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흔들림 없는 씨네우프, 베타85x 드론
작은 고추가 맵다는 오랜 속담이 있습니다.
드론에도 매운 드론이 있습니다. 작은 함성이라는 뜻의 드론, 타이니 우프(Tiny Whoop)입니다.
타이니 우프는 완구형 미니 드론에 FPV 카메라를 달면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만드는 방법이 아름아름 알려지다가 타이니 우프 제품이 등장하면서
타이니 우프는 대각선으로 마주본 모터의 거리가 65mm 밖에 되지 않습니다. 손바닥에 올라오는 작은 크기 때문에 문틈이나 의자 다리 사이 그리고 친구의 가랑이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작은 카메라의 한계 때문에 담을 수 있는 화질도 FPV 고글로 보는 한계인 720x480px이 고작입니다. 화면도 타이니 우프에 저장하지 못하고 녹화 기능을 가진 FPV 고글에서만 비행을 다시 볼 수 있었죠. 그래서 타이니 우프만 담을 수 있는 절묘한 화면은 고화질로 담을 길이 없었습니다.
타이니 우프의 덕트와 HD 화면 녹화가 가능한 런캠 스플릿을 조합한 소형 드론입니다.
더 뛰어난 화질을 위해 본격적인 액션 카메라와 타이니 우프의 덕트를 가진 드론도 있었습니다.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는 소형 드론이 타이니 우프의 모양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을 돌파하는 작은 드론이라면 역시 타이니 우프 아니겠어요. 책상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비행이 가능한 타이니 우프라야 마음의 평온함을 얻어 돌파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찾았습니다.
타이니 우프는 장난감에서 시작되었지만 일부러 그렇게 만들기도 힘들 만큼 절묘한 균형을 가집니다. 모터가 너무 빠르면 좁은 방을 탐험하기도 전에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 부딪힙니다. 그래서 최고 전압 4.2V의 1s 배터리에 브러시 모터가 딱 적당했죠.
하지만 브러시 모터는 한계가 있습니다. 연속으로 배터리를 몇 개 소진하면 과열로 힘이 신통치 않거나 가뜩이나 짧은 수명이 훅 줄어들죠. 일반적인 드론이 사용하는 BLDC 모터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타이니 우프에 들어갈 작은 BLDC 모터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모터만 문제가 아닙니다. BLDC 모터를 움직일 ESC (Electronic Speed Controller, 전자 변속기)도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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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타이니 우프는 드론 비행 시즌이 끝나는 겨울이나 너무 더워 에어컨 바람 없이는 숨 쉬기도 힘든 한여름에 특화된 드론이 되었습니다.
BLDC 모터를 가진 타이니 우프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죠.
BLDC 모터와 이 모터를 감당할 ESC, 그리고 더 높은 전압을 가진 LiHV 배터리로 동작하는 타이니 우프가 등장했습니다. 이제 4.2V를 넘어 더 높은 출력도 가능합니다. 배터리의 전압이 높으면 모터도 더 빨리 도니까요. 하지만 어떤 타이니 우프도 4.2V의 1s 배터리 이상의 높은 전압을 뽐내는 배터리를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더 빠른 속도로 방구석 비행에 도전하면 살림과 타이니 우프와 등짝이 함께 부서질 테니까요.
그럼 65mm 대신 75mm는 어떨까요? 크기가 커지는 만큼 무게도 늘겠지만 조종은 덜 민감해 질 테니까요. 비록 덩치는 타이니하지 않아도 비행 영역을 방구석이 아닌 실외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드론 회사들이 다양한 크기의 타이니 우프를 출시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만큼 정통 타이니 우프의 형상을 유지한 회사는 없었죠.
BLDC에 2S 배터리를 사용하는 드론이 꼭 타이니 우프 모양일 필요 있냐고요? 이런 사양이라면 다른 드론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타이니 우프가 필요합니다. 덕트를 가진 작고 가벼운 기체는 마음에 평온함을 준다니까요!!!
