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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팁들

by 취한하늘

조금 뻔뻔하게..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기 전 까지는 나도 글 좀 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다소 부끄럽다. 이런 글은 글 좀 쓰는 사람들이 써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괜히 한번 '난 이렇게 씁니다'하고 말하고 싶은 욕구도 생겨서 글에 대한 글을 한번 써보기로 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작은 팁들이어서 군더더기는 빼고, 간결하게 나열해 보고자 한다.


메모를 많이 하자.


글을 자연스럽게 쓰자면 일단 쓸 내용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재료가 충분해야 먹을만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할 때, 생각나는 모든 것을 일단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일 수도 있고, 주제 안의 소주제일 수도 있다. 머리말이나 끝말에 쓸 내용이 떠오를 수도 있고, 유명한 사람의 격언을 적어둘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지간하면 단어나 어구로만 적지 말고 문장으로 적어 두라는 것이다. 처음 적을 때는 단어만 적어도 나중에 무슨 뜻인지 이해할 것 같지만, 하루만 지나도 내가 적은 게 아니라 남이 적은 것 같은 것이 메모다. 그러니,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이해할 수 있게 가급적 문장으로 적어두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쓰자.


처음부터 문장 하나하나를 완벽히 만들면서 쓰기보다는, 일단 생각나는 대로 막 쓰고 나중에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보기를 권한다.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생각의 흐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각은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전개될 때가 많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처음에는 일단 생각의 흐름대로 글이 나오게 만들고, 생각이 다 꺼내어진 후에 글을 다듬어 보자.


연결이 어색하지 않은지 살펴보자.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일필휘지로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써 내려가는 능력자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하나의 글을 쓰다 보면 여러 번의 쉼표를 찍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중간에 쉬었다가 다시 글을 이어 나가면 앞의 글과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내용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이 내용상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 주의 깊게 여러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미나 접속사, 조사 등이 반복되지 않게 하자.


'~하고, ~하고'처럼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것보다는 '~하고, ~하며'처럼 같은 의미지만 다른 표현을 가진 말로 구성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접속사도 앞에서 '따라서'를 썼는데, 금방 또 '따라서'를 서야 한다면 '그러므로' 같은 것으로 변주를 주고, 조사도 한 문장 내에서 '사람은 자신은~'보다는 '사람이란 자신은~'이나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는~'처럼 너무 가깝게 똑같은 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대체로 좋은 것 같다.


맞춤법 수정할 때 주의 깊게 보자.


맞춤법 검토하는 기능을 이용할 때, 기계적으로 넘어가지 말고, 수정하는 내용을 한 번씩 되뇌어 주자. 당장 외워지지는 않아도, 반복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내 머릿속에 하나씩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검토기에 걸리는 개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생각난 것을 다 담으려고 하지 말자.


생각하고 메모한 것을 모두 글에 담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생각나는 모든 것을 글로 쓰려고 하면 글이 너무 장황해질 수 있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장황하면 주제 전달에 방해가 된다. 어떤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리고 수정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그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는 것을 검토하자. 짧은 내용으로도 충분히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때로는 버리는 것이 더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되돌려 준다.


하루 정도 지나서 다시 보자.


일기처럼 즉각적으로 올리는 글들은 예외가 되겠지만, 하루 지나서 올려도 되는 글이라면 하루 정도는 놔뒀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 보자. 사람의 생각이란 게 한번 어떤 틀에 빠지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법이다. 이럴 때 시간을 두고, 생각을 초기화한 후 대상을 다시 보면 이전에는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 풀리던 수학 문제나 퍼즐이 다음날 보니 단번에 풀리는 것처럼, 글을 하루 정도 지나서 다시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보이곤 한다.


글은 쓰면 쓸수록 는다.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고, 후천적으로 습득해야만 하는 능력이 있다. 예를 들면, 창의력은 대체로 가지고 태어나서 잘 보존해야 하는 능력이고, 리더십은 가지고 태어나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온전히 훈련을 통해 획득해야 하는 능력이다.

글을 쓰는 능력은 리더십처럼 후천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많이 쓰고, 많이 고민하면서 점차 잘하게 되는 능력인 것이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고, 열심히 하면 분명히 좋아지는 능력인 것이다. 그러니 당장의 내 글에 좌절하지 말고,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써보자. 땅이 농부들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처럼, 글밭도 열심히 일구면 우리에게 정직하게 돌아올 테니 말이다.


<summary>

메모는 가능한 많이 하고, 문장으로 하자.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일단 적어보자.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의 연결을 주의 깊게 검토하자.

어미나 접속사, 조사에 같은 말이 금방 반복되지 않게 하자.

맞춤법 검토기를 이용할 때 수정되는 내용을 주의 깊게 보자.

생각난 것을 다 담으려고 하지 말자.

바로 올려야 되는 글이 아니면 하루 정도는 간격을 두고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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