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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y 22. 2023

강과 여우들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여우 무리가 물을 마시려고 강둑에 모였다. 하지만, 조류가 빠르고 물이 깊어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아무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고, 서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가장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그러다 한 여우가 나머지 여우를 꾸짖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용감한 지 보여주려고 말했다.

"나는 전혀 무섭지 않아! 보라고, 내가 강물에 뛰어드는 걸!"

그 여우는 바로 그렇게 했고, 곧 조류가 그를 휩쓸어 버렸다. 그가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다른 여우들이 외쳤다.

"우리를 두고 가지 마! 돌아와서 우리가 안전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위치를 알려줘."

그러자 강물에 떠내려가는 여우가 괜찮은 척 말했다.

"지금은 안 되겠는데. 나는 바닷가에 가고 싶고, 조류가 나를 멋지게 그곳으로 데려다줄 거야. 나중에 돌아와서 기꺼이 알려줄게."




1.

자신의 용기를 뽐내려고 무작정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여우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빠졌다. 허영심, 공명심, 혹은 욕심 때문에 역량이 부족한 상태로 덜컥 리더의 역할을 맡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가 자신과 팀을 위기에 빠뜨리는 경우가 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그것이 가져다 줄 달콤한 열매에 매몰되면 안 된다. 내 손으로 획득할 수 있는 열매가 아니라면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 열매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무리한 시도로 자신과 팀에 상처를 입히면, 오히려 가질 수 있는 열매도 가질 수 없게 되는 수가 있다.


2.

물에 빠진 여우는 강둑의 여우들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쳐야 했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끝까지 허세를 부렸다. 그 여우가 살았을지 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팀에 문제가 생기거나 프로젝트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빨리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리더 자신의 평판에 흠이 날 것이 두려워 그 문제를 애써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리더는 늘 자신보다 팀과 프로젝트를 우선시해야 하며,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더라도 팀과 프로젝트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으려고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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