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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Sep 05. 2022

팀원과 대화 나누기

리더가 되면 할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그중 많은 부분은, 리더가 되기 전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 대표적인 일 중 하나가 바로 팀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물론, 리더가 되기 전에도 동료들과 대화를 한다. 하지만, 리더가 되기 전에는 대화에 특별한 목적이 필요하지 않았다. 대화를 해야 하는 의무도 없었다. 하지만, 리더가 되고 나면 목적을 가진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팀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원하지 않는 주제를 가지고도 대화를 해야 하고, 불편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할 때도 있다.

리더는 팀원을 움직여서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팀원을 움직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대화다. 만약, 팀원과의 대화를 기피하는 리더가 있다면, 자신이 리더에 적합한 사람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이루어내야 하기 때문에, 대화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리더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학습과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리더가 팀원과 대화를 나눌 때 생각할만한 것을 몇 가지 나열해 보고자 한다.


'아이스 브레이킹'이라는 것이 있다. 여러 명이 모여서 토론을 진행할 때, 사람들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간단한 활동을 하거나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리더가 팀원과 대화를 나눌 때도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팀원에게 리더는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더가 먼저 대화를 요청하여 진행할 때에는, 팀원은 리더가 어떤 이야기를 할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고 긴장하게 된다. 따라서, 가벼운 잡담이나 농담으로 분위기를 먼저 풀어주는 것이 좋다.


간혹 팀원과 어려운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자주 지각하는 팀원에게 지각하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이 옳은 행동이고, 그것을 리더가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옳고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표현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상대방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라고 해도, 상대방의 감정을 같이 생각해 주는 것이 좋다. 납득은 하지만 감정이 상한 상태보다는, 좋은 감정과 함께 수긍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리더가 관찰한 사실을 얘기해주자. 판단은 전부 배제하고, 관찰된 사실만을 이야기한다. 앞의 예에서는, 최근에 여러 번 지각을 했다는 것이 관찰된 사실일 것이다. 그다음에는 리더가 그 이슈에 대해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한다. 출근 시간은 잘 지켜졌으면 하는데, 당사자가 그것을 잘 지켜주지 못해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거나, 다른 사람들도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된다는 내용을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서, 상대방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물어본다. 밤에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출근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같이 해결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과정으로 대화를 진행하면 된다. 상대를 책망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팀원에게 어떤 곤란한 사정이 있는데 쉽게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행동, 표정, 분위기 같은 것으로 팀원에게 어떤 사정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때가 있다. 때로는, 갑자기 떨어진 퍼포먼스가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리더가 먼저 팀원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다. 리더가 감지한 신호를 이야기하고, 어떤 문제가 팀원을 곤란하게 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원이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억지로 이야기를 꺼내라고 종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팀원이 어려워하는 일을 강요하는 것이 된다. 오히려 그럴 때는 리더가 한 발 물러서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든 팀원의 곤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팀원 스스로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다시 리더를 찾아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을 주도하는 리더들 중에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팀원과 대화를 할 때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팀원으로서는 리더와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피로한 상황인데, 리더가 너무 자기 말만 하면 팀원은 더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심지어는 그 자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되면, 팀원은 자신 안에 있는 말을 다 꺼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가끔은 리더가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리더가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주제들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에도 한 번에 말을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집중을 요구하는데, 그 집중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만히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듣는 것이 아니라면 말하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듣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1시간을 혼자 말하는 것보다 1시간을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 더 어렵다. 따라서, 긴 내용이라도 짧게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중간중간 상대방에게 생각할 시간과 말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리더가 대화를 요청하면 대부분의 팀원들이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대화하기 좋은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이 있다. 대화를 기꺼이 나눌 기분과 그렇지 않은 기분도 있다. 따라서, 완전히는 불가능하지만, 가급적이면 팀원이 대화하기 좋은 환경과 시간을 고려해주는 것이 좋다. 팀원의 감정적 상태까지 살펴주면 더 좋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대화가 될 가능성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


리더는 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별로 필요 없는 경우도 분명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에게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하는 도구다. 리더는 팀원에게 영향을 미쳐야 하고, 때로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도 이끌어내야 하며, 팀원의 성장과 만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summary>

가벼운 이야기로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자.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는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형태를 만들어 보자.

팀원이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할 때는 종용하지 말고 기다려 주자.

말을 길게 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생각할 시간과 말할 기회를 자주 주자.

팀원이 이야기하기 편한 환경과 조건을 맞춰 대화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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