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Dec 22. 2020

기회와 도전, 글로벌 드론 시장을 공략하라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우리나라의 드론

"South Korea Taking a Major Place in the Global Drone Industry"(Dronelife, 20.2.7).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아프리카 드론 포럼(ADF, 2020.2.5.∼7)>에서 한 해외언론이 내놓은 헤드라인이다. 행사기간 중 한국대표단이 펼친 활동과 국내 드론기술력을 심층 확인한 후 던진 표현이다. 한국 정부가 주도한 첫 해외원정단은 국내 10개 드론기업체와 민·관 합동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공공에서는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연구원과 민간의 유콘시스템, 호정솔루션, 두산 DMI, 파인VT, 프리뉴, 피스퀘어 등 10개 기업체로 구성되었다. 국토교통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ADF 참가는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드론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우리나라를 지속적으로 초청했고, 정부에서도 그간의 드론정책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국내 드론산업의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성사되었다.

  

아프리카는 광활한 국토에 비해 도로 및 교통시설이 열악하여 혈액·약품 등 긴급 구호물품 배송을 위해 현재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 밖에 드론을 활용한 토지측량, 지도제작, 안전점검 등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거대한 드론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의 환영사와 더불어, 르완다의 건설부 장관, 정보통신부 장관 측에서 대한민국 대표단과의 특별면담을 요청하는 등 르완다 정부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ADF에서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특별관'과 국내 드론기업체 전시관 10개를 운영하면서, '드론 규제샌드박스(유예제도) 사업' 등 드론정책을 홍보하고, 통역지원 등을 통해 아프리카·유럽·중동 등 20개국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지원했다. 그 결과 110여 건 3400만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과 아프리카 현지 업체와의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를 거두었으며, 향후 약 380만 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취미레저용 시장 구도에 대한 다양한 분석 중 공통점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선점전략이다. 중국 드론을 대표하는 DJI의 경우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일반화된 시장개척과는 다르다.

  

초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시장에서 제품의 경쟁력을 검증받고 시장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시장의 선점권을 보장받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DJI의 해외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한다는 점과, 군수용에 한정된 드론 활용시장을 민수(취미레저용 및 공공목적용)으로 확장시켰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의미에서 취미레저용에 비하여 아직 시장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상업용(공공목적용) 드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려는 노력은 시기와 그 방법론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우선 정부주도의 체계적인 해외시장 진출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2018년을 드론산업 육성 원년으로 명시하고 2026년까지 국내 산업 규모 4조 4000억 원, 상업용 드론 5만 3000대, 글로벌 기술 경쟁력 세계 5위라는 도달목표를 제시했다. 제시된 목표에서 보듯이 국내시장 규모에 대한 목표치만으로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5위권으로 제시했으나,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전력과 구체적인 목표는 제시하지 않는 상황이다.

  

공공기관마저 국산 드론을 외면하고 있다는 국정감사 및 언론 단골 질의와 기사에서 보듯이 목표가 구체화되고 도달 가능한 목표로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몇 가지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국가•공공기관의 다양한 USE-CASE별 최적화된 수준급의 드론을 개발하고, 국내시장에서의 피드백을 통한 품질 및 기술향상,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ADF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필자의 입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와 닿은 전략은 홍보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국내 드론산업 육성을 전제로 정부주도의 강력하고 중단 없는 지원책이 다양한 방면에 투입되고는 있으나 대부분 국내에 해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해외시장을 열기 위해 대한민국 드론에 대한 정부의 법·제도·정책을 소개하고 국내 드론 제품의 기술수준과 활용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드론 제품에 대한 국제적인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고, 이런 역할의 주체가 개별 기업이라는 한정된 시각이 그 원인 중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 ADF를 같이한 해외의 반응은 정부가 대표단을 구성하고 국가의 드론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드론기업과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공통의 반응을 보였다.

