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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n 12. 2023

사자와 생쥐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사자 한 마리가 숲에서 발에 머리를 올려놓은 채 자고 있었다. 소심한 생쥐 한 마리가 사자를 발견하고는, 겁에 질려 도망치려다 사자의 코에 부딪혔다. 낮잠을 방해받은 사자는 화가 나서 생쥐를 붙잡아 잡아먹으려고 했다.

"살려주세요!" 

불쌍한 생쥐가 애원했다.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그러면 언젠가 은혜를 꼭 갚을게요."

사자는 생쥐가 자신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우스웠다. 하지만, 사자는 관대했고, 생쥐를 놓아주었다.

며칠 뒤, 숲에서 먹잇감에 접근하다가 사자는 사냥꾼의 그물에 걸려버렸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사자는 온 숲에 울릴 정도로 크게 울부짖었다.

생쥐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채고, 그물과 싸우고 있는 사자를 금방 찾아냈다. 그리고, 사자를 옭아매고 있는 로프들 중 하나에 달려들어 끊어질 때까지 갉아댔다. 마침내 사자는 자유가 되었다.

"내가 은혜를 갚을 거라고 했을 때 당신은 비웃었죠."

생쥐가 말했다.

"이제 생쥐도 사자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1.

사냥꾼의 입장에서는 모처럼의 큰 수확을 잃게 된 것이다. 사냥꾼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생쥐라는 작은 변수가, 사자라는 큰 성공을 없는 일로 만들어 버렸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만나게 될 모든 변수를 미리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까지 미리 고민하고 대비하면 모처럼의 성공이 방해받을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사자는 생쥐를 놓아줌으로써 자신을 도와줄 동물을 하나 얻은 것이다. 그리고, 사자가 위험에 처했을 때 그 동물이 사자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혼자 모든 상황을 헤쳐 나가기는 어렵다. 특히 사람이 얽혀있는 곳에서는 이성과 합리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특히, 내 지위나 권한과 상관없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소중하다. 지위나 권한 때문에 나를 가까이하려는 사람들은 내가 위기에 빠졌을 때 모른 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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