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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Feb 07. 2019

일본 VR의 부흥을 외치는 아이돌

아이돌이 이끄는 일본 VR산업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AN 2019



버추얼 유튜버(VTuber)

  

커뮤니케이션을 내세운 '버추얼 유튜버(VTuber)'의 인기가 점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침체기에 빠진 일본 VR시장은 과연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요소를 통해 활성화 될 수 있을까? 'VTuber'는 VR로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을 이르는 말로, 인터넷 콘텐츠 배포를 기반 삼아 연예활동을 하는 3D CG의 버추얼 연예인을 지칭한다.

    

  

2016년 일본에서 처음 등장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 새로운 시대의 유튜버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에 걸쳐 급속히 증가해 어느새 3000명을 넘어섰다. 버추얼 연예인이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방송 중에 시청자가 코멘트를 달면 실시간으로 즉시 반응하는데, 대화 중에 사람처럼 움직이면서 말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CG캐릭터 동영상과 크게 다르다. 기존의 CG캐릭터로는 미리 녹화해 둔 토크이벤트와 콘서트 업로드만이 가능했으나, 이제 VR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생방송을 시청하면서 버추얼 연예인이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VTuber '네바세이 코코로'를 홍보담당자로 채용하다

  

버추얼 연예인의 인기에 일본 기업과 지자체 등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 VTuber 가운데 움직일 수 없는 부동의 1위, '오야붕'으로 불리는 키즈나아이는 2016년 12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유튜브(YouTube) 내에 자리잡은 전용 채널 'A.I.Channel'과 게임 중계 채널 'A.I.Games'를 가지고 있으며, 2018년 9월 기준 등록자수가 각각 220만과 106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일본정부 관광국에서 관광대사로 기용했으며, 2018년부터 일본의 지상파 방송국 BS닛테레(BS日テレ)에 고정출연하는 방송을 시작하는 등 넷(net)에서 누릴 수 있는 인기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인 트와이스의 'TT'라는 곡을 한국어 가사로 불러 한국 팬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했고, 같은 해 8월 기준으로 조회수 40만을 넘겼다.

  


로토제약은 1899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설립해 창업 200년을 앞두고 있는 회사로 이미 자체 제작한 VTuber '네바세이 코코로'를 홍보담당자로 채용했다. 로토제약의 공식 유튜버인 그녀는 비록 가상 인물이지만, 자신의 취미가 로드 바이크이며, 좋아하는 음식은 딸기와 고구마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있다. 심야 버라이어티 방송을 좋아하고, 최근에는 뮤지컬 풍의 해외 드라마에도 빠져 있다고 한다.

  

도쿄 북동쪽에 위치한 이바라키현[茨城県]은 버추얼 연예인을 아나운서로서 기용했다. 현의 공식 동영상 사이트 '이바키라TV'의 공인 아나운서의 이름을 공모해 '이바라 히요리'로 정했다. 2010년 설립한 VR콘텐츠 개발사 XVI의 곤도 요시히토 대표는 "인터넷 여명기에 모든 기업이 자사의 홈페이지를 갖고 싶었던 것처럼, 각 사가 'VTuber'를 보유하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버추얼 연예인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마치 연예소속사처럼 이를 관리해주는 지원 서비스도 나타났다. 연예인의 홍보 대행, 활동의 수익화, 지적재산권 보호 등은 물론, 전용 투자 펀드까지 등장해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 IT계열의 대기업인 그리(GREE)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급성장한 회사로 2조 원이 넘는 매출액 기준으로 넥슨(NEXON) 보다 규모가 큰 회사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SNS 및 게임회사 가운데 하나인 이 기업은 버추얼 연예인의 발굴과 육성, 매니지먼트, 방송 제작과 배포 등을 담당할 새로운 자회사로 'Wright Flyer Live Entertainment'를 설립했으며, 향후 1, 2년 내에 100억 엔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인 VTuber

