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시될 DJI의 매빅 시리즈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설렙니다. 소개팅이라면 특히 더 그렇지요. 조르고 졸라 기다리던 만남이라면 새로운 만남이 어떤 성격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한 거야 산더미입니다.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을지, 전에 없던 어떤 기능이 우리를 놀라게 할지 궁금하지만 소개팅이 그렇듯 새로운 만남전에 꼭 한 가지를 미리 알려준다면 우리의 선택은 역시 사진 아니겠어요?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DJI는 신제품 출시 몇 개월 전에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진을 흘리곤 했지요. 그런데
새로운 드론 사진이 다시 유출되었습니다. DJI의 주인공인 매빅 2가 출시되고 한참이 지나기도 했고 매번 신기술을 자랑하던 DJI가 오래간만에 내놓은 드론 매빅 미니는 신기술보다는 가벼운 비행이 더 중요한 드론이었으니 2020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새 드론이 등장하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다. 촬영 성능의 힘을 준 팬텀 시리즈도
DJI의 하이엔드 드론인 인스파이어2는 2016년에 처음 소개되었지만 아직 후속 기체 소식도 없었으니까요. 사진이 유출된 드론이 어떤 DJI 드론일지 궁금하지만
유출된 사진 속 미지의 드론에는 ‘매빅’ 이라고 떡하니 쓰여있으니까요. 오늘은 함께 나눌 이야기는 유출된 사진으로 미리 짐작해 보는 DJI의 새 드론입니다.
유출된 새 드론 사진의 출처는 OsitaLV입니다. DJI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신 듯한 이분의 트위터에는 전에도 몇 차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는데
하지만 이때는 이미 매빅 미니의 사진이 유출된 이후이고 곧이어 출시된 매빅 미니에 열광하느라 매빅3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스케치가 아니라 사진입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본체는 기존의 매빅과 거의 동일한 구조입니다. 앞쪽의 팔은 가로로, 뒤쪽의 팔은 아래에서 위로 펼치는 구조도 그대로입니다. 잡은 손의 크기로 판단했을 때 이 새로운 드론의 크기는 매빅 미니보다 크고 매빅2보다는 작은 것으로 보입니다. 매빅 에어와 비교해도 약간 커 보입니다. 매빅3가 아닐까 의심되지만 유출 사진에서 보이는 플라스틱의 색깔은 매빅 2보다는 매빅 미니에 가까워 보입니다.
하지만 매빅 미니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크기도 더 큰 것으로 판단하면 매빅 미니의 후속작은 아닐듯합니다.
휴대성을 위해 팔을 접었는데 프로펠러가 접히는 건 당연하지만 매빅 미니처럼 드라이버를 동원하지 않으면 분리할 수 없는 일체형이 아니라 다른 매빅 시리즈와 같이 분리형 프로펠러로 보입니다.
드론이 만드는 소음은 대부분 프로펠러에서 나옵니다. 떠오르는 힘을 만들기 위해 프로펠러로 바람을 갈라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가장 빠르게 바람을 만나는 프로펠러 끝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른 소음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소음을 고민한 이 프로펠러는 매빅 2와 동일한 프로펠러인가 싶지만 미묘하게 다른 듯도 합니다.
매빅2와 거의 비슷한 센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2개의 비전 센서(Vision Sensor)와 적외선 센서(Infrared Sensor)가 보입니다. 하지만 센서를 보조할 LED(Auxiliary Light)는 2개에서 1개로 간소화되었습니다. 팬을 이용하던 매빅2의 냉각 방식도 표면으로 열을 배출하는데 유리한 히트싱크(Heat Sink)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매빅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인 전방 센서는 당연히 가지고 있겠지만 좌우와 상 측에도 센서가 있는지는 유출된 사진만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360도 장애물 회피 기능을 추측하고 있어 좌우와 상 측에도 센서가 준비되어 있을지 기대됩니다.
하지만 금속의 고급 진 느낌보다는 플라스틱입니다. 매빅 프로의 1인치 센서보다는 1/2.3 인치의 CMOS 센서가 예상됩니다.
스마트폰을 조종기 아래에 고정하던 기존 매빅 조종기 보다 네모 반듯한
스마트폰은 위로 설치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을 보기 위해 과도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될듯합니다. 펑션 버튼과 카메라 버튼, 모드 선택 스위치와 리턴홈 버튼이 있고 보이지는 않지만 상 측에 짐벌 조작을 위한 다이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면의 버튼은 아직 모르겠네요. 하지만 스크린이 없는 건 아쉽습니다. 저렴해 보이니까요.
