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압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신 위자드 X220HV
오래 비행하는 드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몸체를 가볍게 하거나 떠오르는 일 외에 에너지가 다른 곳에 쓰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만들어진 모터와 프로펠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용량이 큰 배터리가 가장 확실한 선택입니다.
25배가 넘는 용량을 가졌으니 비행시간도 25배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6배에 못 미치는 비행 시간은 바로 무게 때문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크면 배터리도 커지고 그만큼 드론도 무거워지니까요. 비행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건 배터리 용량 말고도 또 있습니다.
비행시간보다 비행 속도가 더 중요한 레이싱 드론은 1300mAh 용량의 넉넉한 배터리를 가지고 있지만 2분에 모두 소모해 버립니다. 분명히 29분 비행이 가능한 촬영용 드론이 20분도 되지 않았는데 그만 착륙하라는 경고를 한다면 레이싱 드론처럼 과격하게 날렸거나 바람이 레이싱 드론 속도로 지나갔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가만히 떠 있기만 해도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비행해야 하니까요.
레이싱 드론의 배터리는 빠른 가속을 위해 엄청난 양의 전류를 흘릴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의 최고 속도에 영향을 주는 기준은 전류 외에 한가지 더 있습니다. 전압입니다.
같은 모터라면 큰 전압을 사용할수록 더 빨리 회전합니다. 그래서 드론 레이싱 대회는 최고 전압 16.8V가 기준이었습니다.
격투기 경기에서 체급이 나누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더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드론은 더 유리할 테니까요.
그리고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 열릴 드론 레이싱 대회도 배터리 최고 전압 기준이 사라질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드론에 사용되는 BLDC 모터는 전자석 (Stator)와 자석 사이에 발생하는 힘으로 회전합니다. 자석을 강하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전자석이 강하면 더 강한 힘이 발생합니다. 모터의 회전 속도와 힘은 이 전자석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압이 높으면 일단 힘도 커집니다.
앞에 4자리 숫자는 자력을 만들 전자석의 크기를, 뒤에 숫자는 회전 속도를 의미합니다. 이 속도가 전압에 비례합니다. 2306-2850kv 모터는 지름23mm, 두께 6mm 크기의 전자석을 가진 모터로 16.8V의 전압을 넣으면 1분에 47,880바퀴(= 2850kv x 16.8V)를 회전합니다. 물론 프로펠러를 달면 사정이 달라져 정말로 47,880RPM으로 회전하는 건 아니지만 전압이 크면 더 빨리 도는 건 확실하죠.
드론에 사용되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 하나는 최대 4.2V의 전압만 가집니다. 어떻게 16.8V나 되냐고요? 전압을 올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배터리에 표시되어 있는 3S와 4S의 S는 직렬연결을 의미하는 series에서 왔습니다. 2개를 연결하면 8.4V가 되고 4개를 연결하면 16.8V가 되고 6개를 연결하면 25.2V가 되죠. 4s 배터리를 연결한 2850kv 모터는 47,880 RPM에서 71,820 RPM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자동차 게임에 부스트 업 버튼 같죠.
지금까지 레이싱 대회는 그래서 배터리의 최대 전압을 제한했습니다. 공정한 경기를 위한 선택이었죠. 라이트 급 선수가 헤비급 선수보다 강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헤비급 선수가 더 무섭잖아요. 하지만 실제로 전압을 마냥 높인다고 경기에서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배터리가 커져야 하니까요.
배터리 제한이 풀린 무제한 경기에서 4s 배터리로 출전한 선수가 우승을 하기도 했습니다. 강한 만큼 무거워 진다면 6s가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닌거죠. 배터리 제한이 사라진 지금 정말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 해보지 않으면 모르잖아요.
6s의 속도를 경험하려면 어떤 것을 바꿔야 할까요? 5V를 기준으로 동작하는 비행 컨트롤러 (FC, Flight Controller)나 수신기, FPV 장비는 전압을 내려주는 장치(BEC, Battery Eliminator Circuit)를 지나기 때문에 사용하던 드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6S 배터리가 바로 연결되는 부품들은 6S의 높은 전압을 견디지 못할지 모릅니다.
전압이 높은 만큼 전자 변속기의 사양도 45A 이상의 전류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터도 6S의 높은 전압을 견뎌야 하구요. 전자 변속기 4개와 모터 4개까지 금전 출혈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진짜 지출은 아직 입니다. 바꿔야 하는 부품 중에 가장 비싼 것이 남았습니다.
