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 잡으러 온 카메라, 런캠3(Runcam3)
드론을 위한 액세서리는 많습니다.
DJI 매빅처럼 인기 있는 드론은 우리의 지갑을 훌훌 털어가는 인기 있는 액세서리도 많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는 카메라입니다. 특히 새하얗게 번지는 직사광선에서 회색의 그늘로 들어가도 밝은 화면을 유지하고 먼 곳까지 선명한 초점을 잃지 않는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드론과 카메라는 마징가의 로켓 펀치 입니다. 떨어지면 쌍방 모두 볼썽사나워지죠.
자신의 취향과 비행 실력에 맞춰 직접 조립하는 레이싱 드론도 비행을 남기려면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레이싱 드론에게 액션 카메라는 없으면 서운합니다. 특히 자유로운 비행을 자랑하는 프리스타일에 비행을 담을 카메라가 없으면 스프 없이 끓인 라면이 됩니다.
드론스타팅도 드론을 위한 액션 카메라를 많이 살펴보았죠.
수많은 액션 카메라 중에서 가성비 최강의 액션 카메라를 찾았으니
99불의 파격적인 가격에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런캠3는 방수 기능과 해상도를 빼면 딱히 흠잡을 데 없이 출시되었습니다. 지난 2017년 4월입니다.
레이싱 드론의 눈인 FPV 카메라로 기술을 쌓아오던 런캠사의 야심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국내외 사이트에서 ‘재고 없음’으로 애태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레이싱 드론 파일럿의 궁금증만 늘어가는 가운데 레이싱 드론을 파는 한 사이트에서 공지문이 발견됩니다. 특허 침해를 피하기 위해 판매를 중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고프로는 디자인과 관련한 특허를 문제 삼았다고 합니다. 런캠은 런칭 한 달 만에 야심작 런캠3의 판매 중지를 결심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결국 가성비 최강의 드론용 액션 카메라는 전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드론을 위한 가성비 최강의 액션 카메라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액션 카메라가 드론과 함께했죠. 그러던 어느 날 런캠3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런캠3의 WDR (Wide Dynamic Range)는 작렬하는 태양으로 하얗게 번진 하늘을 푸르게, 서늘한 그늘 밑의 어둠은 환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프로보다 뛰어나다는 평까지 듣던 WDR의 성능은 런컴3s에서 더 강화되었습니다.
레이싱 드론은 추락보다 충돌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드론 완성을 기념하며 찍은 첫 사진을 영정사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첫 비행에서 충돌로 눈물과 함께 산화해 버리기도 하거든요. 거기 고정하는 액션 카메라니 아무리 튼튼해도 성할 리 없습니다.
런캠3s는 튼튼하기가 고릴라 같다는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가 금속 케이스에 결합하여 카메라를 보호합니다. 더 빠르게 진화하는 레이싱 드론의 충돌은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으니
영상의 최대 해상도는 1080p에 60프레임으로 기존 런캠3와 동일하지만 화면에 담는 각도는 155도에서 165도로 더 넓게 담을 수 있습니다. 크기와 무게도 약간 커졌습니다. 대신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드론을 위한 최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던 액션 카메라 런캠은 ‘s’를 달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런캠3를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가 이런 저런 슬픈 주머니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사지 못했던 아픈 기억을 가진 분들은 이제 다시 위로 받을 수 있습니다.
런캠3s는 런캠3와 비교해서 좀 더 고프로 히어로 5 세션과 다른 디자인이라도 깍두기 모양을 버리지 않은 이상 특허가 걱정입니다. 하지만 이번은 고프로도 크게 뭐라 하지 않을 듯합니다. 고프로는 히어로 7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세션을 포함한 이전 모델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사양은 역대 최강입니다. 12MP 해상도 사진에 4K화질에서 60프레임으로 촬영이 가능하지만 2.7K 화질에서는 120프레임으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4배로 느리게 재생해도 30프레임을 유지합니다. 1080p 해상도에서는 240 프레임입니다. 8배 느리게 해도 어색하기가 30프레임 입니다.
