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폴리머 배터리 병렬 충전의 양면성
배터리 양을 표시한 그래프가 빨간색으로 변하면 우리도 빨갛게 긴장합니다.
우리가 배터리의 노예가 된 건 스마트폰 보다도 훨씬 전, 핸드폰을 충전해서 사용하던 시절부터가 아닐까요? 그보다 더 오래된 삐삐의 배터리는 어디서나 살 수 있는 건전지 였거든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야 안심하는 우리에게 2차 전지인 충전 배터리는 더 많은 양의 전기를 담을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기의 힘만으로 달리는 자동차도 골프장이 아닌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환경오염이 일상인 요즘은 매연 없는 탈 것은 그만큼 더 멋지죠.
드론이 가깝게 다가온 배경에 배터리의 발전이 있습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어떤 배터리보다 많은 양의 전기를 한꺼번에 뿜어내기에 드론에 적합합니다. 충전도 스마트폰처럼 간편합니다.
하지만 본시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품성은 지극히 까탈스럽습니다.
어떤 부품을 사용하나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인 레이싱 드론의 배터리는 충전기도 수없이 다양하고, 보관도 군대에서 사용하는 탄통을 추천할 지경입니다.
드론 파일럿이라면 몇 개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대해 알아볼까합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알아도 조심해야 하지만 모르면 불타오르거든요.
금쪽같은 시간을 아껴주지만 초가삼간도 홀랑 태울 수 있다는 비술, 병렬 충전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드론의 배터리는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속에 숨은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속 모습은 모두 비슷합니다.
레이싱 드론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별다른 케이스가 없어 더 정직한 모양입니다.
은박지 같은 봉투에 담긴 배터리 묶음으로 되어 있거든요. 이 기본 배터리 한개는 3.7V의 전압을 가지고 있습니다.
완전히 충전하면 4.2V가 되고 2.8V가 될 때까지 쓸 수 있습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까다로움은 전압에 있습니다.
전압이 2.8V와 4.2볼트 사이에 있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온도에 따라서 이 전압이 변하기도 합니다.
이 범위를 벗어난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기도, 분노한 용처럼 불꽃을 뿜을 수도 있습니다.
2개가 들어 있다면 2셀 (2s), 4개가 들어 있다면 4셀(4s) 배터리가 되죠.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전압은 단순히 더하면 되지만 용량은 각 셀을 합친 양이 아닙니다. 셀 하나가 가진 양이 배터리의 양입니다.
그래서 3셀의 1500mAh 배터리는 11.1V (= 3.7x3) 지만 여기서 기본 배터리 1개를 때버리면 전압이 7.4V인 2셀의 1500mAh 배터리가 됩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기본 배터리들은 항상 같은 양 같은 전압을 가집니다. 만약 나란히 연결된 기본 배터리의 양이 서로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첫 번째 기본 배터리의 전압의 4.2V이고 나란한 기본 배터리의 전압이 3.7V라면 말이죠.
첫 번째는 두 번째에게 전기를 공급합니다. 전압은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높은 전압의 기본 배터리는 있는 힘껏 전류를 흘리고 낮은 전압을 가진 기본 배터리는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전류를 받아 마시게 됩니다.
높은 전류 때문에 발생하는 열은 둘째 치고 두 배터리에게 할 짓이 못됩니다. 드론이 힘차게 날아 오르냐 마냐는 다음 문제입니다.
그래서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모든 기본 배터리에 공평한 전기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드론에 연결되는 노란 커넥터 외에 하얀색의 작은 커넥터는 충전할 때 배터리 내부의 평등을 위한 것입니다.
충전기가 노란색의 메인 단자로 배터리를 충전할 전류를 넣는 동안 이 밸런스 잭으로 각 셀의 전압을 조정해 줍니다.
메인 단자에 들어가는 전류는 리튬폴리머가 견디는 최대 전압인 4.2V가 될 때 까지 일정하게 공급됩니다. 4.2V에 도달하면 전류를 점차 낮추고 잠시 후 충전이 완료되죠.
밸런스 충전을 위한 단자가 없는 배터리도 내부에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안전장치가 들어있습니다.
배터리는 얼마의 전류로 충전을 해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배터리가 소화할 수 있는 양보다 높은 전류로 충전한다면 기본 배터리 사이의 전압 차이로 생기는 부작용과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심한 경우 따끈함을 넘어 날고 싶은 욕망을 화염으로 표출할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리튬폴리머 배터리 제조사는 1C로 충전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방전율(Discharging Rate)이라 부르는 C는 배터리가 만들 수 있는 전류의 양을 뜻합니다.
1500mAh의 용량을 가진 배터리는 1500mA 전류를 1시간 흘릴 수 있다는 의미인데 2C는 2배 많은 3000mA의 전류를 흘릴 수 있습니다.
