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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Sep 04. 2023

가장 완벽한 하루

'누구나 한 번쯤'-오스트리아 4편 (빈)


9일 차 1/8




| ♬ 나는 나만의 것 (뮤지컬 엘리자벳)


날씨가 화창한 수요일, 빈에서의 아침!

제일 먼저 일어나 복도 불을 켜고 거실로 나가면서 코난 오프닝을 부르며 친구들을 깨웠다


오늘은 내가 기대하던 날 중 하나이다 유럽의 궁전을 보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유럽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된 계기가 바로 궁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 갈 곳은 피아노 소곡집에서 많이 보았던 곳이자 엘리자베트 황후가 살았던 곳으로 유명한 '쇤부른 궁전'이기에 더욱 기대되었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봤었기에 그 본 고장을 가는 것이 너무 설레었다 오늘을 위해 챙겨 온 치마도 꺼내고 한껏 들떠서 열심히 꾸미고 나갔다

오늘은 날씨도 완벽했다 쇤부른 궁전은 숙소에서 지하철로 30-40분 정도 걸리는 곳 U4 Schönbrunn 위치해 있었다

입구가 꽤 멀리 있었는데 궁전이 워낙 커서 방향이 헷갈릴 때 다른 분들도 목적지가 같아 그분들을 따라갔다



도착한 쇤부른 궁전은 정말 피아노 소곡집에서 본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내부에 들어가기 전에 외부를 보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한껏 꾸미고 온 보람이 있었다

친구들이랑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단체로 달리기를 하던 외국인 한분이랑 눈이 마주쳐

"Hallo(독일어 안녕)"을 말했더니 그분이 "니하오" 이러고 가셨다...

우리가 중국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셨나 보다



외부에서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내부를 구경하였다 그 시대 때 사용했던 가구와 마리아테레지아와 가족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아쉽게도 내부는 촬영금지였다)

그 외에도 방마다 인테리어가 다 달랐으며 가구 외에도 침구, 커튼 벽지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합스부르크왕가의 화려함을 보여주었다


내부 구경을 끝내고 뒷 정원으로 향했다 여행을 하면서 관광지에 갈 때마다 많은 외국인 분들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셨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사진요청을 받아 열심히 찍어드렸다

그리고 그럴 때면 친구는 내가 사진 찍는 열심히 모습을 찍어주었다 덕분에 재밌는 사진들이 많이 남았고 사진을 보며 그때를 더 잘 떠올릴 수 있었다



경사진 정원 위를 올라가니 쇤부른 궁전뿐만 아니라 뒤로는 빈 시내와 슈테판 대성당도 보였다 날씨도 도와주 듯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여주어 더 멋있는 경관을 볼 수 있었다

쇤부른 궁전은 정말 정문에 들어설 때부터 내부, 정원에 올라 내려단 본 풍경까지 멋있는 곳이었고 마냥 어린 시절 꿈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곳을 실제로 내 눈에 담을 수 있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오늘은 일정이 빡빡한 날이다 다음 목적지는 빈 자연사 박물관이다 U4 Schönbrunn에서 지하철을 타고  U2, U3 Volkstheater 내리면 되었다

자연사 박물관은 숙소와 같은 역에 위치하였고 거리도 도보로 얼마 걸리지 않아 위치 상으로도 너무 완벽했다

박물관 내부는 정말 궁전처럼 화려했다 그 화려함 곳곳에 미술작품들과 자연사, 고대물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말 흥미로운 곳이었는데 더 많이 눈에 담고 싶었지만 점심도 안 먹고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 피곤함이 몰려왔다

관람을 하며 돌아다니면서 졸기까지 했다 결국 다 보지도 못하고 화려함을 뒤로한 채 적당한 때에 나와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쉬었다 여행이라 그런지 조금만 쉬어도 금방 다시 체력이 충전되었다 친구 중 한 명은 숙소에서 더 쉬기로 했고 나와 다른 친구는 오늘 일정 중 보지 못한 곳을 보러 나갔다


근데 이름을 잘못 알아갔는지 지도를 보고 찾아가도 여기가 맞나 싶은 곳들이 나왔고 궁정극장은 인기척 없이 고요해 문만 살짝 열었다가 아니다 싶어 돌아 나왔다  