촬영된 영상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도 매력적이지만 세로로 촬영할 수도 있어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쳇에도 어울립니다. 게다가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10m 방수는 고프로의 전통이 되어 버렸습니다.
드론은 물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액션 카메라의 방수는 무척 반가운 기능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히어로 7 블랙을 드론을 위한 최강의 액션 카메라라 부르긴 아쉽습니다. 히어로 7 블랙은 히어로 5 세션보다 드론에게 불친절한 모양이거든요.
드론에 고정하려면 별도의 고정 장치를 고민해야 하지만 고프로 히어로 7 블랙을 드론을 위한 최강의 액션 카메라로 선택한 이유는 초부드러운 안정화 (HyperSmooth Stabilization) 기능 때문입니다.
이 기능은 짐벌 없는 드론에게 짐벌을 달아준 듯 한 영상을 만듭니다. 드론의 진동은 모터가 회전하면서 발생합니다. 프로펠러의 무게가 균형이 어긋나있다면 한 바퀴 돌때마다 진동이 생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드론의 BLDC 모터는 내부에 많은 자석을 가지고 있는데 자력이 바뀔 때 마다 자석과 자석 사이를 지나면서 힘에 불균형(Cogging Torque)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짧고 빠른 진동은 액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이 기능은 촬영된 영상을 한 컷 한 컷 정성껏 잘라 붙여야 하기 때문에 빠른 프로세서가 필요합니다. 고프로는 이 능력을 위해 자체 개발한 GP1을 히어로 6 버전부터 사용했지만 히어로 7 블랙은 초부드러운(HyperSmooth) 영상을 위해 소프트웨어와 메모리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원본 영상을 잘라내기 때문에 화각이 좁아지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10% 정도만 줄어들 뿐입니다.
고프로 히어로 7 블랙의 초부드러운 영상기능은 드론 영상의 뽀샵이라는 평가입니다. 잡티는 기본이고 턱깎고 콧대 세운 포토샵 사진처럼 영상을 보정합니다. 매끄러운 비행 영상은 파일럿의 기량을 반증했지만 히어로 7 블랙은 기량까지 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흔들리는 영상도 포토샵처럼 컴퓨터로 후보정이 가능하지만 히어로 7 블랙은 그런 수고가 필요 없습니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액션 카메라 런캠3s와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고프로 히어로 7 블랙, 어떤 제품을 마음에 두고 계신가요? 물론 선택은 몇 달 전 구입한 드론의 할부 상태와 최고의 영상에 대한 자부심과 등짝이 아직 얼마나 건강한가 까지 다양한 조건을 염두에 두어야 겠지만 두 가지 모두 정답은 아닐지 모릅니다. 런캠3s의 가성비 넘치는 성능은 매력적이지만 1년을 넘게 기다린 신제품인데도 전설의 런캠3보다 영상 성능은 큰 발전은 없습니다. 가격도 발전이 없습니다.
고프로 히어로 7 블랙은 최고의 성능만큼 가격도 최고입니다. 자비 없는 가격 52만원보다 비싼 레이싱 드론은 없습니다.
92.4g의 무게는 1g의 군살도 안타까운 레이싱 드론에게 부담스럽습니다. 모양도 세션에 비하면 드론 따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듯 냉정합니다.
드론을 위한 다른 카메라도 많이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미궁에 빠진 듯하지만 괴로워 하지 마세요. ‘묻지마 이거 사’ 보다는 어떤 액션 카메라가 좋은지 고민하는 것도 드론을 즐기는 방법 중 한가지 아닐까요? 선택은 넓을 수록 좋습니다. 물론 선택 장애는 고통을 동반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서 드론스타팅이 있으니까요. 드론스타팅의 조언은 언제나 한결같이…
다 사시면 됩니다.
레이싱 드론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은 있지만 한대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드론은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종류별로 다 달아주세요. 다 필요한 겁니다!!! 지갑이 말라 갈라진지 오래라구요? 저는 더 열심히 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