매빅2 보다 작고 매빅 에어보다 약간 큰 것으로 보이는 이 새로운 드론은 매빅 3가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팬텀 4 이후 DJI의 프리미엄 드론이 된 매빅2 입니다. 다음 세대 매빅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노골적으로
전혀 새로운 드론이라고 하기에는 떡하니 매빅이라고 인쇄되어 있으니 아마도 매빅 에어2가 아닐까요? 매빅 에어가 출시된 때가 2018년 1월입니다. 이제 새 제품이 등장할 때도 되었지요.
최고 사양이거나 최저가 드론이 되어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다른 회사의 드론과 달리 DJI의 드론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이미 다양한 드론 라인을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신제품에는 기존의 드론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언제나 아쉬움을 남깁니다. 덕분에 새로운 드론이 매빅 에어2라면 성능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마 매빅 에어의 아쉬운 점은 개선되지만 매빅2보다는 미묘하게 아쉬운 사양이 되지 않을까요?
비행시간은 30분을 가볍게 넘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매빅2가 이미 31분의 비행시간을 자랑하고 매빅 미니도 30분을 비행하니까요.
30분 비행은 아쉽게 느껴질 정도지만 매빅 에어의 21분 비행시간을 생각하면 무리해서 최장 비행시간을 노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종기의 스포츠 모드가 있는 것을 보면 최고 비행 속도는 매빅 에어보다 빠르고 매빅2보다 느린 시속 70km 정도가 기대되고요.
비행 거리가 매빅 에어에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매빅2의 오큐싱크(Ocusync) 2.0이 적용되지 않을까요? 조종기도 완전히 새로운 형태가 되었으니 오큐싱크 2.0의 7km 비행 거리가 기대됩니다.
매빅 에어는 카메라에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4K 화질에서는 30fps으로 밖에 영상을 담지 못했던 것만큼 이번에는 60fps 촬영을 지원할 듯합니다.
카메라 센서는 매빅 2 줌과 같은 1/2.3인치 12MP의 CMOS 센서가 예상되지만 매빅 에어가 밝고 어두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다이내믹 레인지 (Dynamic Range)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만큼 개선된 화질도 기대해 볼 만합니다.
많은 해외 언론이 360도 충돌 방지 센서를 예상한 만큼 더 안정적인 자율 비행 기능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매빅 에어에 적용된 엄바렐러 프로세서가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좀 더 진보된 자율 비행 성능을 선보일지도 모릅니다.
매빅 에어2는 ADS-B(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DJI는 2019 년 5 월에 250g 이상의 무게를 가진 드론은 안전을 위해 에어센스 (AirSense) 기술을 적용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ADS-B 시스템인 에어센스는 비행 중인 항공기의 위치를 감시하는 기능입니다. 매빅 에어2의 에어센스는 호버링 전에 안전한 하늘인지 미리 알려주겠지요.
몇 주 전부터 DJI는 매빅 에어 재고를 관리하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매빅은 확실히 매빅 에어2 인가 봅니다.
DJI의 드론은 새로움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지만 그 새로움에는 언제나 적당한 아쉬움을 남기곤 했습니다. 접는 드론의 대명사가 된 매빅은 출시 당시 없어서 못 사는 드론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카메라 성능은 미묘하게 아쉬웠습니다. 이미 DJI는 팬텀4를 위한 훌륭한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는데도요. 소형 드론 스파크는 가격에 비해 뛰어난 성능으로 눈길을 모았지만 휴대를 위해 팔이 접히지도 않았고 짐벌도 2축에 불과했습니다.
팬텀 5가 등장해도 인스파이어2보다 뛰어난 드론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쉽게 유추할 수 있지요. 그러나 2020년, 다른 드론들은 넘사벽이던 DJI 드론을 스펙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화질, 비행 성능 심지어 자율 비행 성능으로 말이지요.
매빅 에어2는 아마도 매빅2보다 미묘하게 아쉬운 성능이 예상되지만 어쩌면 짐작하지 못한 새로운 기능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릅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해도 그렇게 실망하지는 않을 듯해요. 새로운 디자인은 항상 즐거우니까요. 코로나로 출시 지연은 불가피하겠지만 4월 말에는 이 새로운 드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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