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의 유산, 문화와 예술의 도시, 빈 (Wien) 편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다. 여러 갈래길에 던져져 있는 나는 이 순간들이 매번 혼란스럽다.
나 홀로 세계 속으로(Österreich)-1, 잘츠부르크 (Salzburg) 편
가족들과의 마지막 여행 이후로 다시 기록하는 게 손이 가질 않아 1년, 또 마음이 아파 2년이 훌쩍 넘었다. 최근에 동기부여를 받아 다시 적게 되었다. 인연은 그래도 역시 먼 훗날 남는 게 사진과 추억이다.
2023년 10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좋지 못한 기억과 함께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인연이란 모르는 것 같다. 인생사 새옹지마.
2012년 겨울, 강원도 현리의 기억이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꿈에서 비친다. 당시 대위였던 파일럿은 이제 소령이 되어 유럽으로 교육을 오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인터뷰들과 금전 문제로 참 고민도 많이 했었지만, 그럼에도 무리하여 밀어붙이고 싶었다. 단지 이 귀인에게 고마웠던 기억 때문이었다.
출발 당일, 아침 구보를 다녀왔다. 군인을 만나니 나도 군인의 마음으로.
분류도 중형물새, 사하라 사막에서까지 서식하는 이 종이 이집트 가서 살지 왜 여기까지 오냐.
기차 놓치겠다. 빨리 가자.
남쪽으로 가니까 남역으로 가는 거였나. 여기는 올 때마다 platz 찾기가 쉽지 않다.
독일 ICE 기차가 생각보다 자리가 넓지는 않다. 옆사람이 덩치가 있으시면, 진짜 한쪽에 압축되어 가야 한다.
순수 이동 시간만 8시간 50분의 기차 시간인데, 중간 지점들에서 갑자기 멈추고 대기하란다. 실제로는 10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독일은 일단 기차가 정시간에 오는 꼴을 못 봤다. 시간 맞춰 안 와도 되니까 지연만 하지 마라 제발.
그래도 지연되면, 뒤의 미리 예매해 둔 티켓 시간들은 Deutsche bahn 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다.
근데 문제는 국경을 넘어서부터는 독일 기차 회사 (DB) 소속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기차 소속인 ÖBB (Österreichische Bundesbahnen)인데, 이 사람들한테 연동이 되었는지 아닌지 내가 모른다는 거다.
아니 일처리를 막 그렇게 하진 않겠지~
이 도시는 2024년 5-6월 경에 폭우로 매우 막심한 피해를 입었었다고 한다. 내가 사는 도시들은 다행히 이런 천재지변이 없어서 다행이다.
이때 당시에는 갖가지 생각들이 다 들었다. 고마웠던 인연들, 나라를 지키는 이유, 가족들과 함께 여행 등등.
동생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고 싶어 했었다. 응~ 내가 대신해줄게~ 맛있는 것도 내가 대신 먹고~
지갑에 있던 추억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때 만난 옆 친구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행복을 볶고 있는 전직 운전병 김 씨. 커피프린스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사람이다.
파사우-빈-뮌헨-잘츠부르크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역이 친근하겠다.
환승객들이 아주 많은 기차역 중의 하나.
이 Linz는 스위스의 초콜릿 발음을 연상시키는데, Lindt 와는 다르다. 이곳 역 근처에서 오스트리아 국민 초콜릿인 Mirabell Mozartkugeln와 Manner Wafer를 판다.
**참고) Manner Wafer는 Silicone wafer는 아니고 한국 과자 웨하스와 비슷한 맛이다. 근데 초콜릿이 많이 있는.
¶이비스 버짓 빈 메세 (Ibis budget Wien Messe), Lassallestraße 7a, 1020 Wien, Austria
(브런치가 핀 같은 특수문자가 안된다.)
하루 57유로였나? 가격대비 괜찮았다.
