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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유가 Nov 02. 2018

나바호 부족의 땅, 앤탈롭 캐년

Antelope Canon

    신비한 모양의 돌로 이루어진 앤탈롭 캐년은 윈도의 배경화면으로 유명해졌다. 내가 이 곳을 알게 된 것은 미국에 사는 지인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서였다. 신기한 모양으로 생긴 돌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기에 궁금해서 이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고, 그 지인은 나에게 이 곳을 여행지로 추천하며 개인적으로 그랜드캐년보다 좋았다고 했다. 그래서 가보았다. 앤탈롭 캐년!


    미국에는 여러 부족의 인디언들이 살고 있고 나바호 부족은 미국에 존재하는 인디언 부족 중에 가장 큰 부족이다. 인디언이라고 불리는 아메리칸 원주민들에 대해 설명하자면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룬다. 필요한 부분만 얘기를 하자면 원주민들은 인디언 보호구역이라고 명명된 자기네들만의 구역을 갖고 있으며 그 구역은 인디언들의 자치 구역이며 미국의 법을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앤탈롭 캐년은 나바호 부족의 구역에 있다. 

    앤탈롭 캐년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가이드 투어 예약을 반드시 해야 한다. 가이드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다. 예약을 하고 체크포인트에 도착을 하면 나바호 부족의 사람들이 가이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룹을 지어 트럭에 나누어 타고 앤탈롭 캐년으로 이동을 해 가이드와 함께 캐년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앤탈롭 캐년에 도착하면 동굴처럼 돌 사이에 생긴 틈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데 이 안에서 보는 풍경이 정말로 멋있다.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빛이 갈라진 돌 틈으로 쏟아져 들어와 이 캐년의 색을 다채롭게 해 주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사진을 찍는 각도와 빛의 방향에 따라서 같은 곳이라도 다른 색으로 보이고 한 발자국 걸어가면 한 발자국 전에 서있던 곳에서 바라본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정말로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조금만 다른 방향에서 보아도 달라지는 모습이 이렇게나 다른데, 다른 시간대에 방문하면 더욱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이하게 생긴 모양을 따라 이름을 지어둔 스팟이 몇 군데 있었는데, 곰, 하트, 눈 등이었다. 실제로 멀리서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눈 모양은 하늘을 바라보아야 볼 수 있는데 틈새로 빛이 들어와서 실제로 누군가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곰'과 '눈'

    하루에 한 번 직사광선의 빛이 이 캐년의 틈으로 관통하는데, 그때가 가장 멋있다고 한다. 홈페이지 상의 사진으로 그 멋진 직사광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절별로 해가 달라지는 데다가 날씨가 좋아야 하고 예약시간도 맞추어야 하므로 그것을 볼 수 있는 건 여러 가지 운이 따라야 할 것 같다. 


    가이드님은 나바호 부족이 처음 이곳을 발견한 것과 그 이후에 투어를 추진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설명해주신다. 가이드님의 할머니가 이 곳을 관광 상품화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또한 이 지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는데, 이러한 기이한 모양의 지형이 생기게 된 것은 폭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곳은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쉽게 차올라서 굉장히 위험한 곳이 된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로 가이드 투어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그 필터를 사용해서 찍은 하트

    또한 가이드님은 여러 스팟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 팁을 주셨는데, 아이폰의 경우에는 어떤 필터를 사용하면 더 멋있게 나온다고도 알려주셨다. 같이 다니면서 한 명 한 명 사진도 찍어주시고 친절했다. 하지만 그룹 투어다 보니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고 다음 그룹이 있어 정해진 시간 내에 돌아와야 해서 여유롭게 둘러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앤탈롭 캐년은 어퍼 앤탈롭 캐년과 로어 앤탈롭 캐년이 있는데,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어퍼 앤탈롭 캐년의 투어가 중단된 시기였기에 로어 앤탈롭 캐년 투어만 했다. 이 곳에 방문하려면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투어를 미리 예약해야 한다. 나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하루 전날 예약을 했는데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남는 시간에 예약을 해야 해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으므로 원래의 여행 루트를 조금 수정했다.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투어를 하려면 예약이 필수라고 생각된다. 현장에서 투어 티켓을 살 수는 있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빈자리가 나올 때까지 현장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앤탈롭 캐년 투어 예약: https://www.antelopecany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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