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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an 08. 2024

양치기와 새끼 늑대들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한 양치기가 새끼 늑대들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 왔다. 그는 새끼 늑대들을 잘 키우면, 자신의 양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양을 훔쳐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새끼 늑대들이 다 성장하자, 늑대들은 가장 먼저 양치기의 양들을 공격했다. 양치기는 후회하며 말했다.

"이런 일을 당해도 싸지! 저것들이 아직 새끼일 때 왜 죽이지 않았을까?"




1.

늑대를 잘 길들이면 개처럼 데리고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늑대를 그렇게 기르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과 모든 늑대에게 가능한 일이 아니다. 늑대를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 양치기의 실수였다.

사람들 중에는 타인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권위를 이용해 그렇게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말로 타인을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의지를 가진 존재다. 각자가 바라보는 방향이 있고, 각자가 지키려 하는 신념이 있다. 따라서, 타인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체로 착각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누군가를 움직이고 싶다면, 상대방의 시각과 신념이 내가 원하는 것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그 행동이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이로운 것이 되도록 하면 된다.

물론, 이렇게 해도 상대방은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것이 가장 가능성 있고 후유증이 없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어떤 방식을 사용하든, 상대방의 행동은 상대방이 선택하는 것이라는 존중이 바탕에 있어야 할 것이다.


2.

늑대로서의 본능이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양을 보호하는 것만 가르쳤다면 양치는 개처럼 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치기는 늑대가 다른 집의 양을 훔쳐오기를 바랐다. 늑대에게 '폭력'을 가르친 것이다. 

폭력에는 정해진 방향이 없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상이 가장 먼저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향할 수도 있는 것이 '폭력'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르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동시에, 작은 폭력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수정하려고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위험하다. 

양치기가 실수한 것은 어쩌면 새끼 늑대를 죽이지 않고 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새끼 늑대에게 폭력을 가르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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