나서야 이게 새구나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뭐든 칸을 만들고 거기 넣어야 감이 오나 봅니다.

  

이렇게 나누면 박쥐는 새도 아니고 쥐도 아니고, 차라리 두더지에 가까운 동물이라니까요! 사진=pixabay.com

   

솔직히 우리의 피부에 가장 와 닿는 구분법은 3개월 아니, 12개월 할부까지 가봐야 하는 드론인가 입니다만

   

이 구분법도 너무 다양하고 쿠폰과 할인이라는 비술까지 고려한다면 생각이 점점 더 복잡해지기 마련이죠.

   

그런데 여기에 드론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또 다른 구분법이 있습니다.


드론을 사고 드론을 날릴 때까지 얼마의 작업이 필요한가로 나누어 보는 방법입니다.



- RTF (Ready to Fly) : 택배를 열고 충전만 하면 바로 날릴 수 있는 드론

- ARTF (Almost Ready to Fly) : 간단한 조립 후에 바로 날릴 수 있는 드론

- BNF (Bind and Fly) : 수신기를 내 조종기와 연결만 하면 날릴 수 있는 드론

- PNP (Plug and Play) : 끼우고 나서 놀아라(?)



대부분의 촬영용 드론은 RTF 방식이 익숙하고 직접 만들지 않고 구입하는 레이싱 드론은 보통 내가 가진 조종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BNF가 익숙하지만, 뭔가 끼우기만 하면 바로 난다는 PNP에 와서는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배터리를 끼우면 놀 수 있다는 걸까요? 오늘은 이 낯선 PNP 드론을 만나봐야겠습니다.

   

   


         

PNP 레이싱 드론 호넷


HGLRC 사의 호넷은 PNP 드론입니다. 비행을 위해서는 무언가 끼워야 하는 레이싱 드론이죠.


무얼 플러그 해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봅시다.

  

호넷이 담긴 상자에는 반짝이는 HGLRC 로고와 백악기 즈음에 날뛰던 파충류가 그려져 있습니다.

      

우선 모터와 모터 사이의 대각선 길이 120mm를 의미하는 120급 드론 호넷이 담긴 아담한 상자는 고급진 하얀색입니다.


이 깔끔한 장난감 상자 앞에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포장을 열면

   

스티커와 여분의 볼트, 그리고 프로펠러가 우리를 반깁니다.

    

투명한 3개 날개를 가진 2540 프로펠러는 100급 드론이 사용하는 2인치 보다 0.5인치 크고, 한 바퀴 회전할 때 전진하는 거리를 표현하는 40은 일반적인 크기의(200급 이상) 드론이 많이 사용하는 각도 입니다.

    

이 프로펠러를 다룰 모터는 6,000KV 모터입니다. 코일이 보이는 모터는 냉각에 유리한 최신 디자인입니다.

    

KV는 1볼트당 모터의 회전수 RPM을 뜻합니다. 호넷의 6,000KV는 100급 소형 드론에 많이 볼 수 있는 사양입니다.


하지만 코일(Stator)의 지름(11mm)과 두께(6mm)를 의미하는 1106은 일반적인 100급 드론이 사용하는 두께(4mm)보다 커서 더 큰 힘을 기대해 볼 수 있죠.

   

ESC와 FC, 영상 송신기가 탑처럼 쌓여 있습니다. 진동 방지를 위해 고무링으로 고정한 것이 눈길을 끕니다.

   

13A 전류를 사용할 수 있지만 최대 20A까지 견디는 ESC는 FC와 디지털 통신 방식인 DSHOT600으로 연결합니다.


FC는 이 작은 드론을 제어하기에 충분한 STM32 F4 프로세서로 동작하고 OSD(On Screen Display)가 달려있습니다.


호넷은 FPV 카메라도 인상적입니다.

   

호넷의 눈인 FPV 카메라는 흔히 볼 수 있는 레이싱 드론과 비슷한 사양입니다.

   

100급 이하 작은 드론이 대체로 영상송신장치와 일체형 제품을 사용하는데 비해 호넷은 600TVL 해상도를 가진 1/3" SONY Super HAD II CCD 카메라를 지녔습니다.


영상 송신기는 별도로 장착합니다.

    

빠르게 비행하는 레이싱 드론은 무엇보다 눈이 좋아야 합니다.

    

또 고사양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120급 드론이라고는 믿기지 않도록 튼튼한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향한 어떤 충격도 막아내는 구조도 인상적이지만 그 두께가 3mm나 됩니다.

