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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07. 2018

AI가 만난 드론, 미스틱 (Mystic)

에어랑고의 미스틱 드론, DJI 매빅에게 도전장을...

17cm의 아담한 크기비행시간 21조종 거리 4km 그리고 시속 68km.

3축 짐벌 카메라와 전후방 장애물 회피까지...


이 화려한 사양은 DJI가 최근 출시한 매빅 에어입니다.

  

최근 유출된 DJI 매빅 2는 중국의 만리장성에 전기 철조망 같이 넘보지 못할 사양을 보여주겠죠. 사진=https://dronedj.com


스마트폰 발전과 함께 저렴해진 프로세서와 IMU (Inertial Measurement Unit, 관성 측정 장치),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로 다양한 드론이 탄생했습니다.


세상 무엇에도 프로펠러만 달면 날아오를 듯한 때도 있었죠. 오늘의 새 기술이 내일이면 구 기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상했던 기능들은 생각보다 쉽게 동작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만 남깁니다.

   

그러는 사이 드론은 점점 기술 집약적인 산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술과 자본을 꼬박꼬박 저축한 DJI 드론은 막강한 사양과 대량 생산의 힘으로 이룬 저렴한 가격으로 더 이상 대적할 상대가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드론들은 DJI보다 한 가지 사양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패럿의 아나피는 DJI 드론보다 더 넓은 짐벌 가동 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parrot.com


지금도 수많은 드론의 도전이 계속되지만 고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세를 평정해 중원 통일의 평화 시기야 말로 혁명의 불씨가 타오르는 시기입니다.


혁명을 이끌고 온 기술은 기존의 기술을 부수기 때문입니다.


에어랑고의 드론, 미스틱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에어랑고의 드론 미스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응용한 드론입니다. 


미스틱 드론을 기능으로만 판단한다면 지금까지의 드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기능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우리가 미스틱 드론에 관심을 가는 이유입니다.


미스틱의 AI는 기존의 드론 기술을 쓸모없는 기술로 밀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드론과 만나면


4차 산업혁명 하면 따라오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VR 그리고 인공지능과 드론입니다.


각각의 키워드는 혼자서 빛을 발하기도 다른 기술과 함께해서 가치가 돋보이기도 합니다. 


하나씩 헤아려서는 파악할 수 없는 양의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을 만나 발전하고


AR과 드론이 만나서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인간계에서 가장 뛰어난 바둑 실력을 자랑하는 이세돌을 이기고 기고만장 해진 인공지능은 자동차를 운전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드론을 조종하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물론 인간과 인공지능 누가 드론을 더 빨리 조종할까 시합도 있었지만. 사진=https://www.youtube.com


인공지능과 드론은 좀처럼 교차점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둑을 잘 두거나 스스로 운전하는 기능을 드론에 응용하면 재미없잖아요.


땅에 붙어살던 우리에게 이제 막 비행의 즐거움을 가르쳐준 드론인데요.


모처럼 구입한 드론이 버튼 하나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거야 참 고마운 기능이지만 버튼하나로 혼자 날아다녀서야 비둘기랑 다를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사진을 구별하는 능력이죠.


지금의 인공지능은 머신 러닝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머신 러닝이 잘하는 게 사진 구별입니다.


수 많은 사진 중에 고양이를 찾아봅시다. 사진=https://www.google.co.kr


컴퓨터에게 고양이 구별법을 가르쳐 봅시다. 눈이 두개에, 귀가 있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특징을 고르는 방법을 가르쳐서는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사진 속에 점들이 배열된 모양에 집중합니다. 아주 단순한 계산을 반복해서 나온 결과들 중에 하나를 고양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럼 컴퓨터는 같은 방법으로 계속 고양이 사진을 골라냅니다. 더하기와 곱하기 정도의 단순한 계산을 여러 번 반복해서 가장 근사한 답을 찾는 방법이 머신러닝입니다.


머신러닝은 고양이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마지막에 판단한 값이 고양이일 확률이 높다는 사실만 알고 있죠.


이 방법은 사람의 뇌와 유사하게 동작합니다. 사람도 아주 단순한 신경세포가 끝없이 연결된 신경들의 뭉치인 뇌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사진=https://ko.wikipedia.org


머신 러닝 기술로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이 드론에게 더해진다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다른 드론이 풍경을 현실적으로 담는데 그친다면 AI 기능을 가진 드론은 자신이 무엇을 찍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팔로우 미 기능을 따라가던 드론이 목표를 놓치면 뜬금없는 말뚝 호버링을 시전하지만 AI 드론은 능동적으로 목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단체 셀카에서도 AI는 다릅니다.


다른 드론이 목표에 렌즈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AI는 화면에 모든 얼굴을 인식하고 서운한 사람이 없도록 거리를 조정할 테니까요.





인공지능 드론미스틱


2015년부터 미스틱을 준비한 에어랑고는 2016년에 독자적인 인공지능 ANFA (Advanced Neural-Network Forward Architecture)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댕댕이는 99% 맞출 수 있다고 합니다. 사진=http://airlango.com


ANFA를 무기로 미스틱은 5가지 비행 모드로 가지고 있습니다.


3차원 추적, 제스처 인식, 자동 설정 사진 촬영, 자동 설정 비디오 촬영 그리고 사파리 기능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팔로우미 기능은 다른 드론과 다르지 않습니다. 설정한 목표를 화면에 담습니다. 목표가 어디로 가더라도 말이죠.


