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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15. 2022

[Book] 재미를 찾고 싶다면 '재미의 발견'을 읽자

'저는 줄곧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재미의 원리를 전해주려고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새로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져 간다. 성공한 게임과 실패한 게임 중에는 누가 봐도 성공할 법하고 누가 봐도 실패할 법한 게임들이 있다. 반면에, 어떤 이유로 성공을 거두었는지, 무엇이 부족해서 실패했는지 아리송한 게임들도 있다. 심지어 트렌드를 반영해서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탄생한 게임들 중에서도 성공한 작품과 실패한 작품이 가려진다. 비단, 게임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접하는 예능 프로그램만 봐도, 유행을 타고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지만, 어떤 것은 성공하고 어떤 것은 실패한다.


게임을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성공시키고 실패하게 만드는 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게임 외의 여러 콘텐츠로 확장되었다. 같은 히어로물인데 왜 어떤 영화는 성공하고 어떤 영화는 실패하는지, 같은 카페인데 왜 유독 잘 되는 카페가 있는지, 특정 브랜드의 가구에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여전히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바로 그때, 우연치 않은 기회로 '재미의 발견'을 읽게 되었고, 콘텐츠를 바라보는 좋은 렌즈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재미의 발견'은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승일 작가의 저서다. 책의 내용은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재미의 기반이 되는 특이, 전의, 격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하나이고, 그 재미를 더 증폭시켜주는 요소들에 대한 것이 또 다른 하나이다. 결국은, 재미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이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서술하고 있는 것이 '재미의 발견'이다.


이 책에서 재미를 일으키는 세 가지 요소로 들고 있는 것이 특이, 전의, 격변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특이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전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격변은 상황이 갑자기 크게 변화하는 것이다. 재미란 기본적으로 이러한 특이, 전의, 격변을 바탕으로 하면서, 그것이 부정적이지 않은 감정으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이 정도로 전부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이 주제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좋은 점 중 하나이다. 핵심 주제는 몇 개의 문장으로 요약되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주제를 독자의 마음속에 각인시키고 있다. 생각해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같은 책도 주제는 단순하다. 그리고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책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단순 명쾌한 진리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잘 각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쉽고 공감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재미의 핵심 요소로 특이, 전의, 격변을 들고 있는데, '재미의 발견' 자체에도 특이와 전의가 있다. 일단, 재미라는 것을 세 가지 명쾌한 구성 요소로 해체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고, 사람들에게 친숙한 콘텐츠를 통해 그것이 왜 재미있는지 설명하는 것도 특이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의미들을 밝혀줌으로써 전의도 만들어내고 있다. '재미의 발견'이라는 책 자체가 그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이 또한 재밌게 느껴진다.


책에는 정말 많은 사례가 담겨있어, 저자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각각의 사례가 재미와 그 구성요소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게 해 주는데, 이를 통해 저자가 재미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사례 위주로 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것도 매우 편하다. 작은 시간을 쪼개어 보기에도 편하고, 사례가 모두 친숙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술술 읽히기도 한다. 아마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을 읽은 사람이라면, 사례 위주의 구성이 가진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재미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 같다. 재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잘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작자뿐만 아니라 재미의 소비자에게도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독자들이 이미 익히 알고 있고 재미있게 소비한 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재미를 소비해버린 콘텐츠로부터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게 해 준다. 그리고, 앞으로 독자들이 소비할 콘텐츠들로부터도 더 많은 재미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림을 이해하면 그림을 보는 것이 더 즐겁고,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영화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듯이, 재미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은 동일한 콘텐츠에서 더 많은 재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해외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있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안에 작은 이야기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그 이야기 중에도 특별히 재미있는 것이 있고, 시시한 것이 있었다. '재미의 발견'을 읽고 그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려보니, 왜 어떤 에피소드가 특별히 더 재미있었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그 드라마를 처음부터 다시 정주행 하면 이번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재미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든, 재미를 소비하는 사람이든, 재미를 더 많이 찾아내고 싶다면 이 책, '재미의 발견'을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재미있고, 친숙하고, 명쾌하며, 유익하다. 책장도 술술 넘어가니, 심심할 때 한번 그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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