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Dec 26. 2019

드론, 과학수사 장비로서의 활용 가능성

드론과 과학수사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연인, 가족들의 인생샷을 찍어주거나 여행지의 풍경을 남겨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드론의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기능을 이용하면 일반 DSLR 카메라로는 표현하기 힘든 화각으로 멋진 장면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드론의 항공촬영 기능을 경에서는 실종자 수색이나 교통관리 등 각종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죠.


경찰 과학수사 분야에서도 드론 항공촬영을 현장감식에 접목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선 과학수사 분야에서 말하는 현장감식이란, 현장에 남아있는 지문, 족·윤적, 미세증거 등의 증거를 수집·채취하고, 증거를 통해 현장을 재구성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러한 감식 활동은 크게 현장보존 → 현장관찰 → 현장기록 → 증거물 수집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과학수사요원이 현장감식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항상 사진 촬영이 선행됩니다.

  

현장감식 절차에서 사진 촬영이 선행되는 이유는, 과학수사요원이 증거물 수집 등 감식 활동을 위해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 해당 현장의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훼손되지 않은 상태의 초기 현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증거물 수집 등 감식이 끝난 후 현장의 모습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현장사진은 어떻게 촬영해야 할까요?

  

  


  

과학수사요원들의 사진촬영법

  

현장사진은 범죄현장을 발견 당시 그대로 유지하여 기록하기 때문에 수사상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됩니다. 특히 현장상황을 제3자에게 글로써 설명하다 보면 표현력의 한계가 부딪히곤 하는데, 이 경우 사진을 첨부하면 좀더 간단하고 쉽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또한 현장에 유류된 증거물을 사진으로 채증하고,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현장사진은 과학수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록 매체 중 하나입니다.

  

넓은 장소일 경우는 촬영자가 중첩지역을 생각하며 파노라마 촬영법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사진에는 현장의 전체적인 모양, 위치, 방향 등과 대상물의 상호관계, 배치 등을 담고 있어야 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물의 세부사항을 알 수 있도록 자세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피사체가 포함된 현장에 대한 전체사진, 2)피사체와 현장의 고정점을 가로로 놓고 촬영하여 피사체와 현장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중간사진, 3)표현하고자 하는 물체를 카메라 프레임에 가득 채워 각도에 따른 왜곡이 없도록 지면, 사물 등과 수직의 방향에서 촬영하는 근접사진 순으로 찍게 됩니다.

  

특히 전체사진은 현장의 전체적인 상황과 사물 등의 배치 상태를 확인하고, 근접사진 등으로는 표현될 수 없는 용의자 등 주요 인물의 동선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전체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현장의 내·외부 모습, 창문 및 문, 도로상황, 기타 진입로, 도주로가 모두 포함되도록 촬영해야 합니다.

  

  


  

야외현장에서의 DSLR 카메라의 한계 드론 항공촬영의 효용성

  

위 파노라마식 촬영법을 설명하기 위한 사진 속 장소는 과학수사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필자가 최근 임장했던 화재현장 중 하나입니다. 화재나 변사 등 야외에서 발생한 사건 현장의 경우는 보통 DSLR 카메라의 표준렌즈 화각 내에서는 위 사진처럼 한 장의 사진으로는 전체사진으로 특정 공간의 모습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필자는 대형 화재 및 안전사고 현장에서 DSLR카메라로 담아낼 수 있는 내용의 한계를 더욱 크게 느낍니다.

  

화재 현장 DSLR 카메라 촬영 사진

  

  

드론을 띄워 촬영한 화재 현장의 전경입니다.

  

드론을 띄워 촬영할 경우 넓은 범위의 화재현장에서도 소훼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폭발화재의 경우 현장의 어느 지점으로부터 어느 방향으로 폭발이 진행되었는지도 드론 항공사진을 통해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합니다. 화재감식은 화재의 발화지점과 방·실화 등 화재가 발생한 원인, 그 전개에 대해 판단하는 수사과정입니다. 화재현장은 발화부위를 추정하기 위해 건물의 연소형상과 연소이동 흔적 등을 확인하여 발화지점을 축소합니다. 이후 화재현장 내부 발굴과 복원을 통해 증거물을 확보하고,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결정하는 순서대로 감식이 진행됩니다.

