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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Feb 20. 2020

DJI 디지털 FPV 시스템, CADDX 비스타

CADDX 비스타, DJI와 손잡고 FPV 시스템 출시

드론이 꼭 가져야 할 첫 번째 장치는 카메라입니다. 드론이 우리를 대신해서 확인해야 할 세상은 아직 넓으니까요. 세상을 확인할 드론의 눈, 카메라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촬영을 위해 화질이 중요한 카메라와


빠른 비행과 함께 영상 전송 속도가 중요한 FPV 카메라입니다.

  

레이싱 드론에 적용되는 FPV 카메라는 느리면 안 됩니다. 눈 깜박할 세에 저만큼이나 날아가 버리니까요. 그래서 FPV 카메라는 화질이 아쉬워도 우리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디지털이 아날로그보다 느릴 이유가 없는데도 디지털이 FPV 카메라에 적용되지 못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디지털 신호는 노이즈에 영상이 끊깁니다. 노이즈를 무시하도록 영상 전파를 강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정답은 아니지요. 그래서 좀처럼 디지털 FPV 시스템은 등장하지 못했습니다. 몇몇 회사들이 꾸준히 디지털 FPV 시스템에 도전했지만

  

완성도 높은 FPV 시스템을 소개한 것은 그 유명한 DJI입니다. 사진=https://www.dji.com

  

이제 FPV 카메라를 가진 드론은 다시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가지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레이싱 드론 파일럿들이 아날로그와 DJI의 디지털 시스템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사이 새로운 디지털 FPV 영상 송신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팻샥 프로스트처럼 새로운 기준의 디지털 FPV 시스템이 아닙니다.

  

DJI 디지털 FPV 규격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DJI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CADDX의 새로운 디지털 FPV 영상 송신 시스템 비스타(Vista)입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DJI보다 더 작은 디지털 FPV 시스템

  

볼록한 화면의 아날로그 텔레비전은 고전 드라마 말고는 더는 만날 수 없듯 FPV 시스템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우리 주변에 아날로그는 이제 찾아볼 수 없죠. 사진=https://www.pexels.com

  

하지만 왜 우리는 아직도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를 방황하고 있는 걸까요? DJI 제품의 자비 없는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DJI 디지털 FPV로 선뜻 바꾸기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DJI 에어유닛은 크고 무겁습니다. 사진=https://www.dji.com

  

대각선으로 마주하는 모터의 거리가 200mm가 넘는 드론에게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니지만 100mm로 점점 작아지는 투스피크나 시네우프 같은 레이싱 드론에 사용하려면 너무 큽니다. 게다가 DJI의 디지털 FPV 시스템은 조종기를 포함합니다.



손에 익은 조종기를 버리고 DJI 디지털 FPV 시스템의 조종기와 바꾸기에 내 드론은 너무 섬세합니다. 사진=https://www.dji.com

  

DJI 디지털 시스템의 조종기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지만 별로 원치 않는 조종기까지 덤으로 구입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도 충분히 즐거운 FPV 시스템을 버리고 DJI가 추천하는 디지털 FPV 시스템으로 갈아타려면 FPV 카메라와 영상 송수신 시스템, 그리고 큰맘 먹고 구입한 FPV 고글까지 바꿔야 합니다.

  

디지털 화면을 보기 위한 새로운 FPV 고글은 구입한다고 해도. 사진=https://www.dji.com

  

원치 않는 조종기와 부담스러운 에어유닛의 크기를 생각하면 고민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DJI가 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냐는 소문에 솔깃했는데 뜻밖에도 소문은 Caddx의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시네우프를 위한 고화질 영상 녹화 기능을 가진 FPV 카메라를 만들던 그 Caddx입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작지만 뛰어난 FPV 카메라를 만들던 Caddx인 만큼 DJI 디지털 FPV 호환 시스템 비스타는 작고 가볍습니다. DJI 디지털 FPV 시스템에 가려운 그곳이지요.

  

카메라와 안테나를 포함해도 32.5g입니다. 53.6g의 DJI 에어유닛과 비교하면 작고 가볍습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무게의 부담이 21.1g만큼 사라집니다. 작아진 크기는 더 반갑습니다. 비스타를 고정하는 구멍은 일반적인 25.5mm 간격과 더 작은 드론을 위한 20mm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작은 크기에 맞게 안테나는 하나뿐입니다. 사진=https://www.getfpv.com

  

그러나 영상 수신 거리는 4km로 DJI와 동일합니다. 안테나가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어 전파 수신 품질이 나빠지는 게 아닐까 걱정되지만 실내 비행 환경과 전파 장애가 많은 특수한 환경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수신 거기가 동일한 만큼 발열은 여전합니다. 안테나가 분리된 상태로 동작하면 파손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테나는 쉽게 빠지지 않도록 브래킷으로 고정됩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드론을 조종할 조종기 수신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사용하던 정든 조종기와 드론에 수신기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DJI 디지털 FPV가 가려웠던 곳이지요. 물론 작아진 크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비행 영상을 저장할 메모리카드 슬롯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비행 영상은 DJI 고글에서 저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화질 영상 저장을 위해 이미 액션 카메라를 달고 있는 레이싱 드론에게 큰 아쉬움은 못됩니다.

