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디오2, 매빅2 킬러를 노리다
2016년 3월 최강의 바둑 기사 이세돌 선수는 듣도 보도 못한 선수 알파고에게 1승 4패로 무릎을 꿇습니다.
기계와 컴퓨터가 우리 일을 대신하게 된 일이야 물 끓여 돌아가는 증기기관 이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파고가 바둑 최강의 자리에 오른 이 사건은 달랐습니다. 머리를 쓰는 일까지 컴퓨터와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완전히 믿고 맡기기에는 살짝 목숨이 걱정스럽지만
기술 발전으로 시작된 변화에 당황하여 슬플 직장인들은 어떤 직업이 가장 먼저 사라지나 순위를 점치면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가운데 드론도 인공지능을 품기 시작합니다.
미스틱(Mystic) 드론은 인공지능으로 6가지 최적의 비행을 수행합니다.
결국 드론의 인공지능은 주변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13개의 카메라로 주변을 감지하는 스카이디오의 인공지능은 어떤 장애물도 피합니다.
2018년 3월에 첫 선을 보인 스카이디오 R1은 인공지능 기술을 응용한 자율 비행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론은 아니었죠. 그러나 1년이 훨씬 지난 어느 날 새로운 자율 비행 드론이 다시 등장합니다.
스카이디오2는 스카이디오를 버렸습니다. 스카이디오 R1의 시그니쳐인 프로펠러 가드를 버렸습니다. 덕분에 평범한 모양이 되었습니다.
3축 짐벌이 정면에 위치한 점을 빼면 스카이디오2는 R1의 모습을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카이디오 R1의 디자인을 버리면서 기본 비행에 충실해졌습니다. 16분이던 비행시간은 23분으로 늘었고, 최대 0.9km의 비행 거리는 전용 조종기를 사용하면서 3.5km까지 늘었습니다. 비행 속도도 시속 40km의 속도에서 58km로 빨라졌습니다.
크기를 빼고 사양의 모든 숫자가 위로 올라갔지만 가장 반가운 숫자는 떨어졌습니다. 스카이디오R1의 1,999USD 에서 앞에 한 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스카이디오2의 가격은 999USD입니다. 크기와 가격에서 DJI의 팬텀4 프로와 비교하던 스카이디오R1은 이제 DJI의 팬텀2와 비교할 만합니다.
매빅2는 출시한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성능에서 여전히 엄마 친구 아들의 포스를 자랑하는 드론입니다. 여기에 대놓고 도전한 거죠. 스카이디오2의 자신감을 살펴 봅시다.
자신 있다던 스카이디오2 역시 엄마 친구 아들 같은 매빅2에게 정면 승부는 역부족입니다. 1000USD를 훌쩍 넘어 버린 매빅2 가격과 비교하면 1000USD를 넘기지 않은 스카이디오의 가격은 반갑지만 2배나 차이가 나는 비행거리와 비행 속도는 돈을 더 주더라도 매빅2를 선택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스카이디오2 조종기는 999USD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매빅2는 간편한 휴대를 위해 팔까지 꺾은 드론입니다.
성능으로 비교한 스카이디오2는 매빅2의 아성에 도전하기는 무리입니다. 스카이디오 R1이 자랑하던 13개의 충돌 방지 카메라도 스카이디오2는 6개로 매빅2와 같은 숫자 입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모터의 배치입니다.
그리고 모터의 반대쪽에 스카이디오2가 자랑하는 충돌 방지 센서가 있습니다. 몸체에 카메라와 함께 아래로 3개 그리고 위쪽으로 3개가 있습니다. 위로 3개 아래로 3개의 카메라가 배치되어 있지만 이 하나의 카메라는 바라볼 수 있는 각도가 200도나 됩니다. 여기서 얻은 이미지는 45MP입니다. 스카이디오2는 드론 주변의 장애물을 360도 감지합니다. 그러나 이 센서는 역할은 장애물 감지가 아닙니다.
앞뒤 좌우상하가 아니라 스카이디오2가 비행하고 있는 공간 전부를 말이죠.
스카이디오2가 공식홈페이지에서 대놓고 매빅2에 도전한 이유는 다른 모든 사양을 무시해도 좋을 강력한 자율 비행 때문입니다.
