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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Sep 19. 2022

몰입에 대한 '플로우 이론'을 소개합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고객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몰입하기를 원한다. 동시에,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에 몰입하기를 바란다. 개개인도 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기를, 혹은 공부나 운동에 온전히 몰입하기를 바란다. 때로는 여가 활동에 있어서도 몰입을 원할 때가 있다. 이처럼 몰입은 많은 개인과 조직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이다. 바로 이 몰입과 관련하여 좋은 이론이 있어 한번 간략히 소개해볼까 한다.


플로우(flow) 이론은 칙센트 미하이 교수가 몰입의 조건에 대해 정리하여 발표한 이론이다. 한 마디로 '사람은 어떤 조건 하에서 몰입 상태에 돌입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이론을 정식으로 깊이 파고든 것은 아니고, 게임에 적용되는 AI에 대해 공부하다가 접하게 된 것으로, 여기서는 해당 AI 논문에서 인용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볼까 한다.


플로우 상태는 우리말로 하면 '몰입'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몰입에 대해 영어권에서는 여러 가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게임 쪽에서는 주로 engagement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플로우 이론에서는 immersion과 flow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immersion과 flow는 약간 다르게 사용되는데, immersion이 순간적인 몰입 상태를 이야기한다면, flow는 그것이 오래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플로우 이론에서 말하는 플로우 상태는 일시적인 몰입이 아니라, 길게 유지되는 몰입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플로우 이론에서는 어떤 사람이 일련의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고, 그것에 대해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그 피드백을 기반으로 행동을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몰입 상태에 돌입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춤, 등반, 체스, 게임 등에서 몰입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사람들이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 결과 때문에 플로우 이론을 엔터테인먼트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다고 한다.


몰입 상태를 구성하는 8가지 요소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것은 몰입 상태에 돌입하기 위한 조건에 가깝고, 어떤 것은 몰입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에 가깝다. 그중 몰입 상태에 돌입하기 위한 조건에 해당되는 것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전적이지만 무모하지는 않은 과제

애매하지 않고 명확히 표현되는 과제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상황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

선택과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예를 들어,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하고자 할 때, 그 목표가 '체중을 감량하자'라는 애매한 표현보다, '한 달 동안 10kg을 감량하자'처럼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동안 2kg'처럼 너무 쉽거나 '한 달 동안 30kg'처럼 너무 무모하면 몰입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달 동안 10kg'처럼 어렵지만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과제가 몰입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다음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몸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춤 연습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춤을 연습하는 동안에 자신의 몰입을 방해하는 외부 요인이 있다면 역시 몰입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어떤 동작을 시도했을 때, 원하는 대로 동작이 잘 이루어졌는지, 어떤 부분에 보완이 필요한 지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춤 연습에 몰입하기 위해 필요할 것이다.


5가지 요소를 이야기했지만, 항상 이 5가지 요소가 다 필요한 건 아니다. 몰입이라는 것이 결국 주관적인 경험 상태이기 때문에, 사람과 상황에 따라 일부 요소만 가지고도 몰입 상태에 돌입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자기 주도성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 쉽게 몰입 상태에 들어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구성원을 과업에 몰입시키고자 하는 조직의 입장에서 한번 살펴보자. 먼저 구성원에게 명확한 목표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그 목표는 다소 도전적이지만, 동시에 무모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목표여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이 과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스스로 수단과 방식 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동시에, 구성원이 과업 이외의 다른 곳에 신경을 빼앗기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원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마지막으로, 구성원의 작업이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요건을 만족시키면 구성원이 과업에 몰입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몰입은 원한다고 그냥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몰입도 마음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다른 사람을 몰입시키는 것은 더 힘들 것이다. 몰입해달라고, 몰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몰입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는 데 힘쓰는 것이, 자신의 몰입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몰입시키기 위해서도 현실적으로 성공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 몰입의 5가지 조건 >

도전적이지만 무모하지는 않은 과제

애매하지 않고 명확히 표현되는 과제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상황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

선택과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출처 논문 : Christian Arzate Cruz, Jorge Adolfo Ramirez Uresti, 'Player-centered game AI from a flow perspective: Towards a better understanding of past trends and future dir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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