  

VR공간 내에서 이용자 간에 3D 아바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VR 소셜앱인 'VRChat'과 'Oculus Rooms'는 모두 이용자 사이의 대등한 관계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한다. 또 벤처기업 클러스터의 서비스인 'cluster.'는 가상공간 내에서 등단자와 참가자를 구분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벤트 진행에 방해가 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세미나와 강의, 버추얼 연예인의 팬 이벤트 등에서 참가자가 등단자의 강연과 퍼포먼스 단상에 오를 수 없도록 하는 등 양자의 권리를 명확히 구분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앱이 등장함에 따라 이를 인사 면접에 이용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메르카리(MERCARI)는 사내 연구개발조직에서 VR과 AR, MR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의 XR(Extended Reality) 엔지니어의 채용 1차 면접을 VRChat과 cluster.로 실시했다. 또 디완고(DWANGO)는 이용자의 생방송을 중시하는 서비스 '버추얼 캐스트'를 제공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이용자 수를 달성했으며, 반다이남코 스튜디오의 BanaCAST는 콘서트 등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상업용 생방송 서비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VTuber의 보급이 활발해진 데는 모션 캡쳐의 가격 파괴가 큰 몫을 했다. 제작 툴의 확충도 이를 거들었다. 3D 아바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반영시키려고 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모션 캡쳐 기술의 가격이 보다 저렴해지면서 접하기 쉬워진 것이다. 이전에는 손이 많이 가는 촬영 스튜디오가 필요해 100만 엔 이상이 필요했으나, 최근에는 업무용은 수십 만 엔, 소비자용은 수 만 엔 수준에서 모션 캡쳐가 가능해졌다.

  

  

3D 아바타의 제작 환경도 정비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사용하는 3D 모델링 툴에 따라 좌표계와 골격의 구조 등 3D 데이터의 설정 정보가 달랐기 때문에 이를 이용할 경우 파일 형식별로 각각 다른 처리와 설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디완고가 이용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 주고받을 수 있는 파일 형식 VRM을 공개하면서 VRM형식에 대응한 3D 아바타의 제작 툴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가상공간을 뛰어넘어 현실에서일본의 Tele-Existence

  

VR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가상공간뿐만 아니라 현실공간에도 확대되어 '원격 존재감(Tele-Existence)'을 실용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는 VR용 HMD를 장착하고 인간형 로봇과 디스플레이가 달린 이륜형 로봇 등을 원격 조정함으로써 멀리 떨어진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각종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ANA홀딩스는 공항에서 접수 지원과 사전 여행 체험을 위해 Tele-Existence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DDI도 텔레익지스턴스(Telexistence)사와 공동으로 원격조정 로봇의 양산형 프로토타입인 'MODEL H'를 개발 중이다.

  

  

VR게임용 HMD은 2016년 발매 초기에는 새롭게 등장한 제품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상당했으나 2017년에 들어서면서 둔화하기 시작했다. IDC Japan에 따르면 2017년 AR/VR 헤드셋(HMD)의 출고 대수는 세계적으로 2016년 대비 9.1% 감소한 836만 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IT 관련 기기에 커뮤니케이션 용도가 부여됨에 따라 보급이 촉진되었다. 따라서 버추얼 유튜버(VTuber)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VR 활용 방식에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곁들여지는 현상은 VR의 보급에도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컴퓨터와 메일, 휴대전화와 문자,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의 조합이 이미 그 전례를 보여준 셈이다.

  

일본의 서브컬쳐의 보급은 다른 나라에 비해 활발하다. 특히 웹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서브컬처의 특성상, 여기에 VR 기술을 접목시켜 이용자가 보다 더 쉽게 VR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VTuber 활용은 홍보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하지만 앞으로 Tele-existence가 점차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한국기업은 VR 활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준비 중인 일본 플랫폼과 제휴하거나 협업해 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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