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UIUX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신입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좋은 사수 밑에서 배우고 성장하길 희망할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때론 우리의 기대와는 다를 때가 있죠. 저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중간쯤 되는 회사에서 유일한 UIUX 디자이너로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신입으로 사수 없이 홀로 업무를 수행야하 한다니' 저 역시 이런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을 성장의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주변의 시니어 디자이너분들께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하고, 그 조언들을 바탕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 부터 하나씩 시도해 나갔습니다.
저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후배 디자이너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UIUX 디자이너 채용 공고(JD)를 보면 '디자인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경험' 같은 문구가 자주 보인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이걸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입사 초기에 '우리 회사에도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는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이너 혼자서 즉시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작게는 개발자와 기획자 크게는 회사 전체의 합의를 통해 구축되는 '규칙'이기에 주니어 디자이너가 홀로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디자인 시스템의 주요 존재 이유는 다수의 인원이 협업하는 상황에서 일관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 있다. 만약 단독 디자너이거나 팀의 규모가 작은 경우라면 대규모 디자인 시스템은 필수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땐 완벽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기보다 작고 실용적인 변화부터 시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네이밍 규칙이나 파일 관리 규칙처럼 당장 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자.
회사에 입사했을 때, 개발자 대부분이 주니어였고 개발 지식 외에 프로덕트 용어나 UIUX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소통을 할 때 오해가 생기거나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한번은 툴팁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개발자분이 해당 용어를 인지하지 못하여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서로 '이거, 저거, 그거'와 같은 모호한 표현으로 소통하고 있었기에 작업 효율성 향상과 완성도를 위해 함께 학습하고 용어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회의에서 팀원들에게 협업을 위한 UI 용어 정리를 제안하였고, 나는 매일 팀 내 메신저를 통해 UI 용어를 하나씩 공유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팀원들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의견에 동참해 주었다.
신입으로서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것은 여러모로 걱정과 부담을 동반하는 쉽지않은 일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 경험을 통해 체감했다.
신입 디자이너이자 유일한 직무 담당자라는 위치는 당연히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무언가 뛰어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신입 디자이너가 단기간에 엄청난 성과를 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에게 주어진 적응기간 동안 자신이 시도해 볼 수 있을 만한 작은 일들을 정리해보자. 이를 정리하고 실행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작은 시도들이 팀원들의 신뢰를 가져오고 더 나은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