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Apr 03. 2020

스포츠카를 닮은 항공 촬영 드론, 이볼브2

이볼브2, 다시 한번 진화하다

드론은 다양한 재료로 완성됩니다. 하지만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가벼워야 합니다. 회전하는 모터가 만드는 진동을 무시하도록 단단해야 하고 혹시 모를 추락에도 몸을 지킬 수 있도록 유연해야 합니다.

  

드론을 위한 재료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가볍고 단단한 데다 저렴하기까지 한 플라스틱은 소량으로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항공 촬영 드론에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사진=https://www.dji.com

  

가볍고 단단하다면 가격은 상관없다는 레이싱 드론은 소량 제작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카본이 사용됩니다. 사진=https://www.kareareadrone.com

  

가볍고 질긴 카본은 드론이 가장 좋아하는 재료입니다. 하지만 카본실로 직조한 원단을 한 장 한 장 눌러 붙여 만들어지는 카본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서 레이싱 드론조차 미리 만들어진 카본판을 잘라서 사용합니다.

  

가볍게 만드는 것이 가격보다 소중한 스포츠카나 카본 재료의 진면목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사진=https://pixabay.com

  

드론에도 스포츠카처럼 매끈한 몸체를 자랑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엑스다이나믹스(XDynamics)의 항공 촬영 드론 이볼브(Evolve)입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최고 비행 속도 시속 96km를 자랑하는 풀 카본 드론입니다

  

매끈한 카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볼브 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드론이다 보니 비행 소음이 만만치 않은 데다가 너무 커다란 크기 때문에 운반이 불편했지요.

  

전용 가방도 상당히 커서 들고 비행기를 타도 머리 위 기내 수화물 칸에 들어가지 않을 지경이었지요.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하지만 이볼브(Evolve)의 사전적 의미는 ‘진화’입니다. 아쉬운 점을 극복하고 더 진화한 이볼브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스포츠카의 카본 보디 그대로 더 진화한 드론, 이볼브 2입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다시 한번 진화한 이볼브 2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매빅처럼 각진 디자인이 좋을 수도 있고 팬텀처럼 둥근 모양이 더 맘에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물체가 매끈한 디자인을 가지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이볼브2는 지난 버전과 마찬가지로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물론 매끈하다고 더 빠른 비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속 300km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골프공은 울퉁불퉁한 표면이 오히려 비행에 도움을 주니까요. 구체적인 실험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매끈한 황사 먼지 한 톨도 비켜 지나갈 듯한 이볼브2의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93km입니다.

  

빠른 비행을 위해 이볼브2는 더 납작하고 얇아졌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날렵한 디자인을 위해 카본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기체의 단단함을 높이고 효율적으로 열을 방출하기 위해 값비싼 마그네슘까지 아낌없이 사용되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전작의 아쉬웠던 부피는 팔이 아래쪽으로 낮아지면서 랜딩기어를 분리하면 비행기 기내 수화물로 휴대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전용 케이스가 소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촬영을 위해 해외로 떠날 경우를 고민한 디자인입니다.

  

프로펠러는 더 길어졌습니다. 덕분에 앞쪽과 뒤쪽의 프로펠러가 겹칩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29cm 길이의 프로펠러는 33cm로 더 길어졌습니다. 대신 1V전압당 650PRM으로 회전하는 650KV 모터보다 느리게 회전하는 530KV 모터로 바뀌었습니다. 낮은 회전수로 비행 소음을 줄였지만 비행 속도는 포지하지 않으려는 고민이 엿보입니다.

  

소음이 가장 큰 프로펠러 끝부분도 공기의 와류를 최대한 억제하는 디자인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완전히 새로운 모터와 프로펠러로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21분에서 33분으로 12분이나 늘어 최근 다른 드론들에 비해 뒤지지 않습니다.

  

변화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캐노피처럼 2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전작에 비해 접합부 없는 일체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안쪽으로 물이 침투하지 않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공식 자료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1mm 이상의 먼지와 60도 각도로 날아오는 빗줄기를 견딜 수 있다는 IP43 기준을 만족한다고 합니다.

  

신형 모터 역시 안쪽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꼼꼼히 덮여 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이볼브2의 다양한 센서들은 안전한 비행을 도와줍니다. 기압 센서같이 기본적인 센서부터 GPS, QZSS, GLONASS, BeiDou 같이 위성 신호를 통해 위치를 감지하는 센서, 전방에 2개의 충돌 방지 센서와 바닥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드론의 말뚝 호버링을 돕는다는 시각 센서(Optical Flow) 그리고 지면과의 거리를 측정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초음파 센서를 대신해

  

  

라이다는 레이저의 반사를 이용해 정밀한 고도를 측정합니다.

  

라이다 센서 아래에는 LED가 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시각 센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어려운 밤에는 LED가 정확한 착륙을 돕습니다.

  

그래서 이볼브2의 가격은 3,699불(322만 원)입니다. 비쌉니다. 요즘 이렇게 비싼 드론이 있었나 싶게 비싼 가격의 이유를 좀 더 살펴야겠습니다.