저기 보이는 사다리 위도 올라갈 수 있는데, 도저히 누워서 잘 공간은 아니고, 그냥 짐 놓는 자리 같았다. 무엇보다 에어컨이 있어서 신기했다. 오스트리아 돈이 많나? 역시 살기 좋은 10대 도시 비엔나
저 화장대 같은 곳에서 챙겨 온 밥을 먹고 나갔다.
일단 매우 피곤하지만, 1박 2일로 왔기 때문에 근처 구시가지를 구경하고자 했다.
목적 없이 걷는 것보다 목적지를 두고 가고자 했다. 링슈트라세(Ringstrasse)로 가야 하는데, 아니 이 빌어먹을 구글맵스가 자꾸 이상한 곳으로 알려줘서 한참을 돌았던 걸로 기억한다.
공중에 있는 샹들리에 같은 것들이 화려해서 도시의 분위기를 한 껏 더 올려준다.
길을 자꾸 잃는다. 그냥 앞으로 좀 가보자.
쿠키런 두 마리가 함께 있는 이 쿠키 상점 같은 곳은 사실 100년이 넘게 전통을 유지해 온 카페 겸 제과점이다.
1891년부터 운영되었다고 하는데, 성 슈테판 대성당이 근처에서 있어서 아주 인기가 많다. 잠깐 들어가 봤는데, 사람이 아주 많았다. 멜랑쉬 (Melange), 아인슈페너 (Einspänner) 커피가 유명하다.
오스트리아 빈은 특히 자허 토르테 (Sachertorte)라는 디저트가 아주 유명한데, 이 케이크 같은 게 초콜릿과 살구잼을 곁들어 만들어서 꾸르맛이라 한다.
19세기 초에 오스트리아 귀족들이 자주 먹던 음식, 지금은 가장 유명한 비엔나 디저트 중 하나이다.
병정로봇 하이, 크리스마스 시기가 다가와서 그런지, 저 병정로봇 아재가 또 보인다.
산타가 내 소원도 빌어줄까?
문화와 예술의 도시는 역시 길거리에도 음표가 있구나.
¶The Albertina Museum, Statue von Erzherzog Albrecht, Albertinapl. 1, 1010 Wien, 오스트리아
Albertinaplatz에 있는 이곳에서 오페라 극장 (Staats Oper)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어야 된다.
이태리의 라 스칼라 (Teatro alla Scala, 밀라노), 프랑스의 파리 오페라 (Opéra de Paris, 파리), 그리고 이 빈 국립 오페라극장 (Wiener Staatsoper, 비엔나)와 함께 3대 유럽 오페라 극장의 위엄을 담당하고 있다.
이 오스트리아 빈 극장은 1869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Opernring 2, Wien, Austria
저 초록색 지붕을 살린 조명이 굉장히 눈에 띄게 들어왔다. 예술하시는 분들이 꿈에 그리는 곳이라는데, 연구원으로 따지면 저기가 바로 노벨상 나온 연구소인가? 싶겠다.
티켓값은 일반적으로 50~300유로까지 차갑게 나뉜다는데, 스탠딩 석 (Stehplatz)의 가격만 10유로 이하로 따뜻하다. 공돌이는 들어도 알까 예술을.
¶Statue of Archduke Albrecht, The Albertina Museum, Statue von Erzherzog Albrecht, Albertinapl. 1, 1010 Wien, 오스트리아
여기 올라오는 길 좀 헷갈릴 수 있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건물 가장 외벽, 이 동상이 보이는 바깥에서 그냥 올라오면 된다. 다만 건물 좀 더 뒤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미술관으로 가는 직행길이니 타는 순간 뒤로 갈 수 없다. 내 경험 아님
이제 합스부르크의 흔적을 찾아가기로 했다.
TMI) 합스부르크 왕가와 빈 (Habsburg & Vienna)의 역사는 1278년에서 시작하는데, 합스부르크는 스위스에서 시작한 가문이다. 당시 왕의 이름이 루돌프 1세, 이 가문은 오스트리아 공국을 차지한 뒤 신성로마제국과 함께 600년을 넘게 다스렸다.
