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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Sep 11. 2023

피아노 소곡집 표지의 그곳

'누구나 한 번쯤'- 오스트리아 5편 (빈)

                           


10일 차  1/ 9




| 마지막 날


오늘은 오스트리아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티켓을 잘못 끊어 먼저 왔던 친구와의 여행 마지막 날이다

여행 계획을 할 때부터 친구는 약 2주 정도만 같이 여행한다고 했었고 벌써 내일이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이 다가온 것이다

친구는 여행이 끝나는 것, 나와 다른 친구는 이제는 셋이 아닌 둘이 된다는 것이 아쉬워 오늘은 더 많은 걸 하고 싶은 날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일찍 숙소에서 나와 '성 슈테판 대성당'을 갔다 워낙 일찍부터 관광을 시작했기에 출근하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다

어제 쇤부른 궁전에 갔을 때 빈 시내를 내려다보며 멀리서 보아도 커 보였던 슈테판 대성당.

가까이에서 보니 진짜 말 그대로 굉장히 크고 높았다


유럽은 워낙 성당이 많아서 이제는 성당을 여행 일정 중에 한 번씩 들리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또한 유럽의 많은 성당들 대부분 화려하고 그 성당만이 지닌 고유한 이미지 같은 것이 있었다

비투스 대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로 화려함과 빛의 조화를 보여주었다면 이곳 슈테판 대성당은 조각품들로 장식되어 차분하면서 화려했다

전체적으로 벽이나 기둥 쪽이 조각품들로 많이 장식되어 있었고 하나하나 살펴보게 하는 섬세함이 가득했다

 

포근함을 더해주는 크리스마스의 장식들                                                                          


성당을 다 보고 나오니 주변 상점들이 하나 둘 오픈을 하였다 나는 유럽에 왔을 때부터 계속 체크 목도리를 꼭 구매하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목도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필수코스인 기념품 상점에 들어가 다양한 기념품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마음에 드는 체크 목도리를 발견한 것이다!!

심지어 디자인도 많아서 고민고민 끝에 두 가지로 추렸고 친구들의 파란색이 잘 어울린다 말에 한껏 들떠 파란 체크 목도리를 구매했다 내일 한국 가는 친구도 나와 디자인이 똑같은 분홍색 목도리를 구매해 커플 목도리를 하게 되었다


빈 마그넷


슈테판 대성당 주변은 지금까지 간 성당들과는 다르게 주변이 굉장히 번화가였다 그래서 구경할 가게들이 꽤 많았는데 그중 오스트리아 빈에 가면 꼭 구매해야 되는 'manner 웨하스' 가게가 있었다

체코에서는 이 과자를 마트에서만 보았고 가게는 따로 보지는 못했었다

새로운 가게라 신이 나 들어가 보았다 마트에서 보았던 거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웨하스 과자와 초콜릿, manner 상표가 그려진 라이터며 케리어에 에코백, 컵 등등 다양한 굿즈 상품들도 존재했다


단 거를 좋아하는 나는 눈이 돌아가며 이것저것 구매할 것들을 추렸는데 그중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상표가 그려진 에코백이었다 오트밀 색상에 분홍색 글씨가 예뻐 계속 눈에 들어왔고 때마침 같이 목도리를 구매한 친구도 예쁘다면서 고민을 같이 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 계산을 하고 나오는 나와 친구는 목에는 같은 목도리를 한 손에는 같은 에코백을 들고 나왔다



우리가 기념사진을 찍는데 오늘도 역시나 사진 부탁을 받게 되었다 이 정도면 이제 사진부탁을 안 받는 날을 찾는 게 쉬울 정도였다 사진 컬렉션에 또 다른 사진들이 추가되었다


주변을 더 둘러보던 중 이곳이 번화가였고 관광객이 많았기에 환전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코루나(체코 돈)를 취급하지 않거나 환전소가 없어 바꾸지 못했던 체코 마지막 날 친구의 1000 코루나. 환전소를 보자마자 친구에게 말해주었고 긴장하며 환전소로 들어갔다

