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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pr 07. 2023

중국의 현재와 미래, 상하이

상하이는 중국의 대도시다.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25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울, 경기도, 인천의 인구를 합치면 그 정도가 되는 것 같다. 면적은 서울, 경기도, 인천을 합친 것의 절반 정도다.


독립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도시라서 우리에게는 꽤 익숙한 도시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근대 이전까지 크게 눈에 띄는 지역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삼국지에 나오는 '회계'와 비슷한 지역이라고 하니, 비교적 변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가 19세기에 서구 열강에 개방하는 항구로 선택되면서 크게 발전하고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중국임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조형물들>


상하이를 방문한 것은 어머니의 칠순 때였다. 잔치를 마다하셔서 잔치 대신 어머니와 여행을 했다. 큰 고모가 어머니와 많이 친하셔서 고모를 함께 모시고 갔는데, 당시 고모의 연세가 많아서 선택할 수 있는 여행지가 많지 않았다. 비행기를 오래 타지 않아야 하고, 현지에서도 많이 걸어 다녀야 하는 곳은 피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중국 지역을 원하셨다. 그러다 보니 선택한 곳이 상하이였다. 


<대도시답게 스모그로도 유명하다.>


도착해서 보니 상하이는 마치 중국에 있는 서울 같았다. 워낙 현대화된 도시여서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많지 않았다. 주가각이나 항주를 다녀오는 일정이 없었으면 그야말로 심심한 여행이 될 뻔했다. 물론, 당시의 나는 어머니와 고모를 잘 모시고 다니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여행을 즐길 여유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사진도 많지 않다.


<야경은 홍콩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상하이에는 고층 건물이 많다. 그런데, 고층 건물들의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고층 건물의 건축 조건에, 기존에 없는 디자인으로 건축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조경에 신경을 쓴 덕분인지, 흥미로운 건물 모양도 있었고, 야경도 제법 멋지게 보였던 것 같다.


상하이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도 있다. 그 작은 건물 하나에서 김 구, 안 창호 같은 사람들이 독립을 위해 애썼다고 생각하니 한 순간 뭉클한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상하이는 '대한민국'이 시작된 도시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중국 사람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보러 갈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아마, 한국 관광객이 방문객의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코로나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이후에, 임시정부청사가 잘 유지되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


<큰 마을은 아니지만 독특한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주가각은 상하이 도심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마을이다. 물길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중국의 옛 모습을 많이 보존하고 있어 상당히 볼만하다.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칭이 있다고 하는데, 베니스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주가각만의 운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런 별칭을 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는 풍경도 좋고, 육로로 돌아다니면서도 구경할 것도 많다.


<소동파가 사랑했다는 서호. 시인들에게 사랑받을만 했다.>


항주 서호는 항주에 있는 커다란 호수다. 면적을 검색해서 비교해 보니 여의도의 두 배 정도 되는 것 같다. 넓은 호수이다 보니 풍경에 시원하고 한가로운 멋이 있었다. 북경 이화원에 서태후가 만든 인공호수가 있는데, 바로 항주 서호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과거보다는 미래가 더 궁금한 도시>


상하이를 다녀온 지 9년 정도 되었다. 중국이 인공지능 같은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나라여서, 최대 도시인 상하이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자율주행 택시도 상하이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인구가 많은 만큼 코로나로 인한 충격도 크게 받았지만, 결국은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에게 미래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장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 도시의 미래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과거와는 많이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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