호프부르크 (Hofburg)와 쇤브룬 궁전 (Schönbrunn)는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가봤다. 뚜벅이는 힘들어
뭔 길거리에 저런 샹들리에 같은 거를 해놨지라고 말하기엔 조명이 상당히 도시의 건물들과 어울린다.
¶호프부르크 Hofburg 왕궁 광장, 오스트리아 1010 Vienna
CAROLVS AVSTRIVS · D · LEOPOLDI · AVG · F · AVG · ROM · IMP · P · P
BELLO · VBICVE · CONFECTO · INSTAVRANDIS · FOVENDISQVE · LITERIS
AVITAM · BIBLIOTHECAM · INGENTI · LIBRORVM · COPIA · AVCTAM
AMPLIS · EXSTRVCTIS · AEDIBVS · PVBLICO · COMMODO · PATERE · IVSSIT
CIƆDCCXXVI
위에 써진 문구가 대체 뭔지 몰라서 찾아봤다.
오스트리아의 카를(6세)은(레오폴트 1세의 아들로서, 로마 황제/국가의 아버지). 전쟁이 끝난 뒤 학문(문예)을 다시 일으키고 장려하기 위해, 선조로부터 내려오던 도서관을 방대한 장서로 확충하고 넓은 건물을 지어 공공의 편의를 위해 개방하도록 명했다. (1726년), CIƆDCCXXVI 는 옛 로마자 표기인데, 1726이라는 뜻이다.
무료로 통과할 수 있다. 이곳에서 버스킹을 하거나 행위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매번 유럽 국가의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바로크 양식 내부에는 꼭 저렇게 예술 작품을 그려 놓는다.
신성함이 느껴지는 건축물 중에 하나이다.
¶헬덴광장, Heldenplatz 21/4, 1010 Wien, 오스트리아
정원이라는데, 밤의 할로겐 야경이 아주 멋있다.
생각보다 큰 청동 기념비였는데, 그래서 찾아봤다.
이 기념비는 1809년 나폴레옹에게 아스페른-에슬링 전투에서 결정적인 군사적 패배를 안겨준 첫 번째 인물인 카를 대공을 기리는 청동 기념비라고 한다.
행정복지센터가 이런 건물이라니, 여기 공무원은 일 할 맛이 나겠다.
정원 너머로 보이는 이곳은 링슈트라세(Ringstraße)에 위치해 있다. 역시 야경이 멋지다.
내일 약속을 위해 다시 숙소로 돌아가보자.
돌아오는 길에서 본 건데, 뭐지 한 이 패션은 프라다의 작품이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에디션인.
해파리? 부레옥잠? 그 사이의 무언가.
Liebeskind'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뜻한다. 베를린에서 온 가방 회사다.
생각보다 저 조명들이 다양하게 되어있다. # 모양 같은 것들의 조명들이 아주 많다.
¶슈테판 대성당, Stephansplatz 3, 1010 Wien, 오스트리아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당으로 빈 대교구의 대성당이다. 루돌프 4세가 지었다고 한다. 고딕양식의 이 건물은 1147년 완공되었다고 한다. 입장료 무료.
유럽이 대마초가 합법이다. 이렇게 재배를 한다. 범죄 영화에서 이런 부류의 조명을 많이 본 것 같은데, 가까이하고 싶지는 않은 식물이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다.
이때 매우 피곤한 상태에서 잠을 청했다. 오스트리아까지는 별 문제없을 것 같아서 기차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환승 구간이 많고, 자버리면 놓칠 것 같은 것들이 많아서 차라리 비행기를 탈 걸 그랬나 싶었다.
몇만 원 아끼다가 고생을 더 한 느낌이다.
도시에 가면 그 도시의 거리 뷰를 느껴보고 싶어서 러닝을 한다. 혼자 가니까 나 홀로 행동하는 거지,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러지도 않는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비엔나의 아침은 아주 맑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 조식을 제공 안 해줬다. 생각보다 비싸서 그냥 근처 마트 BILLA에서 사 먹었다.