나온 친구의 손에 들린 것은 유로! 드디어 환전을 성공하게 된다







|  <Belvedere>


이제 슈테판 대성당에서 지하철을 타고 '벨베데레 궁전'으로 갔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화려한 궁전의 외관과 내부에는 많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있었기에 이곳 역시 기대가 안될 수 없었다

내가 갔을 때는 1월이었고 이때는 상궁만 운영한다고 해서 아쉽게도 상궁만 보게 되었다


엘리자베트 황후                                     


벨베데레 궁전 방문을 기대한 또 한 가지! 바로 클림트의 작품을 보는 것이다

유명한 클림트의 키스 작품이 이곳에 있어 다른 그림들도 멋있었지만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 움직이기도 했다

기대했던 작품은 사진 그 이상이었다 금색을 많이 쓰는 클림트의 그림은 정말 화려했고 화려함 뒤에 그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또한 이렇게 유명한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더 설레었었다


클림트의 키스                                                                클림트의 유디트
나폴레옹 초상화


쇤부른 궁전에서는 궁전 내부의 가구들과 인테리어들을 볼 수 있었다면 이곳은 많은 유명화가들의 명작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두 궁전의 장점이 너무 달라서 더 흥미로웠다

각자 천천히 작품을 구경 후 1층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다

기념품들도 궁전 관련 물품과 화가들의 유명 작품이 삽화된 펜, 파일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 중이었다

이곳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낸 뒤 친구 둘은 오르골을 나는 클림트의 유디트 그림의 자석과 벨베데레 궁전의 엽서, 빼놓을 수 없는 클림트의 키스 엽서를 구매하였다



어제 구경하느라 점심을 걸러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오늘은 시간 맞춰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정원 구경은 티켓 없이도 들어갈 수 있어 상궁을 본 뒤 점심식사 후 정원 구경을 하기로 했다

식당을 어디 갈지 고민하다 벨베데레 궁전 바로 앞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빠질 수 없던 슈니첼! 지금까지 먹어본 후기로는 대부분의 슈니첼은 다양한 형태의 감자와 함께 나왔고 오늘 슈니첼에는 감자튀김과 함께 나왔다

먹는데 계속 직원분이 물도 갔다 주시고 파스타에 치즈도 갈아서 올려주시고 서비스를 많이 해주셔서 체코 때 값을 많이 치른 가게가 떠올라 당연히 팁을 많이 받을 거 같았고 더불어 마지막에는 우리가 시키지도 않은 디저트까지 나와 다른 비싼 메뉴로 잘못 시킨 줄 알았다

계산시간이 다가와 긴장된 마음으로 본 영수증은 주문한 메뉴 외에는 추가된 게 없었다 디저트는 그냥 기본으로 나온 것이었다 안도하며 거기에 10%의 팁을 더한 값을 드렸는데 딱 음식 값만 받으시고는 팁을 다시 돌려받았다...!


생각해 보면 오스트리아 온 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팁을 받지 않았었다 오늘 이 식당 또한 정말 서비스가 좋고 친절한 식당이었고 너무나 맛있는 한 끼를 기분 좋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이제 정원을 구경하러 갈 차례다 벨베데레 궁전의 정원은 쇤부른 궁전만큼 크지 않아서 소화시킬 겸 산책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이곳에서도 역시나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을 받은 나! 그리고 언제나 최선을 다 해 사진을 찍는 내 옆에서 봐주는 친구 한 명과 그런 우리를 찍는 다른 친구.

덕분에 이런 사진을 모아 보며 여행에서의 소소한 추억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했다 어디서 봤는데 이런 말이 있었다

여행 가서 사진 찍을 때 한국사람에게 부탁하면 실패는 없다는 말.