  

  

둘째, 우리 드론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ADF에서 만난 World Bank, ICAO, 다수의 정부기관, 해외 참가자들로부터 들었던 국내 드론 제품에 대한 놀라운 반응을 기억해야 한다. 그간 해외에서 우리나라 드론 제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없었던 점도 있었지만, 미국·유럽·아프리카 국가들은 국내 드론 제품의 다양성과 우수성 등에 대하여 놀라움과 협업의 기회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ADF "Find and Assess" 경쟁분야에 최종 진출한 국내 고정익제품에 대하여 해외 언론이 분석한 내용을 보면 "① the most unique drone in the contest ② a hand-launched drone, which allows the it to be used in small spaces ③ incredibly accurate landing ④ offer sophisticated data processing and delivery ⑤ a deep global experience in acquiring geographic data"였다.

  

  

"Find and Assess" 경쟁분야는 해안에서 섬까지 비가시권비행을 통해 섬과 물속의 표식을 탐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며, 드론 자체와 탑재장비, 조종능력, 후처리기술 등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수준 판단하는 분야이다. 유럽의 senseFly, 독일 Qlex 기업들과 최종 우승을 다투는 경쟁관계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수출제품의 다양화와 적절한 대상지 선택이 고려되어야 한다. 수출의 대상이 드론 및 장비만으로 접근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번 ADF에서 르완다를 포함한 아프리카 정부 측에서 요구한 가장 절실한 수출 분야는 교육 분야와 드론에 대한 정부정책(법·제도 및 로드맵, 산업육성 과정 등)이었다. 드론이 활용 가능한 분야를 체득하고 경험하지 못한 입장에서 드론에 대한 교육을 통해 드론에 대한 이해와 국가상황에 최적화된 USE-CASE를 식별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드론을 수용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에는 의료 배달, 정밀 농업, 홍수 관리, 곤충 방제 등의 프로그램이 현장 활용을 위해 필요하다. 드론 포럼 주최국인 르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드론을 통해 국가별 한정된 인프라를 극복하고 지역 경제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드론산업에 주력하고 있고 30개국 이상에서 온 규제 기관과 고위 공무원들이 참여함에 따라, 드론산업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프리카 사례에서 보듯이 아직 해외 상업용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더군다나 정부와 민간의 총체적 공략은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남미•중동•아시아 시장 등과 같이 가능성 높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의 공식채널 가동 및 협조, 공략 대상지의 상황분석을 통한 USE-CASE별 국내기업 및 제품의 선택, 제작 및 활용기업의 적극 참여 및 공략 대상지와의 협력생산, 공동 활용방안, 가격 경쟁력 확보 등에 대한 사전준비와 노력도 필요하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걷히면서 국내 한정된 수요와 연계한 성장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ADF 참가기업들의 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짧은 준비기간과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성을 경험하기 위한 의미의 도전으로 생각했으나 오히려 우리 제품에 대한 경쟁력과 확장가능성을 수출상담 실적으로 받아 든 기업들이 입소문을 내고 있다.

  

이로 인해 여러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 기업들 또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참가를 희망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고, 국내 드론산업의 새로운 긍정효과로 발현되고 있다. 또한 ADF를 통해 대한민국 드론산업이 존재감과 경쟁력을 해외언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전파하면서 그간 기업만의 외로운 해외시장 개척도전에 희망과 추진력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한 번의 시도로 문을 열수는 없겠지만 부단한 노력의 응집된 효과가 그 가능성을 보다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볼 수 있다. 다행히 ADF와 같은 해외 시장에 대한 대표단 구성과 도전을 정부주도로 올해내에 추가로 실시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라 할 것이다.

  

  


WRITER 강창봉


항공안전기술원 드론안전본부장


드론관련 법, 제도, 정책연구 및 드론규제샌드박스사업, 드론 교통관리체계 구축 등 다수의 국가사업 및 연구개발사업의 책임자


국무총리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경찰청, 육군, 공군 등의 드론 관련 혁신성장 자문위원, 정책발전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매거진의 이전글 드론법을 보유한 국가 대한민국, 드론의 명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