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얼굴로 바꾸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목적의 성형 수술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그래서, 면접을 보러 갈 때는 헤어스타일부터 복장까지 꼼꼼히 신경 쓰기를 권한다. 실제로, 면접장에 들어온 지원자와 면접관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미 합격과 불합격의 판단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겉모습에 영향받는 것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공정한 판단이 가장 크게 요구되는 재판 과정에서도, 외모가 출중한 피고는 그렇지 않은 피고보다 형을 적게 선고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재판관들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최대한 공정하게 판결을 내리고자 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 '무의식'이란 존재가 그런 편향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행동과 태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직에 처음 합류하게 되었을 때, 행동과 태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심어지는 인상이 있기 때문이다. 새 멤버가 오기 전부터, 기존 구성원들은 새 멤버를 관찰하고 평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때 형성되는 인식이 조직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순신 팀원이 지각을 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이 순신 팀원에게 다가가 몸이 안 좋은지, 무슨 일이 있는지 묻는다. 이번에는 원 균 팀원이 지각을 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출근 시간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원 균 팀원을 성토한다. 사실, 이 순신 팀원은 가끔 지각을 하며, 원 균 팀원은 처음 지각한 것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인식' 때문이다. 이 순신 팀원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 원 균 팀원에 대해서는 그 반대의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순신 팀원의 지각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 원 균 팀원의 지각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사람에 대한 인식은 그 사람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도 오래 미친다. 그런데, 이런 인식은 어떤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초기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인식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형성되며, 아직 인식이 형성되지 않은 타인에 대해 빨리 어떤 인식을 형성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
어떤 조직에 처음 합류하게 되었을 때, 그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줄 것인지 고민해 보자. 조직이 바라는 인재상이 있으면 참고하고, 일반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환영받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중에서 자신과 크게 괴리가 없는 것들을 선택해 보자. 혹은, 스스로도 지향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요는, 타인에게 심어줄 나의 인상을 명확히 그려보는 것이다.
인상을 정의했으면, 그다음에는 행동을 계획하면 된다. 성실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지, 정직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지 정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행동 계획을 일정 기간 동안 엄격히 준수한다. 개인적으로 3개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그러면, 내가 주고자 하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인위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성실한 사람이라면 결국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아주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게다가, 성실한 사람이 많아서 나의 성실성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내가 주고 싶은 인상을 정의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은 내 것이 아닌 태도를 내 것으로 함양할 수도 있다. 앞에서 3개월을 얘기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원하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필요한 것도 있지만, 그 정도 기간이면 새로운 태도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만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보통 정도의 성실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3개월 정도 의식적으로 성실함을 강조하다 보면, 실제로 보통 이상의 성실함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태도가 공동체 생활에 좋은 태도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런 태도를 내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태도를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은 높은 의지가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조직에 합류했을 때는 그 조직에 잘 어울리고 싶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새로운 태도를 내 것으로 만들기에 괜찮은 환경이 조성된다. 게다가, 동료들과 상호작용 하면서 좋은 태도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지만, 실제로 시작이 차지하는 중요성도 그 정도는 될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시작에 공을 많이 들여야 좋은 마무리까지 수월하게 연결된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시작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조직 생활의 경험이 많이 달라진다. 심지어, 당장의 조직에서뿐만 아니라 커리어 내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커리어를 시작할 때의 경험이다. 물론, 좋은 시작에는 운도 필요하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은 어차피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분명 더 나아진 시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 인식이 태도를 만든다.
좋은 인식을 가진 사람에게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인식은 만남의 초기에 형성된다.
2. 인식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보자.
새로운 조직에 합류할 때, 어떤 인상을 주고 싶은지 정의해 보자.
정의한 인상에 맞는 행동 계획을 수립하자.
3개월 정도 그 행동을 유지해 보자.
3. 반복은 습관이 되고, 태도가 된다.
같은 태도를 반복하다 보면 진짜 내 태도가 된다.
새로운 조직에 합류할 때가 새로운 태도를 함양하기 좋은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