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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유가 Jul 14. 2018

뉴올리언스 여행 #음식

크로우피쉬 에투페이!

    도착한 후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 해진다. 겨울의 여행은 일찍 지는 해에 또 맛이 있다. 먹을 것은 많고 시간도 위장의 크기도 제한이 있으므로 매 끼니를 아주 신중하게 골랐다. 공항에서 호텔에서 오는 택시 안에서 기사 분에게서 받은 정보와 검색을 총동원해서 첫 번째 끼니로 고른 것은 시푸드 레스토랑! 뉴올리언스는 굴과 크로우피쉬가 매우 유명하기에 시푸드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호텔을 번화가에 잡아서 좋은 것은 걸어서 여러 군데를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길 건너 골목으로 조금 걸어가 도착한 레스토랑은 역시나 사람이 너무 많았고 웨이팅이 필요해서 바에 앉아 맥주 한 잔 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뉴올리언스의 유명한 레스토랑은 웨이팅이 항상 필요하다는 사실.)

웨이팅은 뉴올리언스 맥주와 함께 !!


    바에서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기에, 간단한 요리를 조금 주문해서 먹어 보았다. 그리고 40여분 정도 기다린 끝에 좌석에 앉았는데, 이미 맥주와 애피타이저로 배가 불러 많이 시켜 먹지는 못했다. 

너무 맛있었던 첫 식사!


- 크로우피쉬 에투페이 (Crawfish Etouffee). 뉴올리언스 여행 중에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음식이었다. 수프처럼 생겨서 애피타이저로 먹기 딱 좋다.

- 버섯에 속을 채워 넣은 요리. 동생이 버섯을 좋아해서 시켜보았는데, 생각 외로 너무 맛있어서 놀랬다.

- 바비큐 쉬림프 (Barbecue shrimp). 뉴올리언스에서 바비큐 소스가 유명하다고 해서 먹어보고자 시켰다. 바비큐 소스는 굉장히 자극적이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고 새우는 언제나 옳다!

- 굴 구이 (Chargrilled Oyster).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이 너무 맛있게 먹고 있어서 나중에 추가 주문했는데, 한국에서 매번 먹던 구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좀 더 바삭하고 레몬을 곁들여 먹는다. 뉴올리언스 여행하면서 굴은 많이 먹었다.


    이 식사에 먹었던 크로우피쉬 에투페이는 아직도 생각이 난다. 정말로 놀라운 맛이었다. 크로우피쉬는 한국에서는 조금 접하기 힘든 갑각류인데, 손가락만 한 랍스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작은 가재라고 부른다. 나는 보통 게나 새우 등의 갑각류 요리를 매우 좋아하는데, 크로우피쉬는 먹기는 힘들고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양은 많지 않아서 잘 사 먹게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크로우피쉬를 살만 다 발라서 수프를 만들어주니 너무 좋았다. 여행이 끝나기 전 한번 더 먹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어서 아쉬웠다. 다음에 또 뉴올리언스에 가게 되면 많이 먹어야지.


블러디 메리에 할라피뇨?!

    뉴올리언스는 아래쪽으로 멕시코, 카리브해와 가깝다. 그래서 멕시코 음식이나 캐리비안 음식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내가 둘째 날 아침으로 선택한 음식이 바로 캐리비안 음식이었다. 아침부터 과하게 먹을 생각은 없었고 돌아다니면서 꾸준히 군것질을 해야 했기에 간단하게 악어 고기 튀김에 블러디 메리, 그리고 몇 가지 아침 식사를 시켜서 먹었다.

악어고기 튀김과 블러디메리

- 악어 튀김. 악어 고기를 먹어보는 것은 이번으로 두 번째이다. 이미 맛은 알고 있었지만 튀김으로 먹으니 또 색다른 맛!

- 블러디 메리. 해장술로 꽤나 유명한 보드카 베이스의 칵테일이기에 아침으로 제격이라 생각되어 한 잔 시켰다. 친절한 서버가 이 레스토링이 블러디 메리가 맛있다고 추천해주기도 했다. 토마토 주스에 핫소스를 몇 방울 뿌리기에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특징인데, 이렇게 할라피뇨를 통째로 넣어주는 곳은 처음이었다. 비주얼에 한 번 더 심쿵! 블러디 메리 칵테일이 중남미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할라피뇨는 멕시코 야채이다.


    이 레스토랑은 신기한 음식과 분위기가 있어 여행의 기분을 마구 느끼게 해주었다. 화려한 색들로 칠해진 벽화와 처음 보는 음식의 비주얼은 카리브해의 느낌을 안겨주었다. 


베니에(Beignet)

    프랑스에서 온 디저트로 알려져 있는 베니에. 아메리칸 셰프라는 영화에서 뉴올리언스에서 베니에를 먹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인 셰프는 아들에게 생애 첫 베니에는 두 번 다시 먹을 수 없다는 명대사를 남긴다. 물론 나는 그 영화를 보다가 잤다. (내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 졸렸어...) 어쨌든 여러 명성을 들었기에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갔는데, 그냥 도넛이었다. 모양은 도넛이 아닌데 빵을 튀긴 것. 아무튼 밀가루를 대충 반죽해 대충 뜯어서 튀긴 것 같은 비주얼에 슈가파우더를 엄청나게 뿌려서 준다. 베니에 가게의 바닥은 항상 하얗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처음 먹을 때는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음에 그냥 달달한 디저트라고만 생각했는데, 매일 먹었다. 커피 마실 때마다 생각나고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뉴올리언스를 떠나 집에 와서도 생각이 나서, 카페 듀몽에서 팔던 저 밀가루랑 슈가파우더를 사 올걸 하고 후회했다.