가벼운 셀피 드론도 가진 기능이지만 미스틱은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1~8m까지 거리를 3차원으로 인식하는 센서입니다. 미스틱은 2개의 카메라 센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일반적인 팔로우미 기능이 목표의 크기나 GPS 트렉커 정보로 거리를 유지하는데 반해 미스틱은 센서로 거리를 측정하고 유지합니다.


목표를 따라 이동하는 경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이 이용됩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제스처 인식 역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6가지 다른 동작을 인식합니다. 


제스처만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제스처 인식 기능 역시 새롭지 않은 기능이지만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한 미스틱은 사람의 행동을 정확하게 인식합니다. 사진=http://airlango.com


자동 설정 사진과 자동 설정 비디오 촬영 역시 3D 센서와 인공지능은 돋보입니다.


미스틱 드론은 주인을 알아보는 기능을 더해


화면에 가장 예쁘게 찍히는 거리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목표를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영상을 촬영하거나 진행방향과 나란히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기능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360도를 회전하면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기능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기능은 대부분의 드론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스틱은 AI로 기존의 드론이 할 수 있는 일 이상을 시도합니다. 


사파리 기능입니다.


사파리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지정한 범위를 비행하면서 AI로 피사체를 판단해 재미있는 사진을 자동으로 찍는 기능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미스틱의 AI는 지난 1월에 약 20가지의 사물을 구별한다고 보도했으니까 지금쯤 그보다 더 많은 사물을 배웠으리라 기대합니다.


사파리 기능으로 AI가 어떤 흥미로운 사진을 담을지 궁금해집니다.


AI를 위해 미스틱은 전용 GPU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AI의 사물 인식은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단순한 계산을 빠르게 반복해야 합니다.


컴퓨터의 CPU가 복잡한 계산을 위한 프로세서라면 모니터의 화면을 구성하는 비디오카드는 단순 반복 계산을 수행하는 계산기 입니다.


미스틱은 드론 제어를 위해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 820(Snapdragon 820)과 AI 구현을 위해 별도의 아드레노 530 (Adreno 530)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스틱으로 만나는 드론의 미래



미스틱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CES 2018에서 입니다.


얼핏 보아서는 그렇고 그런 폴딩 드론으로 보입니다.


휴대를 위한 폴딩 구조는 레저용 촬영 드론의 기본 소양이 된지 오래라 폴딩 만으로 관심을 끌기는 어렵습니다.


앞쪽의 모터가 아래로 달려있다는 점이 조금 신기하긴 합니다. 미스틱의 카메라는 소니의 1200만 화소 IMX378입니다.


4K 화질의 30fps 동영상을 찍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녹화를 위한 짐벌은 없습니다.


촬영된 영상을 다시 배열해서 흔들림을 제거하는 손 떨림 방지 기능이 있지만 짐벌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별도의 조종기 없이 스마트폰과 연결되기 때문에 비행 거리는 200m 밖에 되지 않습니다.


셀카 드론으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미스틱 드론이 자랑하는 사파리 모드를 즐기기엔 아쉽습니다.


에어랑고도 그 점이 아쉬웠는지 비행거리를 800m 까지 증폭시키는 액세서리를 준비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30분의 비행시간은 눈에 띕니다. 이만한 비행시간을 가진 드론도 흔하지 않지만 특히 셀카 드론으로는 과분한 시간입니다.


에어랑고는 인텔리전트 배터리 덕이라고 소개하는데, 3000mAh의 고용량 배터리 덕인가 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덧없는 비교일지 모르지만 DJI의 매빅 에어와 비교해 봅니다.



DJI의 매빅 에어와 비교해서 더 긴 비행시간과 비슷한 영상 해상도를 가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3축 짐벌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미스틱의 AI가 사물을 파악하고 최적의 구도로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드론이 이동하면서 기울어지는 각도 때문에 영상이 흔들려서야 AI의 특징이 가려질 테니까요.


DJI의 매빅 에어와 비교해서 더 긴 비행시간과 비슷한 영상 해상도를 가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3축 짐벌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킥스타터를 통해서 펀딩 중인 가격 역시 459불로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게 느껴집니다.


물어보면 엉뚱한 소리만 하는 AI 스피커에 실망한 마음을 AI 미스틱으로 치유 받을 수 있을까요?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하지만 앞에 무엇이 있는지 인식하고 비행하는 드론과 그렇지 못한 드론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더 뛰어나고 안전한 비행을 위해 더 많은 센서와 더 복잡한 제어를 요구하는 지금의 드론 기술은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DJI가 축적한 기술을 능가하려면 더 뛰어난 프로세서와 더 많은 센서, 그리고 덕분에 올라간 비용과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DJI의 새 드론에게 조차도 똑같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AI는 다른 접근 방법을 제시합니다.


AI에게 이런 한계는 아주 쉬운 문제일지 모릅니다. AI는 기존의 드론 기술을 비싸기만 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기술로 만들어 버릴지 모릅니다.


펀딩 목표 금액의 2배를 가볍게 넘긴 미스틱 드론이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미스틱 드론은 오는 11월에 배송을 시작합니다.


과연 실망만 남겨주었던 다른 클라우드 펀딩 드론들 처럼 씁쓸한 기억으로 남을지 아니면 AI를 응용한 매력 있는 첫 드론이 될지는 판단하기 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미스틱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면 우리는 새로운 드론의 시대를 만나게 될지 모릅니다.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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