장애물 앞에 서는 것은 쉽지만 피해서 비행을 계속하는 것은 숙련된 레이싱 드론 파일럿에게나 가능한 일입니다. 이 자율 비행 능력은 드론 조종을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아예 조종을 초월해 버립니다. 자율 비행은 설정한 목표를 따라가는 팔로우 미(Follow Me) 기능에서 다른 드론은 따라 올 수 없는 경지에 이릅니다.
많은 리뷰어들이 따라오는 스카이디오2의 시선에서 거의 탈출이 어렵다고 평가할 만큼 스카이디오2의 팔로우미 기능은 지금까지 어떤 드론과도 비교하기 힘듭니다.
스카이디오의 자율 비행 능력은 이미 R1에서도 충분이 검증받았습니다. 그러나 스카이디오도 시야에서 완전히 몸을 숨기면 목표를 잃어 더 이상 따라 오지 못합니다. 일부러 피하지 않아도 그런 경우는 종종 생깁니다. 가는 길이 장애물에 완전히 가려지면 어쩔 수 없죠.
비콘은 어디에 숨어도 나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찾을 수 있는 거리는 1.5km나 됩니다.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먼 곳이라도 스카이디오2는 촬영을 계속합니다. 단순히 따라오는 것이 아닙니다. 비콘의 버튼 하나로 촬영 위치가 변경됩니다. 영상은 끊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드론을 조종하는 즐거움은 스카이디오2에서 찾을 수 없는 거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종기를 가진 스카이디오2는 비행 외에 다른 일은 인공지능의 몫입니다.
스카이디오2는 처음부터 드론 조종 같이 복잡한 일은 인공지능이나 할 일로 치부해 버렸기 때문에 비콘이나 조종기가 없어도 충분합니다.
4K 영상 역시 매빅2 보다 높은 60fps로 담을 수 있지만 촬영한 사진의 품질에도 자신감을 보입니다.
인공지능 뿐 아니라 드론의 완성도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이렇게 고정된 배터리는 별도의 충전기 없이 본체를 통해 충전합니다. 전원도 4차 산업 혁명 이후 가장 각광받는 전원 방식 USB 입니다. 배터리 고정 방식이나 모터의 위치 그리고 드론 정면에 위치한 3축 짐벌 등 다른 드론과 미묘하게 다른 디자인에도 완성도는 높다는 평가입니다. 심지어 안전 비행 가이드 대로 비행했을 때 발생한 파손은 수리나 교체를 책임진다고 합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위, 촉, 오나라가 싸우던 삼국지처럼 드론을 대표하는 곳은 패럿(Parrot)의 프랑스, 3D로보틱스(3DRobotics)의 미국 그리고 DJI의 중국이었습니다. 하지만 값싼 생산 능력과 탄탄한 기술로 무장한 DJI의 드론이 세상의 모든 드론을 장악했습니다.
3D로보틱스의 솔로(Solo) 드론은 DJI 팬텀과의 경쟁에서 물러나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드론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DJI를 미국이 언제까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거라는 추측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DJI 드론이 비행 정보가 중국으로 수집되는 것에 우려하고, DJI는 관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는 결정까지 내립니다. 이런 사회 경제적인 사건들 속에서 스카이디오는 미국 드론의 부활을 노리는 회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주목에도 기능과 함께 가격까지 독보적이다 보니 자율 비행 성능이 어지간히 궁금한 사람 아니면 선택하기 힘든 드론이었죠. 그러나 다시 돌아온 스카이디오2는 더 강화된 성능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합니다.
스카이디오2의 뛰어난 제어 성능은 산업용 드론으로 이어갈 전망입니다.
DJI의 팬텀2가 시장에 안착한 후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출시한 것처럼 말이죠.
스카이디오2는 산업용 자동 컨테이너를 소개했습니다.
구조 현장이나 대형 공장이나 공사 같은 산업현장에서 만날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바둑의 몇 수 앞을 보듯 스카이디오2도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할 모양입니다.
우리가 드론을 만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가 가격이라면 두번째 이유는 조종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스카이디오2는 매력적인 가격의 자율 비행 드론입니다. DJI의 매빅2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매빅2보다 기능이 뛰어난 스카이디오2에 붙은 '매빅2 킬러'가 공허한 광고 문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