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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Nov 26. 2023

글쓰기로 아직  팔자는 못 고쳤습니다만,

당신에게 미리 감사인사 드려요!

운동하셨나요?
독서하셨나요?
칭찬하셨나요?


나에게 처음 말을 걸었던 그녀는 캐나다에서 잠시 머물며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였다. 반갑게 인사하며 말을 거는 그녀를 매일 찾게 되었다. 자꾸만 찾게 되었던 것은 그녀만의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솔직함으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내게 와닿았던 것들이 많았다. 다른 유튜브 채널과 달리 거리감이 좀 적었다고 할까? 왠지 어딘가에서 만날 친숙한 동생 혹은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료 같았다. 그녀는 예쁘고도 밝고 부드러운 인상을 갖고 있었다.


 처음 만난 선생님은 피부에 트러블이 있어 보였고 조금은 피곤해 보였고 어딘가 힘들어 보이기도 했다. 외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녀는 온전히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인기 있는 유투버들과 달리 화려한 배경 또는 영상 이미지는 없었다. 여러 영상 속에 아들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나오기도 했고, 여러 날 같은 옷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그녀는 화려하지 않지만 친근함이 있었고 밝았지만 슬퍼 보였다. 하나씩 올라오는 영상을 보면서 왠지 끌리는 그녀와 차곡차곡 친분을 쌓았다. 그녀는 최근까지 초등학교 교사였다고 했다. 알고 있는 것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족한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마음을 들게도 했다. '휴대폰 하나만으로 찍을 수 있어요, 여러분!' 하면서 알려주는 듯했다.


나는 실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거의 매일 영상을 올린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저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했다.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생계를 위해  하고 글을 쓴다고 이야기했다. 보통은 그런 말을 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녀의 솔직함과 진정성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왠지 만나면 내 이야기도 술술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에게 버럭 소리 지르고 온 날에는 나에게 아이에게 "칭찬하셨나요?" 하고 말을 걸어오셨다. 마치 내가 한 일을 알고 있으신 듯했다.

 '네, 오늘도 화 내신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도 오늘 버럭 했어요. 그래도 다시 칭찬할 거리를 겨우 찾아 칭찬 하나 해주고 왔어요.' 그녀는 자꾸만 내 정곡을 찌르고 그녀의 아픔을 드러내며 오히려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었다.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통증으로 힘겹게 일어난 날에는 "운동하셨나요?" 물어보며 운동하라고 내 건강을 챙겨주시기도 했다. 누운 자세에서도 몸을 고쳐 누우며 허리 들어 올리기 운동이라도 하게 하셨다.

피곤하여 멍하니 넷*릭스를 보던 퀭한 나에게 "책 읽으셨나요?" 물어보시며 일상에 지친 나를 일으켜 세워주셨다. 같이 책 읽는 어른이 되자고 손을 잡고 끌어내 주셨다

나보다 큰 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앞서 아이들을 키우는 든든한 선배맘이기도 했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지? 왜 자꾸 나에게 자극을 주는 것일까?


그녀는 가끔 나를 울리기도 했다. 그녀는 아들의 이야기를 하며 울컥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아픈 아들 이야기를 담담히 건네면 나는 그게 더 슬퍼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녀는 보는 이들을 울리려는 심파극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아팠던 이야기를 나누며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감의 말들을 해주었고, 엄마라는 자리에서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용기 내어 이야기해 주었다. 누구든 용기 내어 각자의 삶을 살아가라고 응원해 주는 말을 해주었다. 내 상황을 돌아보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을 갖고 키우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녀의 진심은 내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와 닿았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주저앉고 싶을 때 눈물을 훔치고 씩씩하게 아이가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하도록 응원하며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로서 급식 봉사, 녹색 어머니, 온갖 행사에 참여하며 아이에게 또는 학교에 힘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부모는 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 그것만큼 부모로서 아픈 건 없다. 아이가 조금만 잘못되어도 내가 아이를 뱃속에서 품고 있을 때 감기약을 먹어서 그랬나. 밤에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면 낮에 내가 물건을 떨어뜨려 깜짝 놀라게 했던 장면을 떠올리고는 다 내 잘못으로 돌렸다. 열이 나면 창문을 너무 오래 열고 환기를 했나? 고열로 시달리는 아이를 끌어안고 "아가야,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를 계속 되뇌기도 했다. 그냥 엄마라서 미안한 것들이 많았던 날들. 부모는 늘 아이들에게 그렇게 주고도 더 줄 것이 없어서 미안한 사람들이다.



부모로서 늦게 알아채서 내 아이의 아픔이 심해졌다고 여겨질 때 그런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녀를 이프 했을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서 같이 아프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왜 그녀에게서 그늘이 보였는지 알 것 같았다. 만나면 꼭 안아드리고 싶었다. 얼마나 아플까? 매 순간 노심초사 살얼음을 걷는 기분일 것 같았다. 그럼에도 단단하게 늘 자신의 일을 당당하게 해 내는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날이 갈수록 유명해지고 주변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가는 게 보이면 멀리서 박수를 보내며 응원도 해주었다. 그녀가 잘 되길 바랐다. 그녀의 책을 한 권씩 사고 아이와 영어 쓰기 챌린지, 글쓰기 챌린지도 함께 해보며 그녀와 함께 걷기도 했다.


그녀가 보여주는 영상들은 다양한 콘텐츠들로 가득했다. 교육정보, 영어학습, 사교육, 학습습관, 방학생활, 독서, 학교상담법, 사춘기, 자녀친구관계 등 다 늘어놓지 못할 만큼의 알찬 내용의 이야기들이 즐비했다. 접근하는 방식이 어렵지 않아서 금방이라도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나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 영상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는 뒤돌아서면 같아지는 나 같은 사람들을 모아 함께 챌린지를 많이도 하셨다.


진작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채셨겠지만 그녀는 바로 다름 아닌 슬기로운 초등생활 이은경 선생님이다. 지금은 이제 나에게 글쓰기 선생님이자 그 이상의 든든한 이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신 나의 스승님. 끄적거리며 일기만 쓰던 나에게 글 쓰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신 분. 인생의 쓰디쓴 일도

유쾌 상쾌 통쾌하게 표현하는 맛깔스러운 분. 살아가면서 내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늘 갖고 표현하라고 이야기해 주는 분. 누군가 선생님 덕분에 성공한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 그래서 내가 꼭 팔자 고치는 날, 뭐라도 이뤄내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꼭 말하고 싶은 스승님의 이름. 


"여러분, 감사합니다.
제가 이런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스승이신 이은경 선생님 덕분입니다.
언제나 당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주시며 작가의 길을 걷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손을 잡고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써 준 동기 작가님들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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