이 햄에그토마토 샌드위치가 2.99유로였나. 커피도 2.99유로.
이제 소령님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살짝 쌀쌀했는데, 차려입지 않으면 예술의 도시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신문 1 부에 3.5유로. 아주 비싸다. 그런데 비 오면 우짜냐
뭔 호텔에 치약이 없지. 1회용도 돈 주고 사야 되어서 그냥 마트 가서 이거 샀다. 아니 다시 생각해 보니까 숙박비만 싸지 다른 건 별로였구먼.
소령님 만나 뵙기 전에 소원을 빌고 싶었다.
¶St. Francis of Assisi Church, Mexikoplatz 12, 1020 Wien, 오스트리아
아무 대나 근처 보이는 곳 있으면 가자고 했다. 발걸음을 좀 빨리 뛰어서 달려갔다.
다뉴브 강 근처에 있는 이 성당과 광장이 눈에 띄게 보였는데, 1910년에 완공한 이 장소 근처 광장이 나중에 찾아보니 나치 독일에 합병한 오스트리아에게 시위를 하던 집결지였었다.
지역 이름은 멕시코 플라츠 (Mexikoplatz )였다. 어젯밤 가봤던 대공 카를 광장(Erzherzog-Karl-Platz)의 이전엔 이곳이 주요 중심지로, 시민 행사 같은 것들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근데 근처에 노숙자가 왜 이리 많지.
유럽에서 그렇게 성당을 많이 봤는데, 뭔가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도 그 국가의 특색이 조금씩 스며들어 다르게 보인다. 사실 내 눈엔 몰라 차이 모름.
이 성당은 아르누보 양식의 엘리자베스(Elisabethkapelle) 예배당이 지어졌다. 적십자의 기부금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근처에 노숙자들이 많이 보였었다. 성당을 외지고 물건을 가져와 자는 사람들이나, 근처 공원에서 사시는 분들...
초를 켜고 다시 길을 나섰다.
가족들이 생각났던 순간이었다. 만복아 미안하다 초가 너무 비싸서 너거는 못 빌었어.
이 분은 슬로바이카의 브라티 슬라바에서 (Bratislava) 항공 교육을 받고 계셨다. 나 보러 온다고 거기서 차 끌고 온 거다. 거의 뭐 500-600 km를 달려서...
일단 만나서 인사드리고 근처 시가지에 밥을 먹으러 갔다.
이 분이 예전에 신혼여행을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쌍둥이 아버지인 이 권 씨 성을 가진 소령은, 내가 알던 군인 중에 가장 군자 같은 사람이다. 근데 그 사색을 좋아하는 여유로운 군자.
내 인생 경험에서 권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다들 능력자다. 뭐가 있나?
아침이랑 밤이랑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사진 잘 찍어주시는 외국인 드믄데, 아마 저 꼭대기 층이랑 나 둘 중에 하나 고민하지 않았을까.
이 기회를 빌어 존함 모를 외국인 분께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 인사 드립니다.
한 2km를 걸었나, 마냥 정처 없이 걷는 게 아니었다. 이 분이 계획이 다 있으셨다.
이 군인 형님이 신혼여행 때 오셨던 곳을 재방문하기로 했다. J이신 게 분명하다.
그러기에는 당시 히트곡인 로제의 아파트가 들려오는 게 신기해서 거기에 집중했다. 노래 진짜 좋네.
거의 뭐 진로 관련이야기, 잘 지냈나. 네가 박사가 될 줄 몰랐다. 아니 네가 어떻게 박사가 되냐, 진짜 어떻게 된 거지 신기하다는 말들과 함께 아직도 솔로냐는 말로 발작버튼을 누르시는 권소령님. 대체 나를 어떻게 본 거지 이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근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향했다.