  

  


  

조종기가 아니다그라운드 스테이션이다

  

이볼브 2는 조종기를 조종기라 부르지 못하고 그라운드 스테이션이라 부릅니다. 그라운드 스테이션은 조종기를 포함해서 비행에 다양한 정보를 모니터 하는 장비입니다. 드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조종기보다 이런저런 것을 확인할 장비가 포함된 그라운드 스테이션이 더 익숙했지요.

  

그래서 이볼브2의 그라운드 스테이션도 큽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스마트폰 필요 없이 2개의 모니터가 내장된 이볼브2의 그라운드 스테이션은 이름만큼 크지만 휴대까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상측 모니터를 내리면 튀어나온 부분 없이 깨끗하게 접힙니다. 기존 그라운드 스테이션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볼브2의 그라운드 스테이션은 2개의 모니터가 모두 터치스크린입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드론의 다양한 옵션을 2개의 터치스크린으로 조작이 가능해 좀 더 그라운드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도록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화면의 밝기도 1000cd/m2으로 맑은 날 태양 아래서도 눈살을 찌푸릴 염려가 줄어듭니다.

  

그라운드 스테이션의 안테나는 상측 모니터 뒷면에 숨어 있습니다. 이 안테나로 보낼 수 있는 이볼브2의 비행거리는 4km입니다.

  

그러나 그라운드 스테이션 뒤에 준비된 커넥터에 추가 안테나를 연결하면 비행거리는 11km까지 늘어납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화려한 기능만큼 배터리를 포함한 1.55kg의 무게는 부담스럽지만 가격까지 부담스러울까 염려됩니다. 이전 버전의 그라운드 스테이션 가격은 어지간한 드론 가격과 맞먹는 999불이었으니까요.

  

  


  

더 다양한 렌즈를 위한 짐벌

  

이볼브2는 항공 촬영 전용 드론입니다. 하지만 취미를 위한 촬영을 넘어 전문적인 촬영을 위한 드론입니다. 그래서 이볼브는 짐벌을 포함한 카메라를 용도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구조가 장점이었지요.

  

이볼브2 역시 교환 구조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짐벌 교환으로 적외선 카메라와 같이 특수한 용도의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외선을 볼 수 있는 IR 센서는 드론의 활용을 높여줍니다.

  

이볼브2는 기존의 1/2.3” 센서를 버리고 렌즈 주변부의 왜곡이 적어 광각의 풍경 사진에 적합한 마이크로 포서드 (M43, Sony IMX299) 센서를 기본으로 장착했습니다. 이볼브를 위해 1,200불에 별도로 판매하던 카메라입니다.

  

M43 센서가 담아내는 영상의 화질은 4K입니다. 8K 카메라 드론까지 등장한 요즘, 4K는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4K 영상을 120 fps로 촬영합니다. 30 fps까지 재생 속도를 늦추면 4배나 느린 슬로 모션 촬영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볼브2를 전문 촬영 드론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화질이 아닙니다.

  

이볼브2는 카메라 렌즈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덕분에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구조는 이볼브 2를 전문적인 영상 촬영 드론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드론은 DJI의 인스파이어 모델 이상뿐이었으니까요.

  

  


  

최고의 영상을 위한 최적의 선택

  

이볼브2는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더 낮은 높이를 선택했지만 DJI의 매빅 시리즈처럼 팔을 접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M43 센서와 호환 가능한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이볼브2에게 폴딩 구조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문 항공 촬영 드론으로서 이볼브2의 비교 대상은 매빅보다 상위 기종이어야 합니다. DJI의 전문 촬영 드론 인스파이어 2와 비교해 봅시다.

  

  
2016년에 출시한 드론 인스파이어2와 비교하면 이볼브2가 모든 사양에서 뛰어납니다. 심지어 가격까지 말이죠. 그러나 인스파이어 2는 카메라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인스파이어2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젠뮤즈 X5S 카메라의 가격은 2,049불(235만 원)입니다. 둘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볼브2가 더 가격 경쟁력을 가집니다. 이번에는 카메라 사양을 젠뮤즈 X5S와 비교해 봅시다.

  

  
200만 원이 넘는 카메라와 비교하기에 이볼브2의 카메라는 많은 면에서 사양이 떨어지지만 120fps 촬영에서 이볼브2의 해상도는 젠뮤즈 X5S를 앞섭니다.

  

DJI는 최근 매빅 시리즈에 신제품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문 항공 촬영을 위한 드론

  

팬텀 4 프로와 인스파이어 2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진=https://store.dji.com

  

물론 핫셀블라드 렌즈까지 적용한 매빅2도 전문적인 항공 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빅2보다 더 높은 품질의 영상을 촬영하고 싶은 사람에게 DJI는 다음 드론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볼브2의 등장이 반갑습니다. 매빅2보다 뛰어나고 인스파이어2와 비교할만한 성능의 드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볼브2의 3699불의 가격이 납득이 가기 시작합니다. 사진=https://store.xdynamics.com

  

사실 프로는 최고급 장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품질을 영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을 사용합니다. 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볼브2는 드론 성능에서 이미 인스파이어2보다 뛰어나고 카메라 가격에서 좀 더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DJI가 휴대와 간편한 촬영에 집중하는 동안 드론이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볼브2는 전문가와 최고를 바라는 애호가를 위한 하이엔드 드론으로 다양해져가는 드론의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WRITER 민연기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매거진의 이전글 드론, 과학수사 장비로서의 활용 가능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