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프트 레드, 한손으로 직관적인 조종을 보여주다
엄지손가락으로 휴대 전화의 자판을 빠르게 칠 수 있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를 무엇이라 부를까요?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출연한 이들은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인류를 장악해 버렸습니다. 엄지손가락 커뮤니케이션은 스마트폰과 함께 진화를 계속해서 지금은 의사소통을 넘어 손가락 하나로 무엇이든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드론도 살 수 있죠.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어느 때보다 엄지손가락의 섬세한 움직임이 중요해 졌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엄지를 단련한 덕분에 요즘 드론은 호버링이 쉬워졌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터치스크린의 자판을 눌러 고백의 문자를 완성하는 손가락도 가늘게 떨듯 드론을 조종하는 손가락도 삐끗하기 마련이지만
드론의 비행은 여러 가지 센서가 돕고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드론 조종을 위한 엄지손가락은 위, 아래, 좌우 2방향만 움직이면 충분합니다. 대신 엄지손가락이 2개 필요하죠. 우리는 엄지손가락으로 코를 후빌 정도로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2 방향만 움직이기에 우리의 진화한 엄지는 포텐이 넘칩니다. 그래서 여기 엄지족으로 진화한 우리에게 드론을 조종하는데 엄지손가락이 2개나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드론이 있습니다.
세상 물건의 생김새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드론 조종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무리 복잡하게 비행하는 드론도 자세히 보면 딱 4가지 움직임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 4가지 동작을 조종 하려면 4개의 스위치가 필요하지만 상하 좌우 2방향으로 움직이는 막대를 사용하면 2개로 충분합니다. 드론 조종의 원형이 된 RC 헬리콥터의 조종기처럼
이 2개의 스틱에 더 세밀한 움직임을 더하기 위해 조종기를 잡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엄지손가락만 스틱에 올려놓을까,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스틱을 잡을까 아니면 엄지가 스틱을 잡고 있더라도 집게손가락이 언제든 도울 수 있도록 잡을까 하는 방법들입니다.
정밀한 엄지손가락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게임 조이스틱으로 익힌 분들은
하지만 아무리 조종기의 스틱이 엄지에 꼭 달라붙는다 해도 드론의 움직임을 2로 나눠 2개의 엄지손가락으로 조종하려면 직관을 넘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밀면 드론이 상승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고도를 조종하는 엄지손가락이 왼손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내 취향에 맞는 드론 조종기를 선택해도 단번에 익숙해지는 천재는 드뭅니다. 차라리 하늘을 나는 어려운 조종은 헬리콥터 조종기 같이 생겨야 하는 법이라며 항공기 조종실의 조종대를 뽑아온 듯 한 조종기가 더 설득력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공기 조종기도 비행기도 어쩌다 겨우 한 번 타본 우리에게는 여전히 부담입니다. 게다가 이 조종기는 익숙한 드론 조종기보다 크거든요. FT 에비에이터 드론 조종기는 DJI의 드론을 조종할 수 있지만 다리를 접은 매빅보다 드론 가방을 더 많이 차지합니다. 그래서 드론 조종 방법에 정답이 없듯 드론 조종에 대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바쁜 손을 쉬기 위해 뇌파로 드론을 조종하는 시도도 계속됩니다.
드론을 조종할 다양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모두 수련 없는 비행은 위험해 보입니다. 누구나 한눈에 이해할 직관적인 드론 조종법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만나는 드론, 쉬프트 레드 역시 다른 드론과 마찬가지로 4가지 동작으로 움직입니다. 오르내리거나, 앞뒤나 옆으로 회전하거나, 방향을 바꿔 도는 움직임으로 비행하죠. 하지만 이 4가지 움직임을 조종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방법과 다릅니다.
드론은 이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에 반응합니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면 상승하고 내리면 하강합니다.
조종기의 센서로 부터 2cm 이내의 반지 위치를 정밀하게 감지하기 때문에 최고야 엄지 척은 감지 범위를 벋어납니다. 이때 드론은 최고의 엄지척 호버링 성능을 뽐내며 가만히 제자리에 대기합니다.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드론의 움직임이 됩니다. 드론의 3가지 움직임을 조종하는데 엄지손가락 하나로 끝입니다. 한손으로 조종이 가능한 FT 에비에이터 드론 조종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FT 에비에이터 드론 조종기는 앞뒤, 그리고 좌우로 움직이는 조종은 손목의 움직임이 담당합니다. 고도는 엄지와 집게가 담당하죠.