배터리는 아무리 많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로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분입니다. 30분 비행하려면 10개는 필요하죠.
그래서 많은 드론 레이서들이 6S 드론에 지갑을 여는데 망설이고 있습니다. 비행 실력이 6S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지갑이 6S의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고민은 끝나지 않았는데 최고 속도가 높다고 드론 레이싱에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뜻밖에 드론을 발견합니다.
완성된 레이싱 드론도 만들던 이신이니 레이싱 드론 하나쯤 새로 등장해도 하나도 신기하지 않지만
모터 축의 대각선 거리가 220mm라 이름이 X220HV인 이 드론은 재미있습니다. 6S 배터리를 감당합니다. 전자 변속기도 45A의 전류를 소화합니다. 순간적인 전류라면 50A까지도 견딥니다.
속도 보다는 힘을 선택한 듯한 1650KV 모터는 레이싱보다 프리스타일에 적당한 사양입니다. 끝없는 낙하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상승할 힘을 숨기고 있으니까요.
FPV 카메라 고정 구조와 영상 송신장치까지 최근 이신의 드론답게 깊이 고민한 설계가 돋보입니다. 최고의 선택은 아닐지 몰라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신의 위자드 X220HV는 6S 레이싱 드론을 경험할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 입니다.
까다로운 레이싱 드론 파일럿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RTF(Ready to Fly, 구매 후 바로 날릴 수 있는 드론)나 BNF(Bind and Fly, 조종기와 연결하면 바로 날릴 수 있는 드론)에서 마음에 쏙 드는 드론은 찾기 힘들죠. 비싸지만 최강의 사양을 가지거나 가성비의 끝을 보여주는 부품은 너무 다양하고 비행을 즐기는 스타일은 더 다양하니까요.
그러나 위자드 X220HV는 6S 배터리를 경험하는 가장 간편한 드론 그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6S를 출력을 소화할 45A 일체형 전자 변속기에 비행 컨트롤러(FC, Flight Controller)는 평범한 F4 칩을 사용하지만 (숫자가 클수록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 비행 컨트롤러를 설정하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보통은 USB로 컴퓨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드론의 다양한 기능을 조정하지만 이 블루투스 모듈은 이름 그대로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무선으로 연결합니다. USB 케이블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죠.
위자드 X220HV는 너무 멀리 날아가도 쉽게 찾을 대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6S 배터리가 분리되거나 방전되어도 이 알람은 주인이 자신을 찾아줄 때까지 계속해서 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물론 위자드 X220HV로 6S의 진면목을 맛보기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25.2V의 출력으로 150% 더 빠른 속도를 경험하기에는 모터의 최대 회전 속도가 1650KV로 낮습니다. 4S 배터리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2600KV 모터가 만드는 분당 최대 회전수는 43,680 RPM인데 반해 6S 배터리인데도 41,580 RPM입니다. 물론 순간적인 움직임은 다르겠지만요.
일정한 공간에서 속도를 겨루는 레이싱 드론에게 별로 필요하지 않을 분실 방지 알람이 들어 있는 것을 봐도 그렇죠. 배터리도 프리스타일 드론이 선호하는 등에 위치합니다.
하지만 배터리의 제한이 풀리는 무체급 드론 레이싱이 시작되는 지금 일단 나도 6S로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보다 무턱대고 지갑을 여는 것 보다 속도는 비슷해도 더 강한 출력을 경험할 수 있는 위자드 X220HV는 매력적입니다.
더 빠른 모터는 그 다음에 도전해도 늦지 않습니다. 위자드 X220HV에서 모터만 교환하면 됩니다. 2600KV 모터로 바꾸면 최대 RPM은 65,520이나 될 테니까요.
최근 드론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지만 모터축 사이의 크기가 200mm 이상의 크기를 가진 보통 크기의 레이싱 드론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더 강한 출력과 더 빠른 속도를 향해서 말이죠. 물론 새로 얻은 힘만큼 무게는 더 불리하기도 하지만 괜찮아요. 배터리의 한계가 없는 만큼 골라야 할 사양은 더 재미있을 테니까요. 이제 남은 즐거움은 고민끝에 만날 더 빠른 속도 뿐입니다. 레이싱 드론은 준비가 끝났습니다. 속도에 대한 우리의 한계만 극복하면 됩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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