이번엔 튀김이다!

    뉴올리언스의 음식을 다양하게 맛보기 위해서 이번엔 시푸드 레스토랑에서 튀김을 시켜보기로 했다. 어찌나 길거리에서 군것질을 많이 했던지 저녁시간이 다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고심 끝에 시킨 딥 프라이드 메뉴 두 개.

튀김 x 튀김

- 크랩 케이크. 익숙한 음식인 만큼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꽤나 맛있었다.

- 시푸드 플래터. 온갖 시푸드를 튀긴 것인데, 굴과 새우 그리고 홍합을 튀긴 것에 감자튀김이 함께 나온다. 


    둘 다 특별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맛있었고 특히 여행 전에 뉴올리언스에서 굴튀김을 꼭 먹겠노라 했으므로 소소한 목적을 달성해 좋았다. 다만 레스토랑이 너무 시끄럽고 어두워서 오래 앉아 있지 못했다. 여기도 꽤 유명한 맛집이고 우리도 30분 정도를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의 가장 주력 메뉴는 굴구이인데, 이 전날 굴구이를 먹은 우리는 튀김을 시켜보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굴구이를 주문하며 매장 한쪽에서 굴을 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네 브런치

    분위기도 이름도 그냥 현지 식당임을 알 수 있는 곳에 갔다. 첫날 만났던 택시 기사님이 자기가 가끔 점심 먹으러 가는데라고 하면서 알려준 곳인데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꽤나 알려진 곳인 듯했다. 식당 분위기도 그냥 기사 식당 같은 미국 패스트푸드 가게 같았다. 

- 포 보이. 베트남의 반미 같아 보이는 샌드위치인데 고기와 햄이 어찌나 많이 들어가 있는지 한입에 배불렀다.

- 크로우피쉬 오믈렛. 이거 아주 맛있었다. 오믈렛에다가 크로우피쉬 에투페이를 뿌려준 느낌.

- 쉬림프 크레올. 이런 게 크레올 음식이구나 했다. 잠발라야와 검보의 중간쯤 되는 느낌이랄까. 맛있었다. 


    허름한 내부에 가정식처럼 나오는 음식이 정감 가는 식당이었다. 오전에 가서 그런가 브런치 메뉴만 가능하고 불가능한 메뉴가 꽤 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녁에 가서 다른 메인 디쉬들도 맛보고 싶다.


크레올(Creole)

    뉴올리언스의 음식을 크레올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크레올은 스페인어로 유럽인의 자식이지만 식민지에서 태어난 사람을 뜻했다. 현재는 현지인과의 혼혈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크레올 음식, 크레올 언어, 크레올 사람들 등등 여러 가지로 쓰인다. 어쨌든 생소한 단어이니 만큼 크레올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전혀 감이 없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검보나 잠발라야 등 이미 많이 먹어본 음식이더라. 어쨌든 하루는 뉴올리언스 전통 요리를 먹기 위해서 조금은 비싼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 

- 검보. 검보는 꽤나 오래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미국 음식이었다. 각종 해산물과 고기를 넣고 끓여서 밥이랑 같이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카레랑 비슷해 보이기도 했고 살찌는 맛이라서 아주 맛있다.

- 프라이드치킨 파스타. 루이지애나는 프라이드치킨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 널리 알려진 유명 체인점 파파이스 또한 루이지애나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뉴올리언스에서 현지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보고 싶어서 기웃기웃 거리다가 여기서 파스타 메뉴를 발견하고 시켜보았는데, 치킨과 파스타 둘 다 너무 맛있었다. 

- 잠발라야. 잠발라야도 기존부터 꽤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짭짤 매콤한 게 딱 내 스타일이다. 


    뉴올리언스 음식이 케이준이나 크레올로 분류되는데, 정확한 정의는 내리지 못하겠지만 느낀 바로는 둘 다 약간 자극적이고 짭짤하게 양념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모두 내가 좋아하는 맛이다. 덕분에 뉴올리언스에서는 원 없이 음식을 먹고 먹고 또 먹었다. 


평범한 로컬 레스토랑

    마지막은 평범한 로컬 체인 레스토랑에 갔다. 뉴올리언스에만 두 개가 있는 곳. 이 곳 역시 첫날 만났던 택시 기사님의 추천이었고, 지난번에 갔던 로컬 레스토랑이 마음에 들었기에 기사님의 추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선택했다. 메뉴도 특별하지 않게 미국식 브런치를 주문하였는데, 나는 기사님이 추천했던 그릿을 먹어보기로 했다. 그릿은 한국 음식에 비교한다면 흰쌀 죽 같은 것인데, 정말로 아무 맛이 없다.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음식이지만 택시 기사님의 말에 의하면 뉴올리언스 그릿이 맛있다고. 

- 베이컨 치즈 버거. 평범한 햄버거인데 패티도 맛있고 굿. 센스 있는 과일까지.

- 바비큐 쉬림프 그릿. 바비큐 쉬림프가 들어가서 맛이 좀 들어있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나 그릿은 그릿이었다. 흰쌀 죽 맛...


로컬 카페 

    뉴올리언스에서 유명한 카페 PJ's Coffee. 처음 이 카페를 열었던 파운더의 이름인 Phyllis Jordan의 이름을 딴 것이다. 자체 블랜드 커피를 사용하며 적은 단위로 로스팅을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고, 지금까지 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197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람들이 찾는 로컬 브랜드 카페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아니지만 루이지애나 주를 중심으로 브랜치를 꽤 늘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두 가지의 블랜드를 마셔봤는데 둘 다 특이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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