¶빈 미술사 박물관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Maria-Theresien-Platz, 1010 Wien, 오스트리아
입장료는 35유로, 그냥 근처에서 보기만 했다.
신기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촬영 끝나고 1유로 정도 감사 인사를 드렸다. 뒤에 어린아이들을 위해 영상을 길게 찍지 않았다.
근데 무슨 놀이터가 지푸라기에 쌓여있었는데, 거기서 신나게 놀고 있다. 배그버그 나오기 딱 좋은데
유럽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들만의 특색, 크리스마스 마켓. 이 컵은 처음 결제할 때 보증금으로 주는 거다.
다시 와서 음료 값만 내고 리필할 수 있고, 아니면 그냥 내가 가져갈 수 있다.
8유로였나? 크리스마스 양말 or 장화 모양의 이 세라믹 컵은 원래 글뤼바인(Glühwein)을 담기에 너무 부족하지만 뭐 분위기로 마시는 거지~
계피와, 정향, 시트론 향이 나는 이 술은 와인을 끓여서 마시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전통 음료이다. 거의 뭐 쌍화탕 같은 것. 알코올을 날려서 마시기도 편하다.
연구실 동료가 이걸 매우 좋아했는데, 감기 예방에도 좋고, 맛도 괜찮아서 자주 가져왔었다. 연구실에서 술은 못 마시는데 대신 이걸로 마시는 것 같았다. 살짝 알코올 덜 날리기도 하고. 라파엘, 연구가 힘들었나?
소령님이 자꾸 사주시는 술은 쉽지 않다. 그때도 중국집에서 고량주를 권유하셨는데,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빨리 취했다.
가격을 봐라 아주 사악하다. 차라리 내가 3DP로 만들고 만다.
진짜 사악한 저 가격 두 개 세트도 아니고 개당 15유로면 누가 사냐?라고 말하기엔 너무 잘 만들었다.
오스트리아 전통복장이다. 여성용은 디른들(Dirndl), 남성용 레더호젠(Lederhosen)이라고 한다.
소령님의 쌍둥이 아기들을 위해 양말을 사러 오셨다.
이 분이 원래 이런 분이 아니었는데, 자식들이 생기니까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다시 몇 km를 돌고 돌아 어제의 헬덴 광장으로 갔다.
AI의 기술력이 아주 상당하다. 이때가 Open AI 가 무서운 추세로 올라올 때였고, Gemini 가 있는 구글 딥마인드의 팀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곳에 왔는데, 막상 사람을 만나보니 또 그렇지 않았다.
이 때는 내 미래가 정해지지 않아서 굉장히 불안했었다. 주변에는 너도 나도 AI만을 사용하여 연구를 했는데, 3DP 하나만으로는 다음 모험을 헤쳐나갈 수 없는 벽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 와중에도 저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보고 소령님이, "뭐라도 찍히냐? 왜 저걸 찍고 있냐"라는 말에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죠!라는 말로 대답했던 게 기억이 남는다.
지금에야 숨통이 좀 트이지만, 사람에게 누구나 이런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는 갖가지 별 생각이 다 난다. 박사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했으면 나머지는 뭐 다 신의 뜻이겠다.
근처 성당을 가기로 했다. 이 분은 집안이 불교이신데, 마찬가지로 나처럼 종교는 없다.
만약 종교를 가지게 된다면, 불교나 천주교가 아닐까 싶다.
건물 위에 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무슨 뜻이지.
그래서 찾아보니 Riunione Adriatica di Sicurtà building (옛 보험사 사옥)으로, 빈 알베르티나 광장(Albertinaplatz)–마이제더가세(Maysedergasse) 쪽 모서리에 있는 건물이었다.
불이 켜진 간판은 “GENERALI”라는 보험사 제네랄리 광고 간판, 돔 아래 석재 글자는 Riunione Adriatica di Sicurtà (RAS), 이태리어 고유 명칭의 회사로, kaiserlich-königlich(황실-왕실, k.k.) 황실 보험사란 말이다.