   

카본 실을 직물처럼 짜고 포개어 만든 카본 프레임의 직조 방향을 암이 향하는 방향과 일치시켰습니다.

   

이런 방법은 카본 섬유가 더 길게 배열되기 때문에 더 단단함을 기대해 볼만 합니다.

   

여기까지가 하얀 상자에서 나온 검정색 프레임과 보라색 모터로 반짝이는 호넷의 첫인상입니다.


호넷은 비슷한 크기의 드론보다 더 좋은 눈과 튼튼한 몸 그리고 강력한 모터를 가진 드론입니다.

  

해외 리뷰어들은 '거의 완벽한 드론'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사진=www.youtube.com

   

그런데 완벽하다고 하기엔 배터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거의’라고 했나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배터리 없다고 그러긴 쪼잔하잖아요.


까지 것 배터리는 내 것을 플러그 하면 되겠구나 했는데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니 안테나가 1개뿐입니다.

   

대신 몸속에서 5개의 전선이 나옵니다.

    

원래 있던 안테나는 영상송신기에 연결되어 있으니 용도가 확실한데 드론을 조종할 2.4GHz 안테나가 보이지 않습니다. 수신기도 없습니다.


BNF 드론이 수신기를 내 조종기와 연결하는 드론이라면 PNP 드론은 수신기가 없는 드론입니다.


호넷을 플레이하려면 수신기를 플러그 해야 합니다.

   

   


   

플러그하고 플레이까지 하려면


이미 꽉꽉 채워져 뭘 더 넣을 공간도 없는 호넷에 넣을 수신기는 작아야 합니다.

   

수신 거리가 좀 미덥지만 작은 수신기를 연결하기로 합니다.

   

빨강(+)과 검정(-) 전선을 통해서 5V 전기가 수신기로 공급됩니다. 다른 전선은 수신기가 받은 신호를 전달합니다.


SBUS로 통신하는 수신기는 노란색으로, PPM은 초록색으로, DSMX 수신기는 파란색으로 연결합니다.

   

연결한 수신기는 카메라 뒤에 꼬깃꼬깃 넣어 봅시다.

   

이제 플러그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하려면 호넷에 설치한 베타플라이트를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호넷은 이미 베타플라이트를 가지고 있으니 컴퓨터에 베타플라이트 컨피규레이터가 설치되 있다면 USB로 연결만 하면 됩니다.


베타플라이트 프로그램에 접속해 호넷에게 어디가 수평인지 '가속도계 교정' 버튼을 눌러 알려줍시다.

   

이제 방금 연결한 수신기가 FC 어느 포트에 연결되는지 설정을 위해 ‘포트’로 갑시다.

   

FC 포트에서 UART 1번에 수신기가 연결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리얼 Rx를 켜줍니다.

    

이제 호넷의 세부 환경을 설정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연결한 수신기는 SBUS 입니다. 다른 수신기라면 맞는 이름을 선택해야겠죠?

   

이제 모드로 들어갑시다. 모드는 조종기의 스위치를 어떤 기능으로 사용할지 선택하는 곳입니다.

   

취향에 맞춰 설정하세요. 이 글에서는 조종기의 첫 번째 스위치(AUX1)를 시동키(ARM)로 두 번째 스위치(AUX2)는 비행 모드를 바꾸는 용도로 설정했습니다.

   

모터를 확인할 차례입니다. 모터 설정은 반드시 프로펠러를 제거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120급 작은 드론이라도 정신이 나갔을 땐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르거든요.

  

호넷에 배터리를 연결합니다. 프로펠러 제거 확인 스위치를 켜고 1번부터 4번까지 레버를 조금씩 올리면서 모터가 그림의 방향으로 회전하는지 확인하세요.

   

호넷의 FC는 OSD가 기본입니다. 비행시간이나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FPV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편리합니다.

   

이것저것 잔뜩 켜있습니다. 입맛에 맞는 기능만 남기고 끄세요. 이제 호넷이 비행할 때 마다 해당 정보를 FPV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호넷을 플레이할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모터에서 확인했던 회전 방향에 맞춰 프로펠러를 장착합니다.

   

하지만 호넷을 더 알차게 즐길 메뉴가 남아있습니다.

   

모드에서 스위치를 하나 더 선택해서 소리가 나게 하거나 LED 스트랩에서 LED가 빛나는 방법을 선택해도 좋습니다.

   

호넷의 FC는 16MB 용량의 블랙박스 저장 공간도 있습니다. 비행 상태를 확인하고 정밀한 PID 튜닝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부드럽지만 민첩한 드론, 호넷


플러그를 마치고 플레이한 호넷은 민첩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부드럽습니다.