뭔지도 모르고 찍어 온 사진들은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유명한 곳들이기도 했다

적당한 산책?을 끝내며 공원을 가로질러 지나가는데 비둘기 때들이 갑자기 단체로 날아올라한 바퀴를 돌더니 같은 곳에 착지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여러므로 새로운 광경들을 많이 보는 날이었다


미하엘 광장
신왕궁                                                                                      부르크 문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집주인분께서 추천해 주신 '피노키오'라는 숙소 근처 피자가게에 가기로 했다

내부는 작았는데 주인 분이 굉장히 친절하셨다 일반 피자 하나와 비건 피자 하나를 시켰는데 너무 맛있었고 동네 맛집인지 포장해 가는 다른 손님들도 꽤 볼 수 있었다

오늘은 기대하는 관광지가 많이 있는 하루였는데 지금 가는 곳이 오늘 여행의 핵심이다! 나와 친구 모두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 서둘러 피자를 먹고 시간 맞춰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비건치즈 피자                                                                                       루꼴라 피자





| <onegin>


오늘 일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이번 여행 하이라이트 중 하나! 빈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공연 관람!

한국에서 여행 일정을 짤 때부터 언제 또 갈지 모르는데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관람을 꼭 하자! 하며 미리 예약을 했던 공연이었다


우리가 예약을 할 때는 공연 날짜로부터 5-6개월 전이었는데도 이미 오페라 공연은 다 매진 상태였다 다행히 발레공연은 자리가 남아있어 사이드 쪽으로 예매할 수 있었다

하루종일 두근거리는 일정들로만 가득하던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설레는 마음으로 오페라하우스로 향했다



밤이 되어 반짝이는 불빛을 내뿜으며 더욱 아름다워진 오페라 하우스!

내부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쇤부른 궁전부터 자연사박물관에 오페라 하우스까지 하루종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곳에서 공연을 관람한다는 자체에 너무 들떠 있었다



티켓수령 장소에 가서 티켓을 찾았다 계단 올라가는 부분이 포토존이라 찍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서둘러 겉옷을 맡기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좌석을 보고 자리를 찾아가 앉았는데 다른 분들이 우리 자리로 와서 자리를 잘못 찾았다고 하셨다

알고 보니 구역별 같은 번호의 좌석이 있었고 사과인사와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얼른 자리를 바꿔갔다

다행히 웃으며 작은 실수로 여겨주셔서 감사했다




자리를 다시 찾아 앉아 숨을 돌리며 내부를 보았다 넓었던 곳이 어느덧 사람들로 차고 있었다

화려한 내부 장식과 오늘 공연포스터 같은 걸로 무대가 가려져 있었고 오케스트라 자리에서는 연주자분들이 음을 맞추고 계셨다

좌석 앞에는 작은 모니터가 있었는데 오늘 공연 정보와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나오면서 인사를 하시며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오페라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표가 발레 뿐이어서 예매한 발레공연이었다 하지만 1부를 보고 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 바디랭귀지로 대화를 하듯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움직임을 통해 대사가 하나도 없었지만 흐름을 단번에 알 수 있었고 대형의 변화와 손짓등에 집중하느라 하나도 졸리거나 피곤할 틈이 없었다 어느 순간 온 집중을 쏟아부어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공연은 총 3부로 나뉘어서 했다 중간중간 인터미션이 존재했고 티켓이 있어야 다시 내부로 들어올 수 있었다 몰랐는데 입석도 존재해서 자리를 예매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벽 쪽에 서서 혹은 계단 통로 쪽에서 공연을 관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빈 오페라하우스에서 기회가 된다면 꼭 공연을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커튼콜 장면


주연 발레리나, 발레리노의 애드리브 장면


어느덧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었다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공연의 마지막을 즐겼다 커튼콜에서 발레리나, 발레리노들 저마다의 퍼포먼스들을 보여주며 마지막까지도 집중을 놓칠 수 없는 진짜 완 벽 한 공연이었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우리는 저마다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하며 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오늘은 특히 이번 여행 중에 가장 알차고 완벽했던 하루였다

계획 중에 못 본 곳도 꽤 있었지만 오늘 보았던 모든 곳들이 그곳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없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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