RAS는 1838년 트리에스테에서 Riunione Adriatica di Sicurtà로 설립됐는데, 이후 그 유명한 Allianz 회사가 지분을 차지하면서 빛을 점차 잃어갔다.
다시 온 이곳, 외국인 분께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잘 찍어주셨다. 다시 한번 이 기회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립니다.
참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다시 만날 인연이라 이건가.
이제 시가지 구경을 가보자.
이 카페가 굉장히 유명한 카페라고 들었다. 카페 모차르트(Café Mozart), 1794년부터 운영된 역사 깊은 전통 커피하우스다.
¶Café Mozart, Albertinaplatz 2, 1010 Wien
저 곰 속에 사람이 있었는데,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였다. 사진 찍어주시길래 소령님 사진을 찍어드렸다.
Ist dir warm?라는 질문에 Nein, es brennt.라고 대답하셨다.
다시 걷고 걸어 성슈테판 성당으로 왔다. 진짜 많이 걷는구나. 술 깨기엔 적당하다.
저 트리가 고딕 양식의 슈테판 성당과 비슷해서 눈에 띄었다. 사실 성당 사진 찍기 넘 불편
본인이 사진 찍어줘 놓고 또 발작버튼을 누르시는 소령님. 오스트리아에서 찾아보라며 여성들의 이름을 읊어대신다.
이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를 가진 국가에서 여성들의 전통 이름들은 아래와 같이 대표적인 5가지 이름들이 있다.
엘리자베스 (Elisabeth)
우르줄라 (Ursula)
울리케 (Ulrike)
루이제 (Luise)
아델하이트 (Adelheid)
삼성은 대체... 어디까지 영향력이 있는 걸까.
나에게도 너에게도 따봉
겁나 비싸다 무슨 개당 2.5유로 하냐 여기 무슨 초로 장사하냐
그래도 빌건 빌어야지.
밖에 나오니 무슨 조명 쇼를 하고 있었다.
어김없이 유럽에는 근처에는 소매치기와 장난감을 파시는 분들이 계신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소매치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로 LED 바람개비 같은 것을 날리시는 분들이 소매치기와 공범인 뉴스가 있었다. 유럽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이 소령님이 근처에 북스토어로 향했는데, 쌍둥이를 위해 음악 책을 사가고 싶다고 하셨다.
역시 자식이 생기면 마음 가짐이 달라지는가. 버튼을 누르면 소리 나는 책을 찾는다고 한참을 찾고 계시다가 내가 직원에게 물어봤다.
아니 이 분이 이렇게 책임감이 강한 분이셨나라고 생각하며 독일어로 물건을 물어봤었는데 그걸 보더니
"야 민규야 너 진짜 독일어도 할 줄 알고 와 진짜 무슨 나는 네가 이런 사람일 줄 몰랐다. 이야 진짜 신기하다 민규야 너 대단하다"
대체 나를 어떻게 보신 겁니까?
근육 산타아재, 책 대사 "Ich hasse Weihnachten"는 나는 크리스마스가 싫어.
암 무일푼이면 그럴만하지.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스트리아 전통 디저트 아펠 슈트르델(Apfelstrudel)이다. 돼지기름으로 구워진 사과 맛이 나는 누네띠네 맛이랄까. 그런데 찾아보니 오스트리아가 원산지이긴 한데, 헝가리인이 터키 과자 바클라바에 사과를 넣어서 만든 디저트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서 먹는 사람이 옆에 있는 유제품과 같이 먹으면 유대인이 아닌 거다. 유대인은 유제품과 돼지를 같이 먹지 않는다.
소령님은 배가 고프셔서 스테이크와 스크램블 애그 요리를 시키셨다.
돈이 없는 나에게도 2013년 그때의 고마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선물로 크라켄이란 럼주를 선물로 드렸는데, 여기 연구실 테크니션이 말하기를 액땜하는 술이라고 한다. 아니 파일럿한테 크라켄을ㅋㅋㅋㅋ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신 50% 그러려니 50%.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독일인도 미신을 믿나 보다.
