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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Oct 26. 2018

길이 없다고? 그래서 드론이 있다!

드론, 공중 의약품 인프라를 구축하다.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OCT 2018

  

  

드론이 열어갈 새로운 길과 매터넷 이야기


DJI, 유닉(Yuneec), 패럿(Parrot), 3D로보틱스(3DRobotics)... 드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그런데 유망 기업을 소개하는 각종 언론 보도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이들은 드론 개발 대신 그 활용에 대해 고민한다. 바로 '매터넷(Matternet)'이다.

  

  

매터넷은 2011년,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드론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아주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창립됐다. 드론 네트워크란 드론을 활용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매터넷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소위 '택배 드론'을 만드는 일이다. 그 바탕에는 드론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철학이 존재한다. 매터넷의 첫 프로젝트는 의약품 수송용 드론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싱귤래리티 대학의 수업 주제인 "현대 과학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한 수십억 인구의 문제 해결"과 관련이 있었다.

  

'드론 택배'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매터넷 멤버들은 느리고 비효율적인 운송 시스템을 개선해 많은 사람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드론에 주목했다. 하지만 연구를 거듭할수록 짧은 비행시간이라는 드론의 단점이 두드러졌다. 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거장(Station)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한 대의 드론이 여러 정거장을 거쳐 목적지까지 물건을 나르는 방법이다.

  

  



매터넷이 레소토에서 진행한 연구


매터넷은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레소토(Lesotho)라는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정거장 시스템과 실제 배송 비용을 책정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레소토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각각 15분 동안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150대 투입하고, 50개의 정거장을 10km씩 간격을 두고 세울 경우 드론 제작과 정거장 건립에 약 90만 달러(약 10억 1300만 원)가 든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매터넷의 정거장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후에는 드론이 한 번 비행할 때마다 24센트(약 270원)가 소요됐으며, 운송망의 면적은 약 364㎢에 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1차선 도로를 고작 2km 건설할 때 100만 달러(약 11억 2500만 원)가 소모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터넷의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다. 자신감을 얻은 매터넷은 2011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아이티 구호 활동에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갓 시작한 스타트업인만큼 대규모의 활동을 벌이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재난 현장에서 드론이라는 낯선 물체로 의약품을 나른 것은 전 세계에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매터넷은 비영리 활동을 넘어 본격적인 상업 활동에 뛰어들었다.

  

  



첫 작품, ‘매터넷 원(Matternet ONE)’ 드론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매터넷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한편, 협업을 통한 사업 발굴에 진력하여, 마침내 2015년 초 그 첫 결실을 맺었다. 바로 매터넷의 첫 번째 드론인 '매터넷 원(Matternet ONE)'을 개발한 것이다.


매터넷 원은 1kg의 화물을 싣고 20km를 이동할 수 있는 운송용 드론으로, 더 정확히 표현하면 드론을 활용한 화물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시스템은 이동통신망과, 클라우드(Cloud) 기술을 더해 조종자가 필요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매터넷 원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각각의 기체에는 3G나 4G 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들어 있다. 이 카드를 통해 기체는 인터넷, 더 정확히 말해 매터넷의 클라우드 서버에 연결된 상태가 된다. 이 서버의 데이터는 기체 주변의 비행금지구역, 장애물, 기상 상황, 여객기 등 다른 비행체의 유무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기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목적지까지 최적의 비행경로를 판단해서 자율적으로 비행하게 된다. 기존에 존재하던 인프라에 매터넷의 드론을 결합한 것이 매터넷 원인 것이다.

  

장거리 배송을 위한 고정익 드론도 있습니다.


첫 상용 시스템 개발을 마친 매터넷은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고, 이내 첫 파트너십을 스위스와 체결하게 되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스위스는 새로운 운송 패러다임 조성을 위해 매터넷과 손을 잡았다. 매터넷은 스위스 월드카고(Swiss WorldCargo), 스위스 포스트(Swiss Post)와 협약을 맺고 2015년 7월부터 시험 운용을 시작했다. 스위스와의 협약을 이어가던 매터넷은 같은 해 세계적 권위의 경제 회의인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World Economic Forum)에서 선정한 49개 기술 혁신 기업(49 Technology Pioneers)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세계적 기업 메르세데스-벤츠의 파트너가 되다


이듬해인 2016년, 매터넷은 아주 유명한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바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이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중심으로 협약을 체결했고, 그 개발 계획에 '비전 밴(Vision Va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비전 밴은 운송용 드론과 밴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밴의 지붕이 발사대 및 착륙장 역할을 하고 드론에 짐을 싣는 과정과 배터리 교체 등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비전 밴에는 매터넷 원을 개량한 매터넷 M2를 사용한다. 이 드론은 최대 2kg까지 적재가 가능하고 장애물 회피, 저고도 비행 기능 등이 더 향상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비전 밴 계획과 함께 매터넷 지분의 일부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벤츠 측이 향후 5년 간 미래 산업에 5억 6200만 달러(한화 62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밋빛 미래가 아직 멀지만 기대는 계속 된다


물론 매터넷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드론 네트워크가 구축될 정도가 되려면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하다. 언제 그 수준에 도달할지 가늠하기는 매우 힘들다. 더군다나 각종 제도, 여론 등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고, 아직까지 수익 모델이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금 소진으로 인해 쓰러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매터넷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매터넷의 구성원들이 그동안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과 확고한 비전 때문일 것이다. 이 기사의 마지막은 랩토포울로스의 TED 제목으로 장식할까 하는데, 매터넷의 정신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하는 문장은 없을 것이다.

  

  

“길이 없다고? 그래서 드론이 있다!(No roads? There's a drone for that!)”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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