  

Caddx 비스타는 부담스럽던 DJI의 에어유닛의 크기를 부담스러운 기능과 함께 버렸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집니다. DJI 에어유닛의 179불 (251,000원)보다 30불 더 저렴한 149불입니다. 핵심 사양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더 좋아진 곳도 있습니다. DJI 에어유닛은 4S 배터리 (최대 17.6V)까지만 연결이 가능했지만 비스타는 6S 배터리 (최대 26.4V)를 바로 연결됩니다.

  

  


  

벌써 CADDX 비스타를 품은 드론들

  

작은 것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이 작은 비스타에 연결해야 하는 전선이 6개나 되니까요. 사진=https://www.youtube.com

  

드론의 두뇌 FC (flight controller)와 비스타를 연결하려면 떨림 없는 섬세한 손길과 청명한 시력 없이는 만만치 않은 납땜 능력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작은 크기의 마이크로 드론이나 시네우프는 직접 조립하기보다는 완성된 드론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작은 드론을 위한 비스타입니다. 비스타의 출시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비스타의 가능성을 품은 드론이 등장했습니다.

  

베타FPV의 베타95X 입니다. 사진=https://betafpv.com

  

이미 HD 영상을 넘어 4K 영상까지 촬영하는 시네우프를 선보이던 베타FPV는 발 빠르게 비스타 전용 드론을 출시합니다. 프로펠러 덕트를 가진 시네우프에게는 조금 무겁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2.5인치 프로펠러를 다룰 1106 4500KV 모터와 출력을 감당할 16A ESC(전자 변속기, electric speed controller)에 4S 배터리가 사용됩니다. 작은 크기가 강점인 비스타가 적용된 드론 중에 가장 작은 드론입니다.

  

재미있을 듯하면 누구보다 빨리 드론을 출시하는 이신(Eachine)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비스타를 품은 드론, 비스우프(Viswhoop)입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2.5인치 프로펠러와 4S 배터리를 사용하는 비스우프는 베타95X와 비슷해 보이지만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모터 거리가 130mm로 더 큽니다. 커진 크기만큼 안정적인 비행이 기대되는 비스우프는 더 여유 있는 공간을 가집니다.

  

고화질의 비스타도 모자라 액션 카메라를 위한 자리도 넉넉합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720p 화질을 고글의 DVR에서만 저장하는 비스타만으로는 시네우프로는 아쉽습니다. 비스우프는 액션 카메라와 함께 촬영 성능을 보강하기 위한 합리적인 드론입니다.

비스타를 품은 드론은 더 있습니다.

  

Geprc 로켓 라이트(Rocket Lite)입니다. 사진=https://geprc.com

  

112mm 크기의 로켓 라이트는 2인치 크기의 프로펠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4S 배터리와 20A ESC (최대 30A) 출력까지 소화하는 드론입니다. 720p 화질이 돋보일 비행이 자유롭게 공간을 즐기는 프리스타일 비행이라면 Geprc의 로켓 라이트는 디지털 고화질을 제대로 즐길 선택입니다.

  

  


  

레이싱 드론과 함께 하는 DJI

  

DJI가 다른 회사와 함께 제품을 출시하는 일은 Caddx 비스타가 처음은 아닙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액세서리처럼

  

출시와 함께 등장하는 다양한 액세서리 회사도 있지만. 사진= https://www.pgytech.com

  

DJI의 기술로 Ryze가 만든 텔로도 있습니다. DJI 드론들과 다르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브러시 모터를 사용하는 텔로 역시

  

DJI의 뛰어난 기술과 함께 다양한 변신을 계속하고 있지요.

  

하지만 Caddx 비스타의 등장은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입니다. DJI 디지털 FPV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DJI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Caddx라는 이름을 빼면 누가 봐도 DJI에서 만든 제품 같아 보이긴 하지만요. 사진=https://www.getfpv.com

  

DJI는 계속해서 레이싱 드론 시장에 도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돈만 충분하다면) 거절하기 힘든 디지털 FPV로 다시 문을 두드렸지요. DJI 디지털 FPV 시스템을 출시하기 위해 DJI는 많은 레이싱 드론 선수들의 조언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며 함께 진화하는 레이싱 드론 시장은 DJI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지요. 그러나 DJI의 이름이 빠진 Caddx 비스타는 시장을 장악하기 보다 레이싱 드론 생태계와 함께하는 새로운 DJI의 전략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이미 레이싱 드론 시장은 DJI 디지털 고글에 아날로그 수신기를 장착하는 제품까지 출시되었습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2019년 DJI가 디지털 FPV 시장을 개척했다면 2020년은 더 많은 파일럿들이 디지털 FPV를 즐기기 시작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DJI 디지털 고글을 사기 위한 통장 잔고가 조금 염려스럽더라도 말이지요.

  

  


WRITER 민연기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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