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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im Feb 17. 2024

Oh! My mistake!

실수를 통해 알게 된 나 

실수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잘 알지 못하거나 조심하지 않아서 저지르는 잘못을 말한다. 똑같은 실수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정의에 의하면 분명히 두 가지의 실수가 존재한다. 첫 번째 경우는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실수. 이 경우는 다시 제대로 알면 그만이다. 눈치챘겠지만 나는 두 번째 경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바로 조심하지 않아서 저지르는 실수이다.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방심하여 잘못함. 또는 그로 인해 빚어진 것이다. 


이러한 실수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줄이도록 해야 할 터인데 나의 마음과 별개로 나는 이 방심하여 잘못하는 실수들이 참 많다. 주로 넘어지고 다치는 일상적이고 신체적인 일들이 다. 주위를 잘 살펴보지 못해서 하는 실수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학교 끝나고 빨리 집에 가서 놀려고 아이들과 학교 계단을 뛰어내려 가다 헛디뎌서 팔 깁스를 하기도 했고, 분명 아무도 부딪히지 않을 자리가 충분한 길을 가다가도 어딘가에 부딪히곤 했다. 책상이나 의자를 지날 때면 모서리에 부딪히고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잘 닦여진 유리창을 못 보고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어디서 그랬는지 모르게 멍이 들어있기도 하고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나이가 먹으면 나아질 만도 하건만 얼마 전에도 발을 헛디뎌 더운 여름 다리 깁스를 해 한참을 고생했다.


이렇게 다친 경우들을 생각해 보니 보통 내가 딴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다. 즉 일상의 일들을 주의 깊게 보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거나,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대수롭지 않게 할 때 생겨나는 일들이다.


반면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행 갈 때 꼭 중요한 짐 하나씩을 꼭 빠트리 것이다.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이 정해지면 최소 일주일 전부터 짐을 싼다. 첫날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을지 다 계획을 세우면서 짐을 싼다. 특히 여행마다 콘셉트가 있을 경우는 더 심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 책을 읽어보자. 이번 여행에서는 수영을  해보자.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원래도 계획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미리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최소 일주일 전에 짐을 쌈에도 불구하고 항상 여행을 떠나면 중요한 무언가를 꼭 하나씩 놓고 온다는 점이다. 


때로는 셀카봉을, 때로는 책을, 때로는 수영복을... 어떤 때는 심지어 그렇게 꼼꼼히 미리 중요하게 세운 계획표를 책상 위에 놓고 떠난 적도 있다. 


결론적으로 나의 실수에는 너무 관심을 갖지 않아서 혹은 너무 관심을 기울여서 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라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중도였다.  일상을 바라볼 때 사물을 바라볼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마음.  불자는 아니지만 한 스님의 인터뷰에서 “중도(中道)는 주어진 조건에서 목적지로 가는 가장 적절한 길”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스님은 중도적 방식은 양 쪽에 치우치지 않고, 많지도 적지도 않고, 이 쪽도 아니고 저 쪽도 아닌 것. 말과 행위, 생활방식, 정진, 알아차림, 집중을 모두 중도적 관점에서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팔정도(八正道)’라고 했다. 그러니 나는 일상생활과 여행 사이에 중도가 필요한 게 아닐까. 어쩌면 내 무의식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 일상에서 걷고 생활을 위해 다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고민해 본다. 


일상이건 여행이건 모두 나의 인생을 구성하고 풍요롭게 하는 순간순간인데 나는 그 순간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영어로 실수는 mis 놓치는 것 take 잡는 것의 합성어인 mistake이다. 잡은 것을 놓치는 것. 어쩌면 일상의 순간들을 놓치고 사는 큰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온 사물이 나에게 상처를 주며 이야기를 건넸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잘 붙들고 살아가도록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아야겠다.  


오! 나의 실수여! Oh my mistake! 이제 잘 take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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