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끄송 뀌베 734, 데고르쥬멍 따르디프
파리를 포함해 열흘 채도 안 되는 여행을 다녀온 이 후, 나는 더 가열차게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내가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와인을 왜 좋아하게 됐냐는 질문이다
글쎄 잘 모르겠네, 하나 둘 마시다 보니 엄청 좋아하고 있더라
아마도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와인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와인이 하나씩은 있을 텐데
물론 나에게도 그런 와인이 있다
가장 첫 번째는 La Gerla Rosso di Montalcino 2005
와인에 대해서 정말 전혀 몰랐을 때 마셨던 RDM
맛은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에는 이런 와인을 더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와인은 한번 더 구해서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어쩌면 그때의 감동을 그대로 두는 게 현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매번 미루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독일 여행 가서 마셨던 햇포도로 만든 1유로 화이트 와인 한 컵
달콤하게 너무 맛있었는데 그 맛도 어렴풋해지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샴페인의 진정한 매력은 상당히 늦게 알게 됐는데
바로 이 샴페인을 통해서였다
자끄송 뀌베 734, 데고르쥬멍 따르디프
Jacquesson Cuvee. 734 'Degorgement Tardif'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계속 변하는 복합적인 향과 맛
중간에 빵집에 들어간 것 같은 토스트 향이 넘쳐흘렀다
그리고 입안에서 바사삭 거리는 기포까지 완벽했다
정말 맛있다
와인을 마실 땐, 같이 먹는 음식도 상당히 영향을 많이 주는데
사실 자끄송은 그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자끄송은 밀당 천재 파리 여행 당시,
몽마르트르의 La Cave des Abbesses 와인샵에서 샀는데
아무리 자세히 기억을 하려고 해도 와인을 사던 그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지난 일기에도 썼듯이 파리 여행은 기억에 남는 부분이 거의 없다지만 이 곳에서의 시간은 왜일까
와인을 사는 동안 엄청 신났었을 텐데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었던 탓으로 돌려본다
Petra의 훌륭한 통역으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와인을 고르는 중
이 샴페인은 직원이 마지막으로 추천해 준 것
덕분에 이제라도 샴페인의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와인샵 한번 더 가고 싶으니 파리는 한 번은 꼭 다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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