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하는 여자
오랜만에 내 얼굴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2005년 4월의 나는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 보다.
약간 살이 찐 모습이고 회사 언니는 조금 촌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6년 동안 두 번 정도 웨이브를 했지만 난 대부분 긴 생머리였고 염색을 해 본 적이 없고 여전히 귀를 뚫지 않았다.
몇 번의 몸살과 잠깐의 장염으로 힘들었던 기억 말고는 특별히 아팠던 것 같지 않고 과로로 한 번쯤 쓰러져 봤고 실연의 열병으로 3년쯤 맘고생을 했다.
그렇게 나이가 들었고 사람관계에서 '잘' 지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갔다.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조화롭게', '향기롭게' 살아가는 것뿐, 사람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 내가 너로 인해 얼마나 억울하고 서러웠는지 이런 부분은 점차 나에게 중요치 않아 졌다.
사람은 오해와 편견과 무작정 자기애를 가진 동물인데 설령 일반적 윤리의 잣대로 내가 모두 옳다고 하여도 네가 틀린 거라고 네가 나빴던 거라고 그리 말할 배짱이 없어졌다.
연유가 어찌 되었든 나로 인해 누군가 화가 났다면 무조건 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물여섯, 막막하기만 했던 그 나이를 얻고 직장인이 되었고 몇몇의 이상을 현실로 가졌고 여태 난 소설을 꿈꾸고 사랑을 믿고 문득 두렵기도 하고 2005년 4월이라는 봄.
나는 이리 살아가고 있다.
-생기와 미소가 나를 기억시키고 '희망'이라는 생명이 내 안을 떠나지 않기를. 나는 끝내 놓지 않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