사실 타이니 우프에 BLDC 모터와 2S 배터리가 만드는 출력은 과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조금 무거운걸 달아도 조종만 섬세하면 안정적인 비행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금수저거나 호기심에 3일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 말고 누가 함부로 고가의 고프로를 분해할 수 있겠어요. 1080p의 HD 영상이라면 온나노코 드론이 사용하던 런캠 스플릿만으로 충분합니다.
고프로 대신 FPV 카메라와 HD 영상 녹화가 가능한 카메라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타이니 우프에 HD 카메라는 무겁습니다. 상승은 느긋해도 하강은 롤러코스터입니다. 어지간한 섬세한 조종술을 겸비하지 못하면 고화질 영상도 어지럽게 흔들립니다. 그럼 더 강력한 타이니 우프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작은 크기의 높은 전압의 배터리도 있습니다.
HD 촬영 카메라와 BLDC 모터, 최대 25A의 전류까지 감당하는 ESC를 가진 85mm 크기의 타이니 우프가 탄생합니다.
1S의 배터리의 타이니 우프의 모터가 전압당 회전속도가 평균 17000KV인데 반해 최대 4S 배터리를 소화하는 베타85X HD의 모터는 6000KV입니다. 속도가 낮은 대신 그만큼 힘이 세고 이미 전압이 높아 1S의 타이니 우프와 비교되지 않습니다. 모터를 제어할 ESC와 비행을 제어할 FC도 가장 빠르게 통신한다는 SHOT1200로 연결됩니다. 급한 움직임으로 발생할 난기류를 감당하기 위해 ESC는 32비트의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카메라 렌즈가 최대한 위에 위치하도록 설계된 이 캐노피는 보통의 타이니 우프의 영상에 항상 덕트가 등장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조종기에서 영상 채널을 조종기로 설정하는 스마트오디오 기능과 기체의 상태를 확인하는 OSD (On Screen Display), 거기에 기체 뒤로 빛나는 LED가 멋을 더합니다. 하지만 베타85X HD의 최대 강점은
이름처럼 베타플라이트를 컨트롤러로 사용하는 베타85X HD는 최대한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세팅되어 있습니다. 레이싱을 위한 드론과 영상 촬영을 위한 드론은 세팅이 다릅니다. 게다가 세상에 다양한 드론 만큼 세팅도 다양해야 합니다.
드론을 제어하는 PID는 드론의 무게와 출력에 따라 모두 달라야 하니까요.
특히 촬영을 위한 드론은 세팅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합니다. 드론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카메라에 모두 담기니까요. 촬영을 위한 드론 세팅은 내공이 필요하죠. 그러나 베타85X HD는 조종기와 연결한 후 그밖에 아무것도 고민이 남지 않습니다.
4s 배터리는 200급이 넘는 정식 레이싱 드론에 사용되는 배터리입니다. 이 배터리를 타이니 우프에 적용한 베타85X HD는 최강의 씨네우프입니다.
그래서인지 레이싱 드론은 4s에서 6s로 출력을 높이고 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베타85X는 4s를 포기합니다.
급히 개선이 진행되었지만 결국 베타85X HD는 4s를 포기했습니다. 4s의 거친 비행을 견디기 어렵기도 하겠지만 베타85X HD에 4s 배터리를 도전하는 사람도 없는 듯합니다. 아무리 무거운 HD 카메라가 달려있데도 타이니 우프에 4s는 좀 심하긴 하죠. 씨네우프라면 거친 비행보다 고운 선을 따라 흔들림 없는 비행이 미덕이니까요.
소소하지만 베타85X HD에 아쉬운 점은 더 있습니다. 수신기의 안테나가 별 다른 지지 없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공들여 튜닝 했다는 루메니어의 AXII 안테나도 효율적인 방향인 상측이 아니라 후방입니다.
하지만 타이니 우프의 크기와 안정적인 비행을 위한 세팅은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로 짙어가는 봄 비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벚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져도 베타85X HD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베타85X HD는 3s 배터리의 출력을 가진 유일한 타이니 우프니까요. 물론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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