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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Nov 20. 2023

양치기와 바다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해변에서 양을 지키고 있던 한 양치기가 매우 고요하고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항해와 무역에 대한 꿈을 키웠다. 마침내 그는 양 떼를 모두 팔고, 대추 화물을 준비한 후 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매우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왔고, 배는 거의 침몰 직전에 몰렸다. 그는 모든 화물을 배 밖으로 던지고, 빈 배와 함께 간신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얼마 후, 누군가 그를 지나쳐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 그는 그를 붙잡고 말했다.

"바다가 또 화물을 원하고 있소. 그래서, 고요한 척하는 거요."




1. 

양치기는 고요한 바다를 보면서 충분히 항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에는 잠재된 위험 요소가 많다. 폭풍우뿐만 아니라, 해적, 선원의 반란, 음식의 부패 등 해변에서의 상상만으로는 간과하기 쉬운 위협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만나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런 일이 많다. 잘 보이지 않는 위협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들이다. 자영업에서도 이런 경우들을 발견할 수 있고, 직업을 바꾸는 상황에서도 쉽게 벌어지는 일이다.

양치기가 무역에 뛰어드는 것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 그가 훌륭한 무역업자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확인하여 충분히 대비해야 하고, 확실한 대비가 어렵다면 위험 부담이 적은 규모로 먼저 실험해 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은 도전과 모험을 통해 큰 성과를 이뤄낸 사람들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런 도전과 모험을 하기 전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했는 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어쩌면 양치기가 양 떼를 팔아버리기 전에 누군가 양치기에게 같은 충고를 해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고자 마음을 정했을 때, 거기에 반하는 충고를 거북해한다. '내가 하면 다르다'는 자신감으로 반대 의견을 전부 물리쳐 버리기도 한다.

내가 하면 다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실패했다고 해서 나도 실패하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누군가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면, 그가 왜 반대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꼭 확인해 보도록 하자. 반대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내가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정보를 통해 커다란 실패를 예방할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하려는 일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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