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좋은 어른이 되자

by 취한하늘

네이버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다. 아니, 그전에 '이야기를 할까 말까'부터 고민했던 것 같다. IT업계에서 20년을 일하다 보니, 어지간한 회사에는 아는 사람이 한두 명씩 있게 되고, 내가 하는 얘기가 내가 아는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는 리더로서 괜찮았나?' 하는 자기반성까지 더해져서, 얘기를 할까 말까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스피커가 되고 싶어 하고, 그래서 얼마 안 되는 식견을 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를 평소에 쏟아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막상 내가 쏟아내던 말들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언급을 안 하고 있어서야 좋은 스피커가 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때는 회사 대표 앞에서도 할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경영진이 좋아할 만한 직원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나이를 먹고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너무 조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도 청년처럼 치열하게 살아야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막상 나이가 들고나니 말 하나도 나에게 이롭게 돌아올지 해롭게 돌아올지를 따져보고 있는 것 같아 애처롭다.


그래서, 일부러 한 마디라도 하려고 했다. 사건 자체는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지만, 사건을 대하는 자세는 나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였다. 언제까지나 청년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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