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유가 Nov 07. 2018

말굽 협곡, 홀슈 밴드

Horseshoe Bend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이 협곡은 콜로라도 강의 일부로 애리조나에 갔다면 꼭 한 번 들러볼 법하다. 크게 볼 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던 곳 중에 하나이다. 뭔지 모르게 계속 아쉬워서 그저 앉아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주차를 하고 약간 걸어서 가야 하는데 멀지는 않지만 햇빛이 강하므로 모자나 선글라스,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강렬한 태양 아래 건조해서 모래가 날리는 사막 같은 곳을 1킬로 조금 넘게 걸어가면 협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콜로라도 강이 굽어 흐르는 말발굽 모양으로 생긴 물길은 협곡 위에서 내려다보아야 하기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힘들 수도 있다. 실제로 일행 중에 한 명이 고소공포증이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하고 계속 기어 다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가 보려고 위험을 무릅쓰곤 했다. 절벽 끝에 앉아서 혹은 누워서 말발굽 모양의 물길을 사진에 담고는 했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협곡 위에서 까마득한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는 사람들

    여행 준비를 하면서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말발굽 모양의 강물은 좀 더 말발굽 모양 같았고 좀 더 멋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사진은 훨씬 더 위쪽에서 찍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하지 않았지만 콜로라도 강에서 리프팅을 하거나 헬리콥터를 타고 협곡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투어 상품들이 있다. 헬리콥터에서 찍으면 다른 곳에서 보았던 멋진 사진이 나오려나 싶었다. 어쨌든 높은 곳에서 바라본 강은 바닥까지 잘 보이는 것이 매우 깨끗해 보였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사진에도 빛이 많이 스며들고, 눈이 부셔서 멀리 내다보기 힘들었지만 뭔가 모를 매력에 이끌려 하염없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사진도 찍고 이상한 모양의 돌들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그림자놀이도 하다가 해가 지려고 할 때쯤 돌아왔다. 미국의 어느 국립공원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해가 지면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 너무 어두워지기에.

탐나는 자리에 앉아계시던 두 분.

    가까운 거리에 파웰 호수, 글랜 캐년 댐 그리고 앤탈롭 캐년이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작가의 이전글 나바호 부족의 땅, 앤탈롭 캐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