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의 신작 '맨티스Q' 파헤치기
여행을 떠나기 전 어떤 물건들을 준비하시나요? 신상 옷과 선글라스, 혹시 긴 여행이라면 여벌옷과 세면도구도 필요합니다.
스마트폰 보다 중요한 충전기는 꼭 챙겨야 하고 충전케이블도 잊으면 안 되죠.
스마트폰 카메라도 좋지만 여행지의 공기를 생생하게 담고 싶다면 좋은 카메라도 필요합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탁 터진 풍경을 향한 여행에서 드론은 더 넓은 풍경을 선물합니다.
드론으로 찍는 셀카도 좋지만 남다른 시각으로 담은 풍경은 여행의 추억을 더 넓게 기록해 줍니다.
물론 드론과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지인지 미리 확인해야 하죠.
미친 듯 날아다니는 드론이나 멋진 항공사진을 위한 드론, 하늘에서 열일하는 드론도 있지만 가뜩이나 짐이 많은 여행길에는 가벼운 드론이 제격입니다.
셀카 드론은 조금 아쉽습니다. 여행지에서 남길 셀카는 풍경을 함께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 여행을 위해 고민해야 할 드론이 또 있습니다. 유닉(YUNEEC)의 맨티스Q (Mantis Q)입니다.
브리즈 이후 2년 가까이 가볍게 날릴 드론 소식을 들려주지 않던 유닉이 뜻밖의 드론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폴딩 드론입니다.
별로 신기할 것도 없는 접히는 드론입니다. 아무리 큰 드론도 다리를 접을 수 있다면 휴대 능력치가 급상승하니까요. 이제 여행용 드론에게 폴딩은 필수입니다.
여행은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거기에 드론 조종까지 고민해야 한다면 머리를 식히려고 떠난 여행이 출근만 못할지 모릅니다.
맨티스Q는 인식한 사물을 따라가는 비주얼 트래킹(Visual Tracking) 외에도 다양한 자동 비행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행금지구역에서의 비행을 제한하는 지오펜스(Geo Fence) 기능도 있습니다.
자동 비행을 위한 GPS와 글로나스(Glonass) 사용이야 이제는 완구 드론에게도 당연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맨티스Q는 GPS나 글로나스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비행 모드를 제공합니다.
하늘에서 항상 우리를 감시하는 위성을 피할 곳은 실내뿐입니다.
맨티스Q는 위성과 연결되지 않을 때를 비정상으로 보지 않고 실내로 판단합니다. 이때 비행속도는 최대 시속 15km로 제한됩니다.
여행의 추억을 4K 동영상으로 담을 카메라는 아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향 20도까지 움직입니다.
비행성능도 뛰어납니다. 스포츠 모드에서 최대 시속 72km를 자랑하고 비행시간도 33분으로 지금까지 나온 어떤 드론보다 긴 비행시간을 자랑합니다.
여행지에서 30분 이상 촬영할 일은 많지 않습니다. 이동하면서 가볍게 기록한다면 배터리 하나로 충분합니다.
얼굴을 인식하고 미소에 반응해 촬영하는 기능도 독특하지만 맨티스Q를 돋보이게 하는 기능은 음성 인식입니다.
맨티스Q는 작동(Wake up), 사진촬영(Take a Picture), 영상촬영(Record a Video), 셀카촬영(Take a Selfie) 등의 목소리를 인식합니다.
음성 인식 드론은 맨티스Q가 처음입니다.
손동작을 인식하는 제스처 기능은 조용히 날지 못하는 드론을 조종하는데 유용합니다.
맨티스Q 역시 손을 흔들어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음성인식 기능은 고프로 액캠과 스마트 스피커 정도입니다.
1.5km까지 비행이 가능한 맨티스Q는 조종기를 포함하고도 499불입니다.
다리가 접히는 폴딩 드론인데도 DJI 매빅 시리즈와 비교하는 대신 스파크와 비교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 499불에도 선뜻 맨티스Q에 손이 가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비주얼 트래킹 기능은 좀 난다는 드론은 모두 가지고 있는 팔로우 미(Follow Me) 기능이고 GPS를 가진 드론에게는 POI이나 리턴 홈은 하나도 신기한 기능이 아닙니다.
실내 비행을 위한 IPS 기능을 자랑하지만
4K 동영상을 담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영상을 담을 EIS(Electronic Image Stabilization)가 있긴 하지만 이 기능은 1080p 해상도만 지원합니다.
DJI 스파크도 3축 짐벌이 아닌 2축 짐벌을 사용하지만 찍은 사진을 잘라내지 않기 때문에 더 넓은 풍경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위로 20도나 올라가는 1축 짐벌도 90도를 자랑하는 패럿의 아나피에 비하면 자랑거리도 못되는데다 매빅 에어는 그보다 조금 미치지 못하는 17도까지 기울어지니까요.
물론 33분의 비행시간은 그 어떤 드론보다 뛰어나지만 막 출시된 매빅2가 31분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최대 속도도 시속 72km로 동일합니다.
미소를 인식해서 촬영하는 기능은 자칫 썩소 사진이 될 수 있고,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는 기능은 획기적이지만 드론이 아닌 조종하는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이용합니다. 드론 자체 기능이라기보다 맨티스Q 조종 앱의 기능입니다.
오케이 구글이나 시리를 생각하면 하나도 신기할게 없죠. 게다가 이 기능은 평소에 영어 회화 공부를 소홀히 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입니다.
다리가 접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빅 시리즈와 비교하는 건 잔인하죠. 그래서 고른 상대는 스파크입니다.
비록 충돌 방지 센서와 짐벌에서 스파크에 미치지 못하지만 비행시간과 속도, 비행거리는 월등히 뛰어납니다.
여행을 함께할 드론을 찾아 헤매던 손이 맨티스Q 앞에서 다시 멈춥니다.
어느새 드론은 DJI만 만드나 싶지만 아나피를 만든 패럿과 함께 팬텀에 대적하는 타이푼 시리즈를 만든 유닉도 익숙합니다.
유닉의 셀카 드론 브리즈는 높은 완성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가벼운 비행을 위한 드론은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도록 좀처럼 소식이 없었습니다.
유닉은 전문적인 드론만 만들려나 보다 싶었죠. 누구나 쉽게 날릴 드론 시장이 커지면서 DJI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잠식했거든요.
레저 드론의 트렌드는 DJI가 이끌고 있습니다. 그점은 유닉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닉은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다른 드론이 더 멀리 더 오래 더 빠른 비행 등 성능을 어필하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맨티스Q는 여행가방에 쏙 들어가는 그래서 추억을 함께 하는 드론이라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SLR 카메라가 더 멋진 기록을 남기겠죠. 하지만 생생한 기록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더 많이 담을 수 있습니다.
추억을 남기는데 조리개 값이 어떤지 셔터 스피드는 얼마가 좋을지 하는 고민은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맨티스Q는 기계식 짐벌도 충돌 방지 센서도 없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가 사진 기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담을 충분한 사진을 선사한 것처럼 맨티스Q가 드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운 비행을 소개할 드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