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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an 19. 2024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 다낭

2023년 12월

베트남은 예전부터 한 번 방문하고 싶은 나라였다. 어렸을 때는 베트남 전쟁으로 익숙한 나라였고, 몇 년 전에는 발전 속도가 빠른 것 같아 놀라움을 느꼈던 나라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베트남에 다녀왔다는 지인이 많아서, 나도 한 번은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마침 12월에 아들과 함께 여행할 만한 지역을 찾게 되었고, 시기상 적당한 다낭을 방문하게 되었다.


<가끔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 사람이 많이 방문하는 도시다. 실제로 다낭에 가면 한국 사람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식당 메뉴판에도 한글로 많이 적혀 있고, 각종 안내판에도 한글 표기가 많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는 한국말이 가능한 직원도 있었고, 한국인이 많이 가는 식당에서는 한국어로 주문을 해도 직원이 알아듣는 것 같았다. 게다가 사람들도 대체로 친절했고, 치안도 좋은 편에 속하는 도시여서, 한국 사람이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라고 생각했다. 1년 전에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다낭은 오사카보다 더 한국 사람에게 편안한 도시인 것 같다.


<단순히 한국인 여행객만 많은 것이 아닌 것 같다.>


한국인 여행객만 많은 것이 아니라, 다낭에 사는 한국인도 많은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방문했던 어느 여행지보다 한국 음식점이 많았고, 성형외과, 부동산, 변호사 사무실 등 거주민을 대상으로 하면서 한국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들도 많았다. 한국 자동차도 쉽게 볼 수 있었고, 한국 브랜드의 은행이나 마트도 있었다.


<음식들이 가격도 좋고 맛도 좋았다.>


다낭이 여행지로서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큰 매력은 '물가'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 방콕을 방문했을 때도 물가가 싸서 좋았는데, 다낭도 만만치 않게 물가가 낮았다. 물가가 낮으니 이동도 승용차(그랩)로 편하게 하고, 호텔도 좋은 위치의 좋은 객실을 이용할 수 있고, 음식도 맛있는 것을 충분히 먹으며 여행할 수 있다. 체감하기로는 한국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모든 것을 이용한다고 느껴졌다.


<구름 위에 있는 테마파크라니>


다낭에서 주로 방문하는 명소로는 바나힐과 호이안이 있다. 바나힐은 해발 1500미터 고지에 만든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부처의 손으로 다리를 떠받들고 있는 듯한 모양의 골든 브리지가 유명하고, 옛 프랑스 거리를 재현한 곳도 볼만하다.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케이블 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20분 정도 타고 가야 한다. 해발 1500미터에 테마파크가 있다 보니 날씨가 안 좋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다행인지 우리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더울 지경이었다. 덕분에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구름이 아래로 보이는 테마파크라는 것이 정말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같이 간 아들도 이번 여행에서 바나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해가 지면 갑자기 사람이 많아진다.>


호이안은 다낭에서 4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도시다. 인구 15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인데, 옛 모습을 담고 있는 거리가 있어 여행자가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다만, 다낭보다 더 남쪽에 있는 만큼 많이 더워서, 낮에는 방문을 자제하고 주로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에 방문하는 곳이다. 호이안의 유명한 풍경들도 주로 야경에 해당한다. 우리는 바나힐에서 본 풍경이 최고로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호이안의 야경을 최고로 생각하는 여행자들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호이안에는 가게들도 많고 야시장도 열리기 때문에, 쇼핑과 가게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여행지가 될 것 같다.


<볼만한 곳들이 꽤 있었다.>


그 밖에 오행산, 영흥사, 야시장, 박물관 등 가볼 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물가가 낮으니 쇼핑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마사지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호텔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보니 굉장히 여유 있게 이곳저곳 돌아다닌 것 같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는 그냥 걸어서 가기도 하고, 날이 너무 더우면 카페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라이더가 정말 많다.>


다낭에는 우버와 비슷한 '그랩(Grab)'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카카오 택시처럼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차를 호출하면 되며, 결제는 미리 등록해 둔 카드에서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랩 차가 많기 때문에 금방 잡히는 것이 좋았고, 이용료도 저렴해서 좋았다. 호텔에서 바나힐까지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이용료가 우리 돈으로 15,000원에서 20,000원 사이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다낭에서의 교통은 전부 그랩을 이용했다.


우리는 그랩을 타고 다녔지만, 현지 주민들은 오토바이를 정말 많이 타고 다녔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랩 운전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 돈으로 백만 원 정도면 오토바이를 살 수 있고, 차는 그에 비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많이 탄다고 한다. 그래도 거의 대부분 헬멧을 쓰고 있었고, 운전 자체도 상당히 안전하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토바이가 대중적인 운송 수단이다 보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몰고 있었고, 가족이 함께 타고 있는 모습, 엄마가 어린아이를 앞에 태우고 달리는 모습 등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식당 주변에 오토바이 주차장이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생각보다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였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갈 때는 보통 내가 먼저 가본 곳을 데리고 갔다. 그런데, 베트남은 나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서 조금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막상 다낭을 방문하고 보니, 아이와 함께 다니기에 너무 편한 곳이었다. 게다가 베트남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곳이기도 했고, 여행자들에게 베트남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적합한 도시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딱 한 가지, 대부분의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는 것이 불편했는데, 다낭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길을 건너는 것에 조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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