그래서 한국사람을 열심히 찾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 그중 좋은 카메라를 들고 혼자 사진을 찍으시는 남성분을 발견했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분에게 부탁을 드렸다 역시 실패 없는 인증숏을 건질 수 있었다


친구와 똑같이 맞춘 목도리, 에코백                                                                       


정원을 구경한 뒤 오늘의 일정은 여기서 끝이나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각자의 자유시간을 갖기로 했다

친구 한 명은 어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자연사 박물관을 다시 가기로 했고 나와 다른 친구는 그제 실패했던 놀이공원을 다시 가보기로 했다 정원을 마저 구경한 뒤 숙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의 여행을 떠났다



트렘을 타고 놀이공원으로 가는 도중에도 전에는 어두웠기 때문에 오늘은 하지 않을까?... 의 의문을 가지고 여러 번 대화를 나누는 사이 트렘은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트렘에서 내려 공원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도착한 놀이공원은 한적했지만 뭔가 놀이기구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가까이 가보니 많은 놀이기구들은 운영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일부는 운영 중이었다

성공했다며 신난 나와 친구는 우선 둘러본 뒤 어떤 것을 탈지 정했는데 당연 1순위는 롤러코스터였다


                                                                                              롤러코스터

공원 내부에 있는 거다 보니 우리가 기존에 알던 것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그래도 재미 삼아 타 보기로 했다

사장님이 우리가 한국사람인 걸 알아보고 노래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어주셨다


긴장된 마음으로 롤러코스터는 출발했다 무서울 거 같은 걱정은 곧 웃음으로 바뀌었다

방향이 전환되는 부분은 몸이 휘청일 정도로 많은 반동이 생겼고 방향에 따라 좌우로 흔들리는 부분이 그저 마냥 웃겼다

사실 말이 롤러코스터지 생각보다는 짧고 경사지지도 않았었지만 레일 곡선마다 급하게 꺾이는 부분과 옆을 내려다보면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에 허술함이 더 해져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하나를 더 타고 싶었는데 마침 앞에 공포놀이기구가 있었다

긴장된 마음으로 사장님께 많이 무섭냐고 물었고 사장님은 장난으로 무서운 표정을 지으시며 웃기만 하셨다

놀이기구 탑승- 출발!

나와 친구는 눈을 꼭 감고 서로 팔짱을 끼며 무서워했다 운행 도중 밖으로 나오는 부분이 있어 감았던 눈을 떴는데 진짜 하나도 안 무서웠다 괜히 겁먹었던 우리가 순간 너무 웃겼다

놀이기구 외에도 간단한 인형 뽑기도 하며 새로운 놀이공원을 경험했다


(롤러코스터- 4유로/ 공포놀이기구- 4.5유로)

                                         롤러코스터 티켓


놀이공원에서 나와 출출함을 달래줄 카페에 가기로 했다 친구가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진짜 완전 현지인들만 가는 그런 동네카페를 간 것이다

직원 분 중 한 분은 우리와 말이 안 통하셔서 잠시 어디를 가시더니 영어가 되시는 다른 직원분을 데리고 오셨고 메뉴판에 그림도 없어서 그냥 대충 보고 맛있어 보이는 음료수를 골랐다

 

케이크도 음료도 다 새로운 맛이었다 쉬면서 자연사 박물관에 간 친구에게 연락했는데 아직도 박물관 관람 중이라고 해서 아까 슈테판 대성당 주변 번화가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카페에서 나오니 해 질 녘의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다시 간 슈테판 대성당 번화가는 아침에 갔을 때와는 다르게 사람도 많고 건물에 불빛이 들어와 화려했다

아까 제대로 보지 못한 것도 있지만 번화가를 다시 찾아간 이유 중 하나는 유럽에 가면 자라나 h&m이 저렴해서 많은 분들이 옷을 구매해 오시는 글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h&m 매장에 들어가 보니 때마침 세일도 하고 있어 옷이 생각보다 더 저렴했다

열심히 보며 서로 어울리는 옷도 골라주었고 귀걸이도 구매했다 둘 다 손에 쇼핑백을 하나씩 쥐고 나왔을 때 자연사 박물관에서 친구가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아쉽게도 더 안쪽을 구경하지 못했지만 수확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오전                                                                                               저녁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마트로 갔다 자주 먹던 메뉴들을 사서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게 식사를 하였다

h&m에서 산 옷과 귀걸이를 다른 친구에게 보여주며 여느 때와 같은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었다

이제 한 명이 빠진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지만 앞으로 갈 곳들도 너무 기대되는 곳이라 여행의 절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설레었다

내일 있을 귀국과 이동을 위해 각자 다시 케리어 짐을 쌌다

아파트 중간 정원에서 위로 올라가면 마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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