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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Oct 30. 2023

당나귀, 여우, 그리고 사자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당나귀와 여우는 친한 친구가 되어, 늘 서로의 곁을 지켰다. 당나귀가 신선한 채소를 수확할 때, 여우는 가까운 농장에서 닭을 잡아 오거나 치즈를 훔쳐 왔다. 어느 날, 둘은 생각지 않게 한 사자를 맞닥뜨렸다. 당나귀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지만, 여우는 두려움을 가라앉혔다.

"내가 얘기해 볼게."

여우가 말했다. 그리고, 대담하게 사자를 향해 걸어갔다.

"친애하는 사자님, "

여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당나귀는 여우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저에게 좋은 계획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저를 해치지 않는다고 약속하시면, 제가 저 바보 같은 동물을 저쪽의 도망갈 수 없는 구덩이로 유인하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즐겁게 식사를 하시면 됩니다."

사자가 그 말에 동의했고, 여우는 당나귀에게 돌아왔다.

"그에게 우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냈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그가 사라질 때까지 숨어 있을 좋은 장소가 있으니까 따라와."

그렇게 여우는 당나귀를 깊은 구덩이로 유인했다. 하지만, 당나귀가 이미 자신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은 사자는, 배신자 여우를 먼저 처치했다.




1.

폭력을 피하기 위해 폭력의 그늘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고, 폭력을 이용하기 위해 폭력과 손을 잡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폭력은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동료도 되지 않는다. 언젠가 그 폭력이 나를 향할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위협이 되는 폭력은 물론이고, 당장의 위협이 되지 않는 폭력까지도 우리는 억제하고 제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폭력을 멀리하기라도 해야 한다. 폭력에는 이기심만 있을 뿐, '합리'나 '동료 의식'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

당나귀와 친하게 지내는 동안에 여우는 가까운 농장에서 물건을 훔쳐오고는 했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부정한 행위를 일삼는 여우가 자신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당나귀는 생각했던 것일까?

내 앞에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사람은, 내가 없는 곳에서 내 험담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내 앞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은, 어디에 가서도 나에 대해 나쁜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 혹은 조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부정적인 수단을 기꺼이 사용하는 사람은, 언젠가 그 칼을 나에게 혹은 조직에게 들이댈 수도 있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많은 리더가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어도) 껄끄럽게 생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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