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2, 프리스타일 FPV를 위한 조종기
취미로 만나는 드론은 두 가지입니다.
항공 촬영용 드론은 드론만 선택하면 남은 고민은 파란 하늘을 즐기는 것뿐이지만
비행을 즐기는 레이싱 드론은 고민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레이싱 드론은 부품을 선택에서 정비까지 직접 만드는 것도 즐거움이고 이미 완성된 드론을 선택해도 끝나지 않습니다.
레이싱 드론의 눈인 FPV 카메라의 영상을 볼 FPV 고글을 선택해야 하고
FPV 고글과 드론 조종기는 입문자를 위한 저렴한 제품에서 선수를 위한 고급 모델까지 다양합니다. 복잡한 사양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봐야 하지요. 드론 한번 날리려고 이렇게까지 공부를 할 줄 알았다면 진작에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에 갈걸 후회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깊은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제품이 있습니다. FPV 모니터와 조종기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조종기
드론의 FPV 영상을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조종기 가운데에 가지고 있어 뭘 사야 하나 고민하던 입문자와
지만 작은 모니터로는 FPV 고글이 주는 비행의 몰입감을 주기에는 부족해서 메인 조종기로 탱고를 사용하는 파일럿은 많지 않았지요.
첫 번째 탱고와는 조금 다른 모습에 아주 다른 성능으로 돌아왔습니다. 탱고 2입니다.
탱고 2는 아주 멀리까지 비행하는 드론을 위한 조종기입니다. 비행이 멀면 멀 수록 좋은 거야 당연하지만
대체 얼마나 멀리까지 비행해야 장거리 비행이라 할 수 있을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보통 500m까지 비행하는 드론을 파크 플라이어(Park Flyer)라고 합니다. 이름처럼 공원에서 즐기기 좋은 거리입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드론이 파크 플라이어입니다. 하지만 조종기 없이 스마트폰 만으로 조종하는 드론은 비행거리가 이보다 짧습니다.
넓은 운동장에서 거리 생각하지 않고 날렸다가는 신호를 잃고 추락하기 딱 좋지요. 잃어버리기 쉬운 비행거리 300m 이하의 드론은 밖에서 날리지 말라는 뜻인지 인도어(Indoor)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레이싱 드론은 그보다 멀리까지 비행합니다.
1.5km까지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풀 레인지(Full Range)라고 합니다. 1.5km 면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레이싱 드론 경기장 크기보다 훨씬 넓은 거리까지 비행이 가능합니다.
넓은 공간은 자유롭게 비행하는 프리스타일 비행에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1.5km는 먼 풍경을 담을 촬영 드론에게는 부족한 거리입니다. 세상은 그보다 훨씬 더 넓으니까요.
DJI가 소개한 디지털 FPV 시스템은 레이싱 드론조차 4km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제안하지요.
이렇게 먼 거리를 비행하는 송신 시스템을 롱 레인지(Long Range)라고 부릅니다.
얼마나 멀리까지 가능하냐고요?
TBS가 소개한 실험 결과는 51.6km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TBS의 조종기가 51.6km까지 비행하는 건 사실 그렇게 놀랍지 않습니다. TBS는 드론의 전파에 관해 누구보다도 자신 있는 회사니까요. 이미 많은 레이싱 드론 파일럿이 TBS의 롱 레인지 송수신 시스템인 크로스파이어(Crossfire)를 선택했습니다. 크로스파이어는 외장 송신기를 장치할 수 있는 슬롯이 있는 조종기에
드론에는
그래서 중급 이상의 드론 조종기는 모두 외장 송신기를 설치할 수 있는 슬롯을 가지고 있지요.
이렇다 보니 롱 레인지 비행을 경험하고 싶으면 조종기를 구입하고도 다시 크로스파이어 송신기를 또 구매해야 합니다.
첫 번째 탱고 조종기가 FPV 모니터와 조종기를 한 번에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처럼 탱고 2는 조종기와 크로스파이어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탱고 2는 나의 드론에게 엄청난 비행 거리를 선물하지만 조종기의 기본 성능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 장점이던 타라니스 X-라이트보다 작습니다. 게임기 조이스틱 보다 조금 더 큰 크기입니다. 간단한 기능만 가진 입문용 조종기에 비하면 아직도 크지만 휴대성은 어떤 조종기보다 좋습니다. 휴대를 방해하는 조종 스틱은
안테나마저도 몸체에 꼭 붙여 접힙니다.
접히는 구조의 독특한 스틱은 조작성도 뛰어납니다. 스틱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짐벌(Gimbal)은 홀 센서(Hall Sensor)가 적용되었습니다. 자석의 자력 크기로 스틱의 위치를 감지하는 홀 센서는 기계적으로 마모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탱고 2의 약간 두툼한 두께는 잡았을 때 손바닥 안으로 착 감깁니다.
손가락도 편합니다. 조이스틱형의 조종기는 게임 조이스틱이 그렇듯 엄지만 스틱에 올리기 좋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엄지와 검지로 스틱을 잡는 핀치 컨트롤이나 하이브리드 컨트롤은 힘들었지요.
하지만 탱고 2는 조종기 상 측이 평평해 핀치나 하이브리드 컨트롤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른 버튼들도 검지나 중지로 조작하기 편한 위치에 있습니다.
납작한 모양의 3단 스위치와 누르면 들어가고 다시 누르면 돌아오는 토글스위치는 다른 드론 조종기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스위치들입니다.
크기가 작다 보니 디스플레이는 작습니다. 128 x 96 px에 1.2인치의 작은 크기는 갑갑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선명합니다. 메뉴도 우리에게 익숙한 OpenTX에서 파생된 FreedomTX입니다.
전용 충전기도, 별도의 배터리 필요 없습니다.
이제 슬슬 가격이 두려워집니다. 중급 조종기만 적용되는 홀센서에 비행거리만큼 비싼 크로스파이어 송신기가 포함되어 있으니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탱고 2 구입이 가능할까 어림없어 보이지만
중급 조종기에 크로스파이어 송신기까지 고민하고 계셨다면 탱고 2는 매력 있는 제안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탱고 2는 출력이 250mW로 TBS가 이야기하는 비행 거리는 약 30km입니다. 나무 많고 지형이 복잡한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멀리까지 비행할 수 있는지 비행 장소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레이싱 드론을 위한 조종기로 탱고 2조종기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트림을 자주 사용하는 고정익 드론이나, 짐벌에 달린 카메라같이 비행 이외의 일을 하기에는 스위치가 부족합니다. 더 안타까운 건 크로스파이어 전용 조종기인 탱고 2는 다른 송신기를 추가하지 못합니다. 탱고 2로 조종할 드론은 무조건 크로스파이어 수신기가 필요합니다. 타이니우프 같은 마이크로 드론은 수신기와 FC(Flight Controller)가 하나로 되어 있어
간편하게 사용하려고 선택한 탱고 2의 의미가 바래지지요. 게다가 레이싱 드론은 30km까지 비행할 만큼 경기장이 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탱고 2는 조종기는 오로지 레이싱 드론, 그중에 프리스타일 드론에 최적화된 조종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주로 프리스타일 비행을 즐긴다면 탱고 2는 바로 당신을 위해 개발된 조종기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더 멀리까지 비행할수록 세상은 그만큼 작아지니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