엄지손가락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드론의 방향을 바꾸는 요우(Yaw) 회전입니다. 다이얼을 위해 집게손가락이 필요합니다. 다이얼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드론의 방향도 바뀝니다.
이 새로운 드론 조종법은 전혀 새로운 제안이 아닙니다. 이미 2016년 킥스타터를 통해 소개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두 가지 버전으로 소개되었던 쉬프트 조종기는
드론의 방향을 바꾸는 다이얼 대신 집게손가락의 움직임은 터치센서가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쉬프트 조종기에 최적화 된 드론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지만 무엇보다
하지만 미디어와 드론 팬들의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쉬프트는 펀딩을 포기합니다. 완성되지 못한 기술로 이루지 못한 꿈이 아쉬움으로 남은 다른 드론 크라우드 펀딩의 뒤를 따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후 쉬프트는 레드라는 이름을 더해 드론과 함께 완성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쉬프트 레드 드론은 조종기에 비해 간단한 구조입니다. 하단 센서와 전방 카메라를 가진 드론입니다.
각진 몸체에 비해 부드러운 라인을 가진 프로펠러 가드는 어색하지 않게 한 몸으로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프로펠러를 포함해도 20cm가 넘지 않는 크기의 드론이기 때문에 카메라의 흔들림을 막을 기계식 짐벌 대신
자체 개발한 쉬프트 레드의 영상 흔들림 방지 기능 외에도
1080p 화질로 저장되는 영상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실시간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은 크기에 비해 다양한 자동 비행 모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쉬프트 레드는 가벼운 항공 촬영뿐만 아니라 설정한 사물을 따라 가며 촬영하는 팔로우미 기능을 포함해서
조종기가 독특한 만큼 버튼 하나로 이륙과 착륙을 하는 다른 드론과 달리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누르면 호버링을 시작하고 다시 아래로 내리면 비행을 마칩니다. 그러나 드론의 위치를 추적하는 GPS 센서가 없어 버튼 하나로 처음 장소로 돌아오는 리턴 홈(Return Home) 기능이나 드론이 어느 방향을 향하건 상관없이 파일럿 기준으로 움직이는 헤드리스(Headless) 모드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직관적인 엄지손가락 조종에 비해 아쉬운 부분입니다.
브러시 모터는 모터의 회전 속도를 제어하는 추가 부품(ESC)이 필요 없고 진동이 없는 대신 회전력이 약하고 수명의 한계를 가집니다. 그래서 완구형의 소형 드론에 많이 사용됩니다. 멋진 조종에 비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비행시간은 다른 드론에 미치지 못하는 10분입니다. 300m까지 비행이 가능하지만 쉬프트 레드의 카메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는 100m입니다. 독특한 조종법을 가진 만큼 조종 실수로 인한 충돌로 추락을 막아줄 센서도 지면을 향한 센서뿐이라 아쉽습니다.
쉬프트 레드 드론의 사양은 최근 드론에 비해 아쉽지만 다른 드론은 없는 가장 직관적인 조종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엄지손가락 조종법이 쉬프트 레드의 핵심입니다.
드론을 조종하면서 가볍게 산책을 할 수도, 모기에 물려 가려운 뺨을 다른 손을 긁어도 됩니다. 물론 쉬프트 레드도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려면 다른 한손은 스마트폰을 들어야 합니다.
쉬프트 레드를 개발한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국내 기업입니다. 몇 안 되는 국내 드론회사라서 반갑기도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포기하며 완성도 높은 기술을 준비한 끈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공개된 쉬프트 레드는 크라우드 펀딩의 소개와 달리 아직 다른 드론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비록 쉬프트 레드 드론의 사양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범용 드론 조종기가 되었으면 기대합니다. 세상에 셀 수 없이 많은 드론도 몇 가지 안되는 조종법으로 조종되듯 쉬프트 레드의 조종법이 세상의 많은 드론을 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