100급 이하의 작은 드론이 참새 같은 비행을, 200급 이상의 드론이 매 같은 비행을 한다면 호넷은 비둘기 같습니다.


프리스타일 비행처럼 고도 변화가 많은 비행에서도 100급 이하의 작은 기체처럼 민감하면서도 방정맞지 않고 200급 이상 드론의 묵직한 관성은 덜 느껴집니다.


프로펠러와 모터의 조합도 훌륭합니다. 빠른 전진에도 손실 없는 깨끗한 선회를 보여줍니다.


레이싱 드론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빠른 속도에도 충돌 걱정도 덜합니다.


3mm나 되는 프레임의 강도는 같은 크기의 어떤 드론보다 든든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거의 완벽한 드론이라는 평가가 과장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베타플라이트의 기본 설정만으로 비행하면 진동이 생깁니다.

   

거의 완벽을 좀 더 완벽에 가깝게 하기 위해 PID 설정을 조금 손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쉽게 따라 오신 분들이라면 PID쯤이야 어렵지 않으시겠지만 당장 플레이가 급한 분들에게 많은 호넷 유저가 선호하는 PID를 알려드립니다.

   

Roll 30/50/20, Pitch 33/55/22. Yaw는 기본 설정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거의 완벽에서 조금 떨어진 이유는 PID 때문만은 아닙니다.


PNP 드론이지만 수신기를 넣을 공간도 마련해 주지 않은데다, 어차피 수신기를 넣으려면 분해해야 할 거야라고 생각해서 인지, 배터리를 고정할 스트랩은 분해하지 않으면 끼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길이도 너무 길어요.

   

배터리를 안 주는 건 가격을 생각해서 그렇다고 해도 프로펠러는 좀 더 주지 서운합니다.


2인치도 아니고 3인치도 아닌 2.5인치 크기의 프로펠러는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거든요.


Eachine의 105급 소형 드론도 4S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3S 배터리에 13A ESC도 아쉽습니다.


뭐 여차하면 더 고성능 ESC로 업그레이드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레이싱 드론


레이싱 드론은 부품 선택부터 조립 그리고 튜닝까지 직접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게 레이싱 드론의 즐거움 중 하나지만 그것을 즐기려면 필요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습니다.


거기에 레이싱 드론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죠.


하지만 작은 크기에도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100급 이하의 드론은 직접 만들기보다 만들어진 제품으로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작아서 만들기가 좀 더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직접 만들어도 좋지만 부품을 하나하나 고민해서 따로 주문하고 만들기까지 긴 과정을 생각하면 완성된 BNF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손쉽죠. 따로 사면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많구요.

   

호넷도 부품을 따로 따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조립을 위해 구매할 수도 있지만 고장에 대비한 예비 부품이죠. 사진=www.hglrc.com

   

그래서 100급 이하는 만들어진 드론, 200급 이상은 직접 만드는 드론이 보편적입니다.


120급의 호넷은 크기도 그 사이에 있고 수신기를 조립해 넣어야 하고 FC를 설정해야 하는 부분도 BNF 드론보다 더 손이 가고 복잡합니다.


비행성도 그 사이 어디쯤입니다. 마치 100급 이하의 작은 드론에서 더 크고 빠른 드론을 만나기 전에 PNP로 미리 만나는 드론 같습니다.


하지만 호넷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드론 생활이 가능합니다.

   

호넷을 만든 HGLRC는 레이싱 드론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사진=www.hglrc.com

   

HGLRC는 레이싱 드론 시장에서 품질 좋은 제품과 부품을 제작하기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제 부품으로만 승부하는 레이싱 드론 시장에 좋은 부품을 모아 만든 완성형 레이싱 드론이 도전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나하나 사양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도 레이싱 드론의 즐거움이지만 그런 즐거움에 하늘을 나는 시간을 빼앗겨 버린 드론은 그것으로도 슬프지 않을까요?

    

호넷처럼 가볍게 들고 가서 가볍게 즐기는 드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www.hglrc.com

   

호넷 레이싱 드론 구매 링크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레저용 드론은 촬영용 드론과 레이싱 드론으로 크게 나누기도 합니다.

     

RTF처럼 쉽게 비행을 즐길 수 있는 드론도 있고 직접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드론도 있습니다.


드론의 종류는 앞으로 더 많이 세분화 되겠죠. 아무리 드론들이 세분화 되도 비행이 즐거운 드론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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