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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r 20. 2023

신상을 지고 가는 당나귀

직장인을 위한 이솝 우화

성스러운 형상이 사원으로 운반되고 있었다. 그것은 화환과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당나귀에 실려있었다. 사제들과 하인들의 웅장한 행렬이 그 뒤를 따라 거리를 통과하고 있었다. 당나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람들은 경건하게 머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었다. 그래서, 당나귀는 사람들이 자신을 숭배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으로 가득 차자, 당나귀는 자만심과 허영심으로 우쭐해졌다. 그래서, 행진을 멈추고 크게 울부짖었다. 하지만, 당나귀가 노래를 하고 있는 동안, 마부는 당나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그리고, 막대기로 당나귀를 무자비하게 때리기 시작했다.

"계속 가지 못해, 이 멍청한 당나귀야."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숭배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네가 짊어지고 있는 신상이라고."




1.

권한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면 나와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쓴소리보다 듣기 좋은 소리가 더 많이 들려온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내가 아니라 내 권한과 지위를 향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곡된 피드백은 성장을 방해한다. 그것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피드백을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권한과 지위를 배제한, 내 '역량과 가치' 자체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온전한 나 자신을 보지 못하고 나에게 씌워진 것들에 취해 있으면, 언제까지나 당나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2.

조직의 입장에서도 어떤 사람이 권한과 지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한과 지위'도 좋은 도구이기는 하지만, 그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은 당나귀일 가능성이 있다. '역량과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조직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권한과 지위'로 핵심 인력을 구분하지 말고, '역량과 가치'로 핵심 인력을 구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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