  

화재현장도 사진촬영 시에는 전체에서 내부로 좁혀가면서 촬영해야 하며, 더불어 연소 이동흔적이 표현되도록 촬영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형 화재와 같은 감식범위가 큰 곳은 대개 현장 및 주변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높은 건물이나 지형을 이용하여 현장 구조와 연소 상황을 확인하며, 주변에 현장보다 높은 건물이나 지형이 없는 경우 DSLR 카메라로 현장 전경을 담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드론 항공촬영을 하게 되면 현장 구조와 연소 형상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한결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안전사고 현장은 보통 타워크레인이나 공사장 펜스가 무너지는 등 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 많이 발생하곤 합니다.

  

야외 변사사건이나 안전사고의 경우도 드론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안전사고 현장의 경우도 현장 구조 및 피해상황 확인을 위해 전경 사진이 필수인데, 공사 중인 건물 위로 올라가야 하거나, 지대가 높은 주변 건물 등을 방문하여 현장을 촬영해야 하는 과정이 동반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만약 이런 현장에서도 드론을 이용한다면,

  

사진 촬영에 현장 감식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요하지 않을 수 있어 효율적인 감식이 진행될 수 있겠죠?

  

  


  

드론을 통해 현장 위험요소 파악도 가능한가

  

과학수사요원이 현장에 나갈 때 가장 조심스러운 점은 감식을 진행하다보면 시야의 한계 등으로 현장 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를 순간순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변사나 화재 등의 현장에서는 생물·화학·환경·기계적인 다양한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는데 감식에 집중하다보면, 바늘, 면도날, 깨진 유리 등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에 정작 코앞에 두고도 피하지 못하고 찔리거나 베이기도 합니다. 특히 실내 화재현장과 같은 좁고 어두운 구역에서는 더욱 잠재적인 위험요소에 주의해야 합니다.

  

공장과 같은 대형화재 현장이 경우는 건물의 철재 구조물만 앙상한 뼈대처럼 남아있는 채 전소된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과학수사요원들은 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는 현장에 신고를 받고 임장하는 경우도 있고, 진화가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붕괴 위험이 높은 뼈대만 남은 구조물 내로 발굴 작업을 위해 내부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사진 속 화재현장은 과학수사요원이 현장에 임장하여 사진촬영을 하고 있을 당시에도 진화가 덜 된 상태였습니다.

  

화재현장은 진화가 완료되었다 하더라고 붕괴나 통전, 유독가스 잔류 등 위험요소는 아직 현장에 남아있습니다. 감식 준비 과정에 있어, 현장사진을 통한 구조물 배치, 연소형상 확인도 필요하지만 감식요원의 안전 확보가 우선적으로 중요합니다.

  

근접 사진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철재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습니다.

  

기둥을 구성하고 있는 철재 구조물도 화재열로 인해 조금씩 휘어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과학수사요원이 화재가 발생한 건물 내로 들어가기 전 현장 전경을 영상 촬영하듯, 드론을 통해 건물의 기둥이나 지붕 등 외관을 일차적으로 스캔하는 방법으로 건물 내 약화된 지점을 파악하고, 보다 안전한 구역으로 과학수사요원이 진·출입하도록 유도하여 안전하고 정확한 현장감식이 진행되도록 활용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동안 경찰 과학수사가 한걸음씩 발돋음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들이 있었고, 신속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감식활동을 위한 많은 장비들이 개발 및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엔 드론이 과학수사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학수사 업무에 있어서 드론이 어떻게 효율적인지 좀 더 많은 사례들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WRITER 이단비/아나드론스타팅 필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인 드론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현재 드론을 경찰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폴드론아카데미) 일원으로 경찰 실종자 드론수색업무를 하고 있으며 경찰업무 중 과학수사 분야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ldb8965@naver.com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매거진의 이전글 블록으로 만나는 드론, 에어 블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