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Apr 25. 2022

리더 리스크를 관리하자

가장 큰 리스크는 리더 리스크다


조직과 프로젝트가 관리해야 할 리스크가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리스크가 바로 리더의 리스크다. 리더 혼자서 조직과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는 없지만, 리더 한 명 때문에 조직과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리더가 어떤 모습을 보였을 때, 그 리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지 나열해 볼 것이다. 다만, 여기 나열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꼭 나쁜 리더라고 단정해 버리면 안 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런 모습을 보였을 때 그 리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런 모습을 보이더라도 좋은 리더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 탓


자신이 참여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일이 잘 된 일이면 자신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그 일이 잘 안 된 일이면 타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책임을 회피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때는 조직에 문제가 조금 있어도 괜찮을 때가 많다. 성과가 모든 것을 덮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결과가 나쁠 때는 조직에 잠재되어 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럴 때 책임 회피 성향이 강한 리더가 존재하면, 문제가 나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책임 회피 성향이 강한 리더는 자신이 약점이나 오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도 꽤 있다.

이런 리더가 있을 때 조직에 가장 안 좋은 것은, 진짜로 실력이 있는 인재들이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리더가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기까지 한다면, 인재 이탈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공'과 자신의 '과'를 잘 인정하는 사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과를 숨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일단 좋은 리더의 자질을 하나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리더의 역할이 아니면 조직에 기여할 수단을 갖지 못한 경우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 역량이 뛰어나지 못한 프로그래밍 팀장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런 사람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리더의 역할에 집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의 역할을 맡지 못하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적어지고, 자신의 입지가 불안해 지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리더는 자신의 지위를 지키는 데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역시 책임 회피 성향이 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물론, 실무는 잘 못해도 리더의 역할은 잘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도 그런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나쁜 리더로 섣불리 단정 짓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하는 것이다.

큰 조직에서는 리더의 역할이 보상처럼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리더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본래 자신이 가졌던 역량과 가치가 빛이 바래지면서 이런 유형에 빠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리더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리더는 늘 자신이 리더가 아니어도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무에 매달리는 리더


리더가 실무도 잘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리더가 실무에 너무 매달리는 것이다. 리더는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리더가 리더의 역할을 다 해야 조직과 프로젝트가 정상 궤도를 달릴 수 있다. 그런데 간혹, 리더가 실무에 너무 시간을 써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조직 문화가 실무를 강하게 요구하는 문화일 수도 있고, 인력이 부족해서 리더가 실무에 시간을 쏟아야만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혹은 리더가 실무를 좋아해서 실무를 붙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이건, 리더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시적으로는 실무에 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지만,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조직에 문제가 생긴다. 리더로서의 역할은 대체로 실무보다 조직과 프로젝트의 운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람이 부족하면 사람을 더 확보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구성원의 역량이 부족하면 구성원을 성장시켜야 한다. 그런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만약, 리더가 리더의 역할을 외면하고 실무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리더의 역할이 잘 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오히려 리더의 역할이 그 사람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일의 양에 집착하는 사람


리더의 역할을 맡고 나면 조직의 성과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리더가 조직의 성과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간혹, 그것이 집중을 넘어 집착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평가에 민감한 리더일수록 이런 면이 강해지는 것 같다.

집중이건 집착이건, 조직의 성과를 생각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문제는 성장과 혁신을 통해 성과를 높이는 게 아니라 일의 양을 늘려 성과를 높이려 하는 경우에 있다. 일의 양으로 성과를 늘리는 데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 성과를 늘려나가는 조직을 이겨낼 수가 없다. 게다가, 능력 있는 인재일수록 이런 조직에 남아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성장은 더디고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조직에서 오랜 기간 너무 많은 양의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 그 조직에서 성장과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성장과 혁신의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면, 그 조직의 리더에게 문제가 있지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성장과 혁신을 위해 많은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면 그런대로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단지 당장의 성과만을 위해 일을 늘리고 있다면, 그것은 미래를 태워 현재를 따뜻하게 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완벽주의자


일에 있어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특히 나쁠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조직에 있어서는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인 조직은 더더욱 완벽하기가 어렵다. 누군가는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어딘가에서는 잘못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리더가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면, 자칫 이런 실수와 잘못에 너그럽지 못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조직을 경직되게 만들고, 구성원들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준다. 더 나쁘게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고나 시도를 멈추고 안전만을 추구하게 될 수도 있다.

완벽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실패와 실수를 용인하는 리더들도 있다. 이런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좋은 코치와 롤모델이 되고 조직의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에 몰두하는 리더가 바로 이런 리더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가진 소양 중에는 다른 소양과 함께 갖추었을 때 빛을 발하는 소양들이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소양이 아마 그런 소양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좋은 리더에게도 나쁜 점이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좋은 점만 두루 가진 리더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리더라도 나쁜 점을 같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나쁜 점이 보인다고 그 사람이 나쁜 리더라고 바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위험 신호가 포착되었을 때, 그곳에 정말로 위험이 존재하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 그것이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많은 조직이 리스크를 관리하지만, 리더에 대한 리스크에는 엄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사람과 관련된 것은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고, 때로는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주체가 관리 대상인 리더와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리더야 말로 조직과 프로젝트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니 만큼, 리더 리스크야 말로 조직이 관리해야 하는 리스크 중 가장 중요한 리스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1.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 탓

책임 회피 성향이 강한 리더는 문제를 더 크게 확대시킬 수 있고, 같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도 크다.

책임 회피 성향이 강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서는 인재가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

2. 리더의 역할이 아니면 조직에 기여할 수단을 갖지 못한 경우

매니저로서의 역량이 뛰어난 경우도 있지만, 다른 역량이 없으면 자기 자리에 집착할 가능성이 생긴다.

자리를 보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 책임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

3. 실무에 매달리는 리더

리더로서의 역할은 실무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실무에 적합한 사람에게 리더의 역할을 맡기고 있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일의 양에 집착하는 사람

업무의 양으로 성과를 늘리려는 조직은 성장과 혁신으로 성과를 늘리려는 조직을 이길 수 없다.

업무 양이 많은 조직이 있다면, 그 안에 성장과 혁신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5. 완벽주의자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조직을 경직되게 만들고, 구성원들이 안전만을 추구하게 만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