대신 30분이면 다 떨어집니다. 그러니 80C 의 방전율을 가진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전류를 양껏 쓰는 레이싱 드론이 길어야 5분밖에 날지 못하는 사정이 이해가 갑니다.
충전할 때 C도 같은 의미입니다. 1C로 충전하면 한 시간이 남짓한 시간이 걸리지만 두 배의 전류를 사용하는 2C로 충전하면 시간이 줄어들겠죠.
물론 충전할 때의 방전율은 사용할 때의 방전율과 달라 90C 로 충전하면 분노의 화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분노의 90C 충전은 실제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90C 충전은 배터리의 한 시간 사용 용량의 90배에 달하는 전류입니다.
1500mAh의 배터리라면 135,000mA (1500mA X 90C) 의 전류가 필요합니다. 자그마치 135A의 전류입니다.
전기의 힘인 와트(W)는 전류에 전압을 곱한 값이니까 4셀 배터리를 90C 충전한다면 2,268W의 힘을 가진 충전기가 필요합니다.
15평형 에어컨 소비 전력인 50W와 비교하니 내가 대체 뭘 날리고 있나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150W 충전 능력도 작지 않습니다. 16.8V를 가지는 4셀 배터리라면 8,929mAh (=150W / 16.8V) 용량까지 충전할 수 있으니까요.
거의 1500mAh의 배터리 6개 분량의 용량입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 충전방법의 하나인 병렬충전은 바로 이 아이디어에서 탄생합니다.
1500mAh 배터리를 두개 연결해서 3000mAh 를 만든 다음 충전기에는 3000mAh 배터리 하나를 충전한다고 알려줍니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냐구요?
정상적인 방법으로 배터리 2개를 충전하려면 2시간 남짓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방법은 1시간이면 충분하거든요. 150W 충전기라면 5개까지 1시간에 충전을 끝낼 수 있습니다.
레이싱 드론의 비행시간은 길어야 5분.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10개 준비한다면 50분을 비행할 수 있습니다. 20개 충전하면 2시간 정도 즐길 수 있죠.
모처럼 짬을 내어 비행장을 찾으려고 마음먹어도 20시간의 충전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5개씩 병렬충전 한다면 4시간이면 족합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병렬충전의 위험을 이야기 합니다. 병렬 충전은 배터리 셀들이 서로 다른 전압을 가져 내부에서 격한 전류가 흐를 확률이 높습니다.
병렬 충전 전용 커넥터에 과전류를 막는 퓨즈가 있다 해도 상태가 좋지 않은 배터리가 병렬 충전의 끼면 어찌 될지 모릅니다.
화염 속의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내부 발화물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좀처럼 꺼지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배터리 폭발을 경험하지만 충전 중에 특히 병렬 충전을 하는 도중에 만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충전 시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병렬 충전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화재의 원인을 이해하면 안전하게 병렬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규칙을 지키면 말이죠.
비슷한 전압을 가진 배터리끼리만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차이가 0.1V 이하인 경우만 권장합니다.
병렬 충전은 서로 다른 배터리의 셀을 연결해서 하나의 배터리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셀 숫자가 다른 배터리끼리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론 셀 숫자만 같다면 용량이 다른 배터리는 상관없습니다.
항상 주 전원 커넥터를 연결한 다음에 밸런스 커넥터를 연결합니다. 밸런스 커넥터는 큰 전류를 감당하기 부실하거든요.
배터리들을 병렬로 연결한 후에 잠시 기다리세요. 아무리 비슷한 전압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전압이 평형이 될 때까지 전류가 흐릅니다. 전압 차이와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연결하고 10분 이상 기다린 후에 충전을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병렬 충전은 양날의 검입니다. 배터리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지만 잘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으니까요.
한꺼번에 여러 개의 배터리를 더 안전하게 충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충전기를 배터리 숫자만큼 구입하면 됩니다. 비록 비용은 좀 부담스럽지만 우리의 시간은 무엇보다 비싸니까요.
어쩌면 10시간 이상의 충전 시간이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매번 충전이 끝날 때 마다 충전할 배터리를 바꾸는 게 귀찮은 건지도 모릅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개발되기 전에 하늘을 나는 모든 것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했고 그만큼 거대한 몸집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같은 크기 안에 담을 수 있는 전기의 양, 에너지 밀도가 높습니다. 드론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폴리머 배터리와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배터리의 발전은 드론 뿐만 아니라 4차 산업 혁명까지 이끌고 있죠.
하지만 높은 에너지 밀도는 가지는 만큼 폭발의 위험과, 관리의 번거로움은 남아 있습니다.
아무런 고민도 필요 없는 더 좋은 배터리가 등장할 때 까지 우리는 안전에 계속 고민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조만간 전혀 새로운 배터리의 등장을 기대해봅니다. 리튬배터리의 등장도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니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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