이거 마시면 사고 안 납니다.
위의 디저트를 시킨 이유는 영화 때문이었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이거는 먹어보셔야지.
크리스토프 발츠라는 배우가 아주 맛깔나게 연기해줬다. 나치 독일과 미국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했다.
가경이 아주 사악하다 65유로? 어우 무슨 살구 잼에 금을 넣었나
소령님이 카페를 사주셨다. 커피 맛이 굉장히 달달하고 고소하다.
그래도 난 이태리 타짜도르 커피를 못 잊는다
곧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원래 처음에 이야기했어야 하는 강원도 인제의 추억인데, 어쩌다 보니 진로 상담이 되어버렸다.
이분도 국방 관련 일을 하시다 보니 학위과정을 꾸준히 하고 계셨다.
다들 잘 살고 있겠지. 먼 시간이 지났지만 이들과의 인연이 정말 소중했다고 생각되었다.
성격도 좋고, 잘생기고. 그래서 말을 자주 걸었다. 나는 이런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나 보다.
나름 군대에서는 진급을 일찍 했었다. 특급전사, 교육병, 정비병, 유격조교, 보급병 등 이리저리 불려 간 (돌이켜보니 진짜 힘쓰는 건 다 했네)
분대장을 1년을 넘게 단 이곳에서는 병사가 거의 없는 헬리콥터의 부대이다.
육훈소 훈련조교 제안, 항공학교 학생조교 제안,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자대의 유격조교... 여기까지 와서 TA를 하다니 이때는 대학원 입학도 이전이라 그러려니 했었다. 앞으로의 10년이 어떨지도 몰랐던 때라.
아버지를 따라 헌병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돌려 돌려 랜덤병은 육군 항공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에 이 인연과 마주하고 있나 싶다.
음식값을 하신다고 소령님이 역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한다.
마징가가 컨셉인 시계인가. 스위스 Tissot 브랜드의 시계 제품 포스터.
뜨거운 안녕과 함께 소령님은 다시 브라티슬라바로 500km의 여정을 가신다. 부디 안전운전, 행복 교육 하시길 빌었다.
Wafer 타입의 이 디저트 안에는 초콜릿 크림이 발라져 있다. 집에 와서 다 먹기까지 1달이 걸렸다.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났다. 어딘지 모를 이곳에 하늘에서 떨어진 느낌.
그럼에도 나는 내 몸을 이끌고 스스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야간 기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기차 칸을 몰라 한참 또 헤매다 역무원에게 여쭤봐서 알게 됐다.
야간기차를 노르웨이에서 한번 타고 다시 또 탔는데, 진짜 잠은 방을 잡아 누워서 자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엉덩이 허리 아픈 걸 떠나서, 누가 내 짐을 가져갈까 봐 잠을 못 자겠다.
그냥 밤을 새우고 어두컴컴한 밖을 구경했다.
내려갈 땐 뉘른베르크를 거쳐 왔는데, 올라갈 땐 오스트리아-체코-독일 이렇게 국경을 지난다.
야간이라 그런가?
오랜만이야 프라하. 이후 곧 드레스덴에 도착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베를린에 도착했다.
계절이 또 바뀌고 나는 어디로 떠날지 몰랐었다.
이때 당시에는 베를린에서 직업을 구할 줄만 알았지만, 내 인생은 또 물 흐르듯 흘러가는 낙엽처럼 어디론가 흘러갔다.
뒤에서 찍어주시는 줄도 몰랐다.
옆에 할머니께서 눈치를 보시다 한마디 해주셨는데, "목도리 타니까 조심해요"였다.
살기 좋은 도시에는 좋은 사람들만 가득했다.
오스트리아 빈 여행 후기
1. 12년 만에 인연을 다시 보러 떠났다.
2. 여전히 변한 게 없으신 권 씨, 직급만 바뀌었다.
3. 